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판 선창 청소 - 3

손해라는 생각을 하는 그 순간부터 손해

by 전희태


%B9%B0û%BC%D214(3196)2.jpg 선창을 물청소로 한 후 찌꺼기(석탄)를 갑판으로 퍼올리는 모습. 모두 바다에 투기한다.



선창 청소의 뒤처리가 완전히 끝났다.

그간 이 청소에의 참여를 놓고 불평과 불만이 있던 사람도 있었지만, 그런 불만을 말하며 일의 참여에 태만한다면 본선에 승선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조처를 하겠다는 우격다짐 식의 공언까지 흘려보내며 겨우 끝을 내었다.


-손해라는 생각을 하는 그 순간부터 손해,-라고 선창 청소에 얽힌 불만을 키우는 발상 자체를 탓하는 이야기도 해 봤지만, 사실 선창 청소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정착시켜 더 이상의 왈가왈부가 없었으면 바라며 문제점을 짚어 본다.


화물선에서 HOLD CLEANING이란 일은, 큰 기술이나 깊은 KNOW-HOW가 있어야 하는 일은 아니고, 그야말로 몸으로 노력 봉사하여 땀을 흘린 만큼 결과가 나타나는 단순 노동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그 일의 결과에 따라 매우 큰 손익이 발생되는 특별한 작업이므로 회사는 그 관리에 전 선원의 참여를 못 박고 있는 것이다.


선적 예정 항에 도착하여 받은 검사에서 청소를 끝내었다는 상태가 다음 화물을 싣는데 적합하지 못하다는 판정이라도 받게 되면, 그 선박으로서는 치명적인 손실인 화물 선적을 제 때에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태에 직면하게 되므로, 회사는 당시 그 배에 승선하고 있는 모든 선원이 함께 힘을 합쳐 선창 청소를 하라는 지시를 하는 것이다.


이 의미는 선장은 선박 내의 모든 일에 우선하여 입항 전에 선창 청소를 실시, 끝내도록 하여 기필코 <선적을 허가함>이란 관계 당국의 허가 증서를 받아 내야 한다는 뜻인 것이다.


대부분의 선원들은 선창 청소가 갑판부에 소속된 고유 업무로 잘못 알고 있다.


이는 작업의 성질상 갑판부가 주관하여 실시하는 것일 뿐이지, 일의 중요성으로서는 이미 선박을 운항하는 목적인-화물 선적-이란 지상 목표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선원 모두의 업무인 것이다.


다시 말하여 청소한 결과가 선박 운항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초래하는 때문에 갑판부 소속 인원만으로 해결하기가 힘에 벅찬 경우를 대비하여 전 선원이 힘을 모두워서 청소를 하도록 못을 박아 불필요 한 선박 지체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배려인 것이다.


사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었고 무사히 항구에 입항하여 접안까지 끝내었는데 선창에 화물을 선적할 수 없다고, 그 청소 상태가 불량으로 지적되었다면, 그간의 다른 일들이 무사히 끝난 도착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렇기는 해도 배를 원활히 운항할 수 있도록 원칙적인 부서를 나누고 개인적인 직책을 두어 항해/정박등에 임하게 하는 각자 고유의 업무를 내팽개쳐가며 선창 청소에 모든 선원을 투입하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단지 항해 당직에 투입됨이 없는, 주간(晝間) 선내 일에 참여하는 부원들을 주축으로 하고, 사관을 포함한 모든 선원들 중 자신의 항해 당직이나 업무가 끝난 시간에 선창 청소의 작업이 있다면 그에 동참하도록 하여, 적절한 작업 배분을 받을 수 있게 따르라는 것일 뿐이다.

선장과 기관장은 이 작업에서의 위로금 배분에는 참여시키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 작업을 무시하고 있을 위치가 아니니 사람에 따라서는 작업비를 받지 않더라도 도움을 주는 일에 자청하여 참여하기도 한다.

작업의 참여와 분배는 일항사의 주관 하에, 현장은 갑판장이 일머리를 주도하여 시행하지만, 각자의 직책에 따른 시간 차이로 인해 작업에 참여하는 시간이나 작업의 종류도 조금씩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모든 승조원이 이렇듯 각자의 위치에서 마음을 합쳐 참여하는 작업에서 괜스레 자신의 작업 참여도와 타인의 그것을 비교해가며 자신이 큰 불이익이나 손해를 보는 것처럼 생각하여 불만을 토로하는 등, 동료들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어 선내 분위기를 해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가 없는 일이다.


한때는 본 작업의 특성만을 감안해 회사에서도 선창 청소는 갑판부의 일이라 간주하여 작업하도록 했고 또 그에 대한 반대급부도 갑판 부만의 몫으로 정했던 세월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관습은 타파되고 전 선원이 합심하여 이룩해 내야 하는 것으로 정해지고 작업비도 골고루 나누도록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선박이 운항하는 본래의 목적인 <화물의 안전한 선적과 운송>을 위해서 가장 기본적이고 몸으로 때워서만 이룰 수 있는 작업이 바로 이 작업이며 일치단결되고 합심한 전 승조원의 노력과 봉사를 요구하여 선내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간다는 의미조차 그 안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리라.


기우이고 노파심에서 중언부언하거니와, 앞으로 화물을 바꿔 선적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수세식으로 선창 청소를 하는 경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기억하여 남들의 불참이나 비협조를 나무라기 전에 자신이 어떻게 참여하는 것이 이 작업을 안전하고 무사하게 끝내게 할 수 있는데 일조를 할 수 있는가를 따지고 살피며 행동하는 동료애가 튼실한 선원이 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란 뜻을 부연하며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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