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판 선창 청소 - 2

버려야 하는 쓰레기가 너무 아까워서

by 전희태
%B9%B0û%BC%D210(4078)1.jpg 쓰레기 된 석탄(유연탄)찌꺼기를 끌어 올리는 장면.


만약에 이렇게 퍼 올리는 석탄 쓰레기를 육상의 동네 공중목욕탕에서 사용하게 한다면 한 달 정도는 너끈히 쓸 수 있을 거야....

청소에 동원된 모두가 자신들이 바다에다 쓰레기로 버리는 석탄을 보며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아! 참말로 아깝구나!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의 안타까움에 탄식만을 불어내며 청소는 계속한다.


토요일이지만 홀드 클리닝의 작업은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선창 내 격벽이나 파이프의 뒤쪽에 숨어 있던 먼저 번 실렸던 화물인 석탄의 찌꺼기까지 모두 세찬 소화 호스의 물세례를 받으며 씻겨 내린다.


떨어져 홀드 바닥으로 몰려나온 석탄 부스러기는 드럼통을 개조해서 만든 용기에 쓸어 담아 계류삭용 윈치를 이용하여 갑판 위로 끌어올린다.

작업은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난 작업으로 항해 당직자를 제외한 전 선원이 합심하여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선상의 생활상 역시 사람들이 사는 축소된 세상이니, 이런 작업 중에도 작은 오해나 갈등, 시샘까지도 덩달아 빠지지 않고 나선다.

전 선원의 청소 작업을 자발적인 참여로 유도하고는 있지만, 부득이 한 이유와 일로 인해 빠지게 되는 사람도 생겨난다.


이때 그 빠진 사람의 입장은 생각지 않고 빠졌다는 행동만을 부각하여 이러쿵저러쿵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이 작업자 안에 꼭 끼어있기 마련이다.


헌데 선창 청소 작업은 그 수고에 대한 위로금 명목의 돈이 회사로부터 지급되므로 작업이 끝나면 그 돈을 작업 참여자의 숫자로 나눠야 하는 일이 생긴다.

이런 때, 작업 불참자에 대한 입 삐쭉임은 당연히 나타나므로 어떤 때는 작은 분란으로 발전되는 경우도 있다.

남들이 일 할 때 빠져 있었거나, 일 하는데 비협조적이었던 사람에게 작업 비를 나누어 줄 수 없다는 극단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같은 배를 타고 있는 동료이니 공평히 나누어서 함께 하는 미덕을 발휘하자고 말리기라도 하면,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이 무슨 동료이냐고 막무가내로 반대에 열을 올리는 사람이 그들이다.


사실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작업 불참자가 자신에게 부여된 항해 당직 시간을 모두 채웠으니 과업이 끝난 상태라며 청소작업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는 뺀돌이의 태도 일 때, 자신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과업 시간을 넘겨, 온몸이 노곤하도록 한 일이 억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선내 화합을 위한 차원에서 항해 당직이 끝난 다음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 무슨 도와줄 일이 없느냐며 작업 현장에 나와 보는 정도의 성의 만이라도 표시되면, 일을 크게 거들어 주지 않아도 모두의 마음에 보탬을 줄 것인데, 사실 그런 정도의 매너로 선상 생활을 하는 사람을 만나기란 가믐에 콩나기수준을 생각나게 한다.


하여간 대부분의 작업 불참자들은 나름대로의 타당한 이유를 가지고 빠지기는 한다. 즉 자신들의 고유의 업무 중에서 피치 못할 긴급 작업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에 그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부득이 청소에는 빠질 수밖에 없는 경우 등이다.


이런 소소한 일로 인해, 말이 많은 한 두 사람 끼워 있는, 이들의 음성이 커지면 결국 선내에는 불만과 불평이 스며든 분위기로 바뀌는 것이 지금까지 승선하여 살아 본 경험에는 꼭 있다.

미운 놈 떡 한 개 더 준다고, 그런 자들을 꾸짖기보다는 다독거려서 끌고 가야 하는 것은 일항사가 해야 할 일이고, 그가 미처 못하면 내가 나서서 도와야 할 일이다.


<너무 야박하게 따지지 말자. 모든 사안을 긍정적인 눈길로 보자. 그러면 우리의 선상 생활도 즐거운 일이 절로 많아지니 연가를 받는 날까지 기분 좋게 살아갈 수 있다.>

이런 취지의 이야기로 서서히 생길지도 모를 불평의 분위기를 초장에 잡으려 분위기 조정은 이미 해 놓고 시작한 금 항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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