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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pitalEDGE Feb 27. 2024

실리콘밸리 AI 투자 3대장 (VC 아님)

AI 붐을 이끄는 실리콘밸리 '개인' 투자자들

현존하는 가장 공격적인 AI 투자자들


지난 2월 15일, 설립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샌프란시스코 소재 AI 코딩 소프트웨어 기업 Magic AI가 약 1,600억 원 ($117 million) 규모의 시리즈 B 펀드레이징을 발표하였습니다. 불과 1년 전인 2023년 2월 구글의 벤처캐피탈인 CapitalG의 리드로 약 300억 원을 조달하였는데 1년 만에 또다시 대규모 펀딩에 성공한 것입니다.

코파일럿을 넘어 일반인공지능을 장착한 코딩 동료를 구현하는 Magic AI


Magic AI는 대규모 컨텍스트 윈도우를 다루는 기술을 중심으로 500만 컨텍스트 윈도우를 가진 Long-term Memory Network (LTM Net) 아키텍처와 LTM-1 모델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현재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오픈AI의 GPT 4 터보와 앤트로픽의 클라우드 2.0의 컨텍스트 윈도우가 각각 12만과 20만 토큰에 불과한 점에 착안, 컨텍스트 윈도우를 대폭 늘려 고난도 코딩 업무에 접목하고 있는 기업이 바로 Magic AI 입니다.


Magic AI의 펀딩에서는 또 다른 흥미로운 점도 있습니다. 라운드를 리드한 투자자가 전통적인 벤처캐피탈이 아닌, 최근 공격적으로 AI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는 냇 프리드먼 (Nat Friedman)과 다니엘 그로스 (Daniel Gross)란 개인들이란 점입니다. 시리즈 B 라운드에 무려 $100 million을 집행하며 Magic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이들은 이미 시드 라운드부터 Magic AI의 모든 라운드에 참여하며 회사의 빠른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Magic AI 투자 이유를 설명하는 냇 프리드먼의 트윗


실리콘밸리의 AI 스타트업 투자 지형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벤처캐피탈들이 AI 버블을 경계하며 관련 투자에 소극적으로 접근하는 사이, 한 축에서는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다른 한 축에서는 냇 프리드만, 다니엘 그로스, 일라드 길, 샘 알트만과 같이 개인 브랜드를 내세운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AI 관련 스타트업 투자를 이끌고 있습니다. 특히 빠른 의사결정 속도와 대규모 자금력을 겸비한 개인 투자자들은 액셀러레이터 운영부터 수백억 원의 그로쓰 투자를 넘나들며 가장 활발하게 AI 관련 투자를 주도해나가는 중입니다.  



1대장: 냇 프리드먼과 다니엘 그로스


냇 프리드먼과 다니엘 그로스는 실리콘밸리에서 잔뼈가 굵은 창업가이자 투자자들입니다. 냇 프리드먼은 2011년 자신이 창업한 모바일 앱 개발 플랫폼 Xaramin을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하며 회사에 합류,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자 서비스 업무를 총괄하였으며, 2018년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가 8조 원에 인수한 깃허브(GitHub)의 CEO를 맡아 2021년까지 코파일럿 개발 업무를 진두지휘한 인물입니다.


냇 프리드먼과 함께 AI 투자를 전개하고 있는 다니엘 그로스는 18살이던 2010년 개인화 추천 서비스 Cue를 공동 창업, 2013년 애플에 매각하며 유명세를 얻은 엔지니어 출신 창업가입니다. 2017년 와이콤비네이터에서 AI 프로그램을 담당하기도 했던 다니엘은 2018년부터 자신이 설립한 액셀러레이터 Pioneer를 이끌고 있으며 피그마, 에어테이블, 리플링과 같은 유니콘 기업의 초기 투자자이고 합니다.


냇 프리드먼(왼쪽)과 다니엘 그로스


둘은 2021년부터 AI 투자를 위해 의기투합, 다양한 활동을 함께 전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얼마 전 3번째 배치 기업을 모집한 AI Grant 프로그램은 이미 Perplexity AI, Abstract AI와 같은 유명 기업들을 배출하며 와이콤비네이터를 제치고 AI 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으로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AI Grant 첫번째 배치 기업 리스트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과 함께 별도의 AI 투자 펀드도 운용하고 있는 둘은 건 당 최소 $1 million에서 최대 $100 million 규모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C2 Investments란 이름으로 1조 원 이상의 펀드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진 둘은 이번 Magic AI 투자부터 자신들의 이니셜을 딴 NFDG Ventures란 이름을 사용하며 보다 공격적인 투자 집행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냇 프리드먼과 다니엘 그로스의 주요 AI 투자


Magic AI의 $100 million 시리즈 B 리드

Eleven Labs의 $80 million 시리즈 B 공동 리드

Perplexity AI의 $74 million 시리즈 B 참여

Assembly AI의 시리즈 A, B, C 참여

CoreWeave의 $221 million 시리즈 B 참여

Recraft의 $12 million 시리즈 A 참여



2대장: 일라드 길


하이 그로스 핸드북의 저자로 알려진 일라드 길 (Elad Gil)은 이미 에어비앤비, 코인베이스, 브렉스, 피그마, 스트라이프 등의 초기 투자자로 이름을 알린 창업가이자 투자자입니다. 현재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솔로GP로 통하며 혼자서 2조 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블로그와 팟캐스트 활동도 열심히 하며 다양한 인사이트를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는 일라드 길은 챗GPT 등장 이후부터 적극적으로 AI 분야 투자에 뛰어든 투자자이기도 합니다. 특히 지난 12월에는 법률 정보 AI 기업으로 유명한 Harvey의 시리즈 B 라운드를 공동 리드하며 대규모 라운드에도 적극 뛰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라드 길(오른쪽)과 링크드인 공동창업자 리드 호프만


일라드는 2024년이 AI 어플리케이션 분야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챗GPT의 등장을 목격한 후 창업에 뛰어든 많은 스타트업들이 1 - 2년간의 스텔스 모드 개발을 끝내고 속속 개발 제품을 발표하는 시점이 도래했기 때문입니다.

“It takes a year or two to start something from the time you get that spark.”
Elad Gil
일라드 길이 제시하는 AI 확산 커브 (출처: 일라드 길 블로그)


일라드는 냇 프리드먼 및 다니엘 그로스가 참여하는 라운드에도 공동 투자자로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고성장 AI 어플리케이션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모두가 유사한 투자 관점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일라드 길의 주요 AI 투자

Perplexity AI의 $74 million 시리즈 B 참여

Magic AI의 $100 million 시리즈 B 참여

Recraft의 $12 million 시리즈 A 참여

Harvey의 $80 million 시리즈 B 공동 리드

Mistral AI의 $400 million 시리즈 A 참여



3대장: 샘 알트만(과 그 가족들)


오픈AI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샘 알트만은 오픈AI의 수장을 맡은 후 공개적으로 자신의 스타트업 투자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신이 관여하고 있는 다양한 펀드가 있고 오픈AI에서도 OpenAI Startup Fund를 운영하고 있다 보니 이해 상충 등을 고려, 직접 투자에 나서는 모습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샘 알트만의 투자 유니버스 (출처: CB Insights)


그럼에도 불구, 지난주 공개된 레딧(Reddit)의 상장 관련 S-1 서류는 샘 알트만의 투자 기구 및 자금력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당 서류에 따르면 레딧의 초기 투자자인 샘 알트만은 다양한 투자 기구들을 통해 총 8.7%의 레딧 지분은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만약 레딧이 현재 목표하는 7조 원 가치로 상장에 성공한다면 무려 5,800억 원에 달하는 지분 규모입니다.


해당 지분은 샘 알트만의 개인 투자 회사인 알트만 홀딩스, 형제인 맥스 알트만과 잭 알트만이 함께 운영하는 아폴로 프로젝트, 지인과 함께 운영하는 하이드라자인 캐피탈 (Hydrazine Capital)이 펀드 등을 통해 분산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샘 알트만은 레딧, 스트라이프와 같은 기업의 초기 투자로 축적한 자산을 다시 스타트업에 재투자하며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알트만 형제가 운영하는 아폴로 프로젝트 프로그램


아폴로 프로젝트나 하이드라자인 캐피탈의 경우 꾸준히 체계적으로 투자활동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공개된 투자 사례도 워낙 드물기도 하며 투자를 하더라도 보도자료에서 이름을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 미시간 대학교에서 하이드라자인이 조성하는 4호 펀드에 $75 million을 출자한 것이 공개되면서 물밑에서는 조용히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아폴로 프로젝트의 주요 AI 투자

AirOps의 시드 라운드 참여

Async의 시드 라운드 참여

ExcepGe의 시드 라운드 참여

Shelpful의 시드 라운드 리드



AI 투자에서 앞서가는 방법


이들이 단지 유명세 만으로 투자 기회를 선점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투자자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가치를 제공하고 극초기 투자에도 적극 나서며 뛰어난 창업자들이 가장 먼저 자신들을 찾아오도록 만드는 것이 이들의 핵심 투자 전략입니다.


냇 프리드먼과 다니엘 그로스가 운영하는 AI Grant 프로그램은 참여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Azure 크레딧 $350,000을 포함 총 $600,000에 달하는 각종 AI 프로그램 관련 소프트웨어 사용 크레딧을 제공합니다. 투자 또한 Uncapped SAFE 기준 $250,000 투자 또는 $25 million Cap 기준 $2.5 million 투자로 구분, 와이콤비네이터보다 경쟁력 있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최근 샘 알트만과 냇 프리드만, 다니엘 그로스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Induced AI에 대한 투자는 이들의 투자 성향을 잘 드러냅니다. 브라우저 기반의 프로세스 자동화 툴을 개발, 궁극적으로 재피어(Zapier)를 대체하고자 하는 Induced AI 창업자들의 나이는 10대 후반에 불과합니다. 남다른 아이디어와 실행력만 보여준다면 창업자의 이력 정도는 전혀 개의치 않는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통해 미래의 샘 알트만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틴에이저 AI 기업' 잇달아 투자 유치 화제


이들의 공격적인 투자 전략이 AI 투자 버블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당사자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벤처 투자에서는 모두가 주춤할 때 공격적인 베팅에 나서는 것만이 세기의 거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이기 때문입니다. 다년간 축적된 창업, 엔젤 투자 및 액셀러레이터 운영 경험을 무기로 AI 투자를 이끄는 이들의 다음 행보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본 글은 실리콘밸리 뉴스의 행간을 읽어주는 주간 비즈니스 뉴스레터 CapitalEDGE의 2월 4주 차 WeeklyEDGE 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매주 발행되는 WeeklyEDGE를 가장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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