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마조마해서 조마드라고 이름 붙인 모양이지요?
파푸아 뉴기니아 섬의 동남동쪽 끝단에서 솔로몬 해와 코랄 해의 경계선을 이루는 곳에 마치 작은 점 마냥 뿌려져 있으며 그 틈새로 큰 배들도 다닐 수 있는 좁은 수로인 조마드 엔트란스가 있다.
저녁 7시 30분에 그곳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우리는 코랄 해에서 북상하여 솔로몬 해로 들어서는데 반대의 방향에서 남하하는 CHINA SHIPPING LINE 소속의 작은 컨테이너 선박을 만나 사전에 서로 좌현대 좌현으로 통항 하자는 약속을 했었고 방금 왼쪽으로 그 배를 흘려보내며 좁은 조마드의 수로에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10분 전쯤 해가 지고 난 후 슬슬 어두워지며 마지막 남은 서쪽 하늘의 붉은 석양빛마저 사그라뜨리기 시작하는데 문득 어둠이 걷히며 밝고 둥그런 달님이 동쪽 수평선에 걸쳐지더니 순식간에 그 모습을 점점 크게 키워내며 어둠을 몰아내려 하고 있다.
아직 저녁 식사의 설거지를 하고 있을 아내를 불러 올리어 이런 모습들을 구경하라고 일러 주려고 당직 실습 중인 실항사를 내려 보내었다.
-여기가 조마드예요?
하고 브리지에 들어서며 묻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린다.
-맞아요, 저기 보이는 섬이 조마드 섬이고 그 옆 바다 위로 꺼멓게 솟아있는 것이 이야기해줬던 난파선이랍니다. 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니
-조마조마해서 조마드라고 이름 붙인 모양이지요?
기상천외한 말로 다시 묻는 아내를 보며 잠깐 실소를 자아낸다
이곳을 숱하게 지나다녔으면서도, 또 위치를 정확히 확인 못 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통항하던 때가 예전 GPS가 없었던 세월에는 여러 번 있었지만, 어째서 그런 생각은 전연 떠오르지 않았을까?
아무런 선입견 없이 옆에서 보는 입장하고, 안에서 같이 휩쓸려 가는 입장에서 보게 되는 시각 차이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보름달의 훤한 위용 아래 등대 불이 반짝이는 조마드 섬을 지나치며, 낮에 환할 때 지나고 있다면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을 것을 어두워진 다음에 통과하게 되어 제대로 못 보이는 아쉬움이 생겼다.
그렇긴 해도 보름 달빛 아래 등대의 반짝임과 함께 섬의 실루엣을 보는 감흥도 무시 못 할 또 다른 운치(韻致)라고 우기며 브리지를 내려온다.
아마도 어둠에 감추어진 난파선의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두고 생각하게 되는 여러 가지의 이야깃거리를 간직하고 있는 것을 또 다른 감흥이라 여기기에 해 본 말 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