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것을 보는 걱정

청낙 작업 중 비가 오면서 마무리 못한 후유증

by 전희태
SNB10006.JPG 크로스데크 페인팅중 비가 내리다.

며칠 전 우현 쪽 갑판에 청락 작업을 열심히 하던 중에 비가 내리는 때문에 할 수 없이 작업을 중단한 일이 있었다.

그날 이후 그만 계속 날씨가 펴지지 못한 채 갑판 위로 파도의 비말이 계속 쳐 올라오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그대로 팽개쳐 두고 있었는데, 해수의 스프레이가 끼얹어지면서 벌겋게 녹이 올라와 그간의 작업이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만든 결과를 초래한 셈이 되었다.


스컷틀(창)을 통해 선수 앞쪽을 볼 때마다 눈에 거슬리게 보이는 그 모습에 일을 해 놓고도 오히려 하지 않음만 못하게 된 상황을 안타까워하던 아내는,


-녹을 베껴 내면서 금방 페인트 칠을 따라 했으면 됐을 걸. 하며 후회스러운 안달을 한다.

-일을 그렇게 할 수가 없었잖아요?

-녹을 털어낸 후 그 찌꺼기를 쓸어 담은 후, 그 위에 페인트를 칠하는 건데 녹을 쓸어 담을 시간에 비가 왔으니 어쩔 수 없이 된 거죠.라는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나 왜 그렇게 일이 진행되어야 하는지 속속들이 내용을 알지 못하는 입장에서 그냥 눈으로 보아 비가 오려고 하면, 그전에 얼른 칠부터 진행하면 될 것인데 하는 생각이 앞서니까 벌겋게 눈에 거슬려 보이는 녹이 슨 그 장소를 볼 때마다 일한 보람이 없이 남겨진 아쉬움이 계속 토로되는 모양이다.


-오늘 날씨가 좋아지므로 저것부터 먼저 마무리 짓도록 할 거예요.

하며 그 폐허 같이 보이던 모습이 새로워질 것이라 설명을 곁들여 주었다.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그라인딩으로 녹이 벌겋게 솟아 나와 변색된 부분을 모두 베껴내고 일차 방청도료를 칠해 놓은걸 보고 나서

-벌써 저렇게 되었어야 하는 건데, 잘 된 걸 보니 아주 안심이 되고 보기 좋은데요.

아내는 마치 자신이 책임자 인양 안도의 말을 뱉어낸다.


늦은 오후가 되면서 다시 빗방울이 잠시 찾아와 갑판 위를 촉촉하니 축여 주었지만, 오전 내내 열심히 올라오던 녹을 닦아내고 방청도료 칠을 한 마무리 진 일이 한층 돋보이게 되었다.

아내의 안달하며 걱정하던 대상인 갑판 위로 피어오르던 붉은 녹 색깔이 완전히 감추어진 것이다.

그때에서야 아내는 자신도 갑판에 나가서 일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조차 갖고 있었다면서 선원들보다도 더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분 좋아한다.


내가 이 배를 타고난 후 제일 먼저 선언했던 선체의 정비작업인 발청 부위의 제거는 아직도 지지부진한 상태로 크로스 데크와 핸드레일, 해치 코밍, 해치 폰툰 스텐션, 선수루, 선미루는 그냥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아내의 응원을 받고 보니, 언제 한 번 더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찾게 되는 항차를 가져서 아직 손을 대지도 못하고 남아있는 부위의 정비가 쉽게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왜냐 하면 그곳까지의 왕복 항해는 날씨만 좋다면 일하기 좋은 날짜를 한 달 정도 갖게 만드는 항해이니까 일할수 있는 일수가 그만큼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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