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요금 비교

위상 전화, SSB 전화

by 전희태

.

INMARSAT-A(6183)1.jpg 위성전화 통신기-지금은 구식이라 새 모델로 바뀌었으리라


그간 며칠째 집에 전화를 걸었지만 그때마다 아내가 외출 중이라서 직접 통화를 못했는데 오늘은 일요일이니 아침에 전화를 걸면 될 거라 작정하고 서울 무선에 통화 신청을 했다.


약간의 감기기가 감지되는 아내의 코맹맹이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흘러나온다.

-웬 감기에 걸려 있어요?

응답하는 전화 말소리만 듣고도 즉시 알아내는 내 귀에 대해 아내는 감탄하면서,

-조금 걸렸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어요!라고 대답한다.


이야기가 집수리에서부터 시작하여 막내의 해병대 지원이 학교에 휴학계를 내지 않고 있어서 안 되었다는 소식, 그래서 지금 휴학계를 내고 다시 신청했다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때쯤부터 아내의 목소리도 제대로 트이어 듣기에 좋아지고 전해주는 소식도 어찌 됐건 기분 나쁜 것은 없는 이야기라서 오랜만에 느긋하게 계속하자는 마음에 스톱워치를 켜들고 통화 시간을 재던 것을 무시하기로 한다.

그리고 두 통화는 하자고 작정을 했다. 이윽고 궁금했던 집 소식을 모두 듣고 두 통화를 충분히 했을 거라 여기며 끊는데 세 통화를 했다는 서울 무선의 통보이다.

필요한 말만 하고 끊어오던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좀 느긋한 마음으로 밀렸던 집안 소식을 들으며 통화를 했기에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린 모양이다.

이 전화도 역시 시간이 지나는 패턴은 통화 중 계속 시간의 흐름을 돈으로 생각하며 긴장하는 위성 전화와 다를 바 없는 상황인 게다.


사실 위성전화는 초단위로 요금을 정산하기 때문에 몇 마디 말도 안 했는데 벌써 3분이 지나고 그에 따라 요금도 급하게 상승 곡선을 그어대기에 그야말로 일방적인 할 말만 하고 끊는 방법을 쓸 정도이다.

조금만 길게 이야기해도 몇 분이 휘딱 지나치는 걸로 인식이 되는 이런 위성 전화와는 달리 3분 단위를 한 통화로 요금 계산하는 SSB 전화는 요금이 상대적으로 싸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마냥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치는 것은 위성 전화나 다름없는 형펀이다.


세 통화 요금이 4500원이라니 많기는 하지만 9분까지 통화 한 요금이니 그래도 1분 정도 했어도 그 이상의 요금이 부과되는 인마세트 위성 전화기를 통한 통화와는 비교할 수 없이 싼 전화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또 발생한 안전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