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은 안녕하기에

너의 마음이 안녕하기를

by 가가책방

나의 마음은 거의 언제나 안녕하다.

이 안녕함이 때로는 다른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미안함이 될 만큼,

그만큼 안녕하다.


그렇다고 내게 안녕하지 못할 일이나 이유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보통의 안녕하지 못할 일들을 종종 겪고, 평범한 안녕하지 못할 이유들이 발에 채이는 공기처럼 가득한 날도 있다.

어쩌면 축복인지도 모른다.

그런 안녕할 수 없는 이유들이 나를 안녕하지 못하게 만들지 못하는 것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까지 막지는 못한다.


"내 아는 너희, 안녕하니?"


내가 안녕하기에 너희가 안녕하지 못하다는 말은 진실이 아니다.

너희는 너희에게 너희의 안녕을 주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으니, 소홀히 하지 말기를.



이토록 안녕한 나이기에 이 책은 지금의 내게 맞춤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좋은 책이란 그 소용과 효과가 두루 미치는 것을 의미하기에.

휴식 같은 이야기도 가끔은 좋지 아니한가.


너의마음이안녕하기를_1.JPG

이 책은 라디오 작가인 김재연의 글을 모아 담은 책이다.

선배인 이병률 시인의 추천사,


좋다.


특히 마지막 줄의 '그것은 우리들 삶이 대체로 가난하기 때문이다'와 그 앞에 적은 '무엇이든 사랑하는 사람이 결국 이긴다'가 좋다.

'사랑하는 사람이 결국 이'기는데, '무엇이든' 사랑하는 사람이 이긴다는 게 좋다. 그 사랑이 꼭 사람이 아니어도 좋다.


너의마음이안녕하기를_2.JPG

서투르게 끄적인 바람에 대한 시들이 있었다.

아니, 지금도 있으니 '있었다'고 말해버리는 건 그 시를 적던 날의 내게 미안한 일이겠다.

그 시들은 지금도 '있다.'

https://brunch.co.kr/@captaindrop/98


어제는 바람이 불었다.

아침에는 자더니

저녁에는 내달려

가을 지내고 겨울 다 버틴

메마른 계절을 털어낸다


그래, 봄이다.


너의마음이안녕하기를_3.JPG

'사랑은 몸에 좋'단다.

좋은 말이다.

때로 낭만은 마음을 해친다.

사랑은 몸에 좋은 것이지만, 언제나 좋은 것인지 알 수 없게 만드는 미묘한 것이기도 하다.

미묘함은 불확실함이기도 해서 선뜻 좋아하기 힘들게 하기도 한다.


몸에 좋은 사랑을 하는 게 제일이다.

마음에도 좋은 사랑을 하는 게 제일이다.

너의마음이안녕하기를_4.JPG

사람마다 진짜 바쁜 이유가 '다르다'고 말하겠지만,

정말 다르냐고 되묻고 싶어 진다.


일단, 욕심부터 내려놓고 생각해보자.

그래도 바쁘겠지만, 바빠야 할 이유가 하나 줄어들었으니 그것으로 조금은 위안이 되지 않겠는가?


여전히 조금의 위안도 되지 않는다면,

아아, 그건 '욕심'때문이다.


너의마음이안녕하기를_5.JPG

부다페스트와 <글루미 선데이>

둘 다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어쩐지 어떤 말인지 알 것은 기분이 된다.


"이래서 그런 노래가 지어졌나 봐."


그래, 그래서다.

그래서 나도 알 것 같은 기분이 된다.

너의마음이안녕하기를_6.JPG

비 오는 날의 추천곡, <글루미 선데이>

봄 비가 오는 날

혼자라면 들어봐야지 싶다.


분명 혼자일 테니,

'잊어버리지 말아야지' 한다.




이런 감상문, 가끔은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볍게 한 장, 한 장 넘기고 적는 동안 이야기가 끝나는 자연스러움.

이런 것도 좋구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샤덴프로이데 바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