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에 작은 책방을 열었습니다
작은 책방을 만들고, 책에 둘러싸여, 책과 함께 유유자적하며, 책방을 찾는 사람들과 책과 세상과 사람 이야기를 나누는 삶.
누군가에게는 꿈같은 이야기.
그 이야기를 지금은 제 것으로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작은 책방을, 공주 원도심에 작은 책방을 만들었거든요.
시간을 거슬러 아직 봄이 되기 전, 그러니까 어떻게 생긴 책방이 만들어질지 상상하기 어려웠던 즈음.
거의 모든 꿈이 그렇듯 실현할 수 있다고, 실현될 거라고 확신하는 순간에 찾아드는 불안감과 마주해야 했던 날들에 책 한 권을 샀습니다.
<꿈의 서점>.
아니고,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
꿈꾸던 책방이고, 꿈꾸는 책방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따랐다면 <꿈의 서점>을 선택했겠지만, 꿈으로만 살아갈 수는 없다는 정도는 알기에.
책방을 현실에 더 오래 남게 하기 위해서라도 책방을 닫는 이의 이야기는 유효하다고 믿었기에.
그리고 책에는 예상하던, 기대하던 이야기들이 여럿 담겨 있었어요.
아무리 낭만 가득하고 달콤한 꿈이라도 깨어나면 현실이기에,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허황된 꿈에 머물고 말기에.
현실을 알게 됐어도 낭만은 남았습니다.
공간은 마땅하지 않았고, 돈은 충분하지 않았으며, 책방이라는 공간이 거대한 수익을 낳는 황금거위는 아니기에 더 많은 투자를 하기도 부담스러웠으므로.
빠르고 깔끔한 인테리어 업체의 작업과 느리고 서툴지만 내 손으로 하는 작업 혹은 그 중간, 어느 쪽을 택해도 괜찮았겠지만 작은 책방이고, 공주에 만드는 거고, 어떤 시험 공간이자 실험 공간으로 삼아봐야겠다는 끌림에 모든 부분을 스스로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입구부터 바닥과 책장까지 모두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 공간은 그야말로 꿈의 공간이 되어줄 테니까요.
공간 계약일부터 3개월 10일, 100일 남짓이 지난 오늘, 2019년 7월 2일.
공간은 서가와 테이블과 책상을 두 개나 가진 책방 모습을 어느 정도 갖게 됐습니다.
예상 오픈일은 7월 17일.
그날까지, 그날 이후로도 책방이 된 이야기와 책방 이야기를 적어보고, 적어 나가기로 할게요.
공주 원도심, 어느 공간이 책방이 되기까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