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들과 같이 오락을 한다는 상황.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면 절로 철이 든다고 하건만 나이가 먹어 가는데도 철 들기는 커녕 오히려 어렸을 때보다도 더욱 더 못난 짓거리나 하는 나를 만나니 그 당혹함에 입맛이 씁쓸하다.
노름(오락겸한)과 같이 승부가 걸린 판에서 지고 있을 경우에, 받게 되는 약 오른 상태가 나이가 들어 갈수록 오히려 더욱 더 심해지니 철 들음과 나이는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한달이 넘는 항해를 하게 될 때면, 저녁 휴식시간에는 오락삼아 선원들과 같이 카드 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 데, 카드를 하면서 풍기게 되는 내 자신의 매너를 가만히 살펴보니 스스로 생각해도 그렇게 훌륭한 매너가 아니다.
카드 패가 잘 들어와서 승리라도 하게 되면 희희낙락거리고 농담도 걸어가며 즐거운 표정이 되는데, 잘 들어온 패를 가지고 충분히 승리를 장담하며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중에 나보다 더욱 좋은 패를 가진 사람이 있어 그가 먼저 승부에 이기는 경우라도 생겨 그 판이 끝 나게 되면, 약이 오르며 불편한 심정은 진짜로 혈압이 오른다고 이야기 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결국 마음을 가만히 가지고 있을 수가 없어 구시렁거리며 짜증스런 내색을 하는 나를 보며 같이 게임을 하던 선원들의 속마음은 무어라고 하고 있을까?
헌데 한술 더 떠서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품고 있는 마음은 <선장한테 그렇게 매정하게 대 할 수 있어? 좀 적당히 넘겨가며 나를 봐 주질 않고...>하는 게임에서는 말도 되지 않는 바람을 갖고 어울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같이 오락을 즐기는 마당에, 선장이면 어떻고, 선원이면 어떻단 말인가? 비록 오락 수준으로 하는 거라도, 도박의 생태는 모두가 경쟁자요, 상대를 이기지 않으면 내가 패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어떻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만 그들을 이끌 수 있단 말인가?
정상적인 생각으론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순간적으로 당하였을 때 불쑥 솟아오르는 약 오름을 다스리지 못하여 기분 나쁜 모양새를 보이던가 조금은 흥분한 어조를 풍기어 말을 뱉아내곤 한다.
요 근래의 이런 행동을 예전과 비교해 볼 때,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더욱 더 감정의 기복에 꼼짝없이 좌지우지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결국 나이가 많아지면 철이 든다는 말이 꼭 진리는 아니라는 현실을, 내 자신에 비추어 확인하는 심정, 씁쓸할 뿐이다.
이제 내일부터는 카드놀이를 하지 않고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기로 마음속 깊이 작정을 하며 오늘의 게임을 중간에 빠져 나오기로 했다.
같이 어울렸다가 중간에 한사람이 빠지면 남은 사람들은 좀 섭섭해 지는 건데 참가자 모두가 일방적인 나의 게임 종료 선언에 평소보다 한 시간이나 빨리 끝을 맺게 된 것이다.
요 며칠 카드 게임을 하느라고 오후의 시간은 모두 거기에 빼앗기어 하루의 일과를 제대로 끝맺음 하지 못하고 넘어 간 것 같아 반성하는 마음이었는데, 더 이상 선원들과의 사이에 서먹서먹한 기류가 생기지 않도록 훌라 게임 참여에 끝을 내기로 마음속 깊이 작정하고 보니 이제야 철들은 선장이 되어가는구나! 스스로를 다독이는 마음에 고소를 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