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닉, 캠핑이라도 간듯한 기분 되어
모든 선원들이 이 정도의 황천이면 POOP DECK(선미 갑판)에서의 숯불갈비 파티는 어려우니 안 할 것이라 생각하게끔 바다 위에는 파도도 일고 있었고, 바람도 제법 불었지만 파티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후부 갑판에서 숯불로 갈비를 구워 먹는 행사는 며칠 전부터 예정을 가지고 날씨만 괜찮으면 실시한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좌현의 행사장에는 바람도 달려오지 않고 흔들리는 배의 움직임이 작은 파문을 주어 오히려 조용한 보탬이 되는 것 같아 행사를 진행해도 큰 어려움은 없겠다는 결론을 내고 이른바 숯불갈비 파티를 시작한 것이다.
음식물과 잘 구워진 불갈비를 받아 들고 저마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 모여 먹기 시작할 무렵, 아직 잠들지 않은 바다의 뒤척이는 기세로 인해 선체가 한 번씩 흔들린다. 요란한 요람이라 생각하기로 한다.
사람들은 평형을 벗어난 갑판의 움직임 반대편으로 몸을 뒤틀어 주면서 서있는 균형을 잡도록 하며 파도에 역으로 순응하고 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며 아내는 해먹을 타듯이 선체 운동에 몸을 맡기지 않고 왜 그렇게 반대되는 동작을 취하느냐고 의아하게 여기고 물어 오는데 이것은 그야말로 오랜동안 몸에 밴 뱃사람의 습성 때문인 것이다.
실 수평선에 대하여는 수직이 되게 서는 것이 가장 안정된 자세이므로, 선박이 횡요를 시작하면 넘어져 가는 반대편으로 몸을 세워주는 것이 가장 편하고 안정된 자세이다.
따라서 선체가 옆으로 누울 때마다 반대편으로 몸을 일으켜 세우듯이 따라 움직여주는 것인데 아내는 배의 운동에 순응하여 넘어가는 쪽으로 함께 넘어가 주는 방식을 이야기 하지만, 그리되면 마치 같이 넘어지자고 포기하는 것 같은 모션이 되기에 반대쪽으로 세워서 뻗대게 되는 것이다. 즉 실제로의 기울어진 수평선에 직각으로 세워주는 형태가 되는 모습으로 서려는 것이다.
그렇게 흔들리는 배의 운동에 순응하면서 모두들 즐거운 저녁 한 때를 보내고 나니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와 빈 깡통만이 남아준다.
너울거리는 파도 위에 먹고 남은 물품들 중 버릴 수 있는 쓰레기는 바다에 투기해 버리고 버리지 못할 쓰레기는 나중 육지로 반출해 내도록 따로 한 곳에 모아 놓으며 갑판에서의 작은 파티를 끝내게 하였다.
이제 2차의 모임을 노래방에서 오랜만에 기분도 내며 스트레스도 풀 수 있게 해달라고 조르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하도록 허가하여 주면서, 나도 기분 좋게 맥주 한 잔도 걸친 기분이니 오랜만에 노래도 하며 같이 즐겨 보자고 아내와 함께 저녁 식사를 겸한 불고기 파티 장을 벗어났다.
마이크를 후후 불어 노래방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성급한 몇몇 노래방 파 사람들의 인기척이 들리는 노래방 방문을 여니 방금 입력한 노래의 반주에 맞추어 열창을 시작하고 있는 갑판장이 보인다.
-노래방을 열자고 제일 성화를 하던 조리장은 왜 아직도 안 왔어요?
-방금 까지도 여기 있었는데요.
-근데 어디 간 거요?
-아마도 선내 방송을 해달라고 전화 걸려고 간 모양입니다.
-그래요? 그럼 빨리 모여서 시작하자고 그래요.
저녁 7시. 선내 노래방이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노래를 하고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즉시 오락실로 모이라는 선내 방송이 퍼져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