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 MAGDALLA

인도 HAZIRA의 MAGDALLA DEEP WATER TERMINAL

by 전희태

HAZIRA 항의 MAGDALLA PORT의 새로운 접안 설비가 되어 있는 BERTH이다.

아직까지 관련 해도가 발간되지 않은 상태지만 배를 접안시키고 하역 작업을 분주하게 벌이는 항구인데 이런 항만에 들어올 때는 다들 긴장감이 몇 배로 고조되곤 한다. 그래도 들어오면서 바라보니 제법 그럴듯하게 부두가 설치되어 있고 각종 선박이 머리와 꼬리를 맞대고 줄을 이루어 하역 작업이 한창인 모습을 보니 신흥의 항구로 개발된 모습임을 얼른 알아 차릴 수 있었다.

북위 21도05분, 동경 072도 39분의 위치라는 알림을 처음으로 알고 난 후 해도에서 찾아 보니 그 위치는 HAZIRA항의 안쪽 육지의 해안선 부근임을 인식해 내었지만 그곳까지 들어가는 길-수로-도 보이질 않으니 황당한 마음이 들 뿐이었다. LIGHTERING ANCHORAGE로 우리 배의 입항 수속차 나온 대리점원에게 재차 물었으나 그 위치가 맞는다며 당연한 일을 왜 묻느냐는 식이었다.


인천보다야 적지만 그래도 6미터를 넘기는 고조 차를 가진 항구답게 조류의 흐름이 만만치 않아 박고 있던 닻이 끌리기를 네 번이나 하며 고달프게 하던 LIGHTERING ANCHORAGE 에서 적당히 화물을 퍼내어 흘수를 낮추어 준 후 새로운 접안지로 찾아 가게 될 곳이 DEEP WATER TERMINAL이었다.

Lightering을 마치고 접안중 - 저 터그보트는 본선이 이안할 때까지 계속 함께했다.

그래서 도선사가 타는 구역을 재삼재사 물어보니 동경 21도 00분, 북위 072도 38분 위치이며 FAIRWAY BUOY에서 남쪽으로 1마일 떨어진 곳이라는 똑 같은 설명만이 되돌아 올 뿐이다. 그곳은 FAIRWAY BUOY의 그림자도 그려 있지 않은 해도만을 가진 우리 배가 현재 흘수로 찾아갈 수 있는 최저의 수심이 산재한 곳이다. 나중 승선한 도선사에게 물으니 아직 해도가 개정되어 나오질 않았다고 한다. 마치 족보 없이 행세하려는 무뢰한이라고 해도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어찌어찌 우여곡절을 겪으며 불안하게 접안은 하였지만 부두에 접안 시킬 때에 사용한 터그 보트를 계속 본선에 묶어주는 생각지도 않은 친절함(?)을 보여주는 것을 보고 더욱더 미심쩍은 마음이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그것은 저조 3시간 전부터 저조 때까지 있는 강한 조류가 배를 부두에서 떨어지게 만들 위급한 때를 대비해서 사용하라는 이야기에 걱정만 더 늘이게되었다. 아직 시간은 고조시를 향해 가고 있는 때이라서 그런 상황이 오려면 몇 시간 후가 되므로 마음을 바꾸어 주위를 살펴본다.

5.jpg 부두에 접안 중인 본선의 UKC(UNDER KEEL CLEARANCE)수치 1.5미터. 본선 선저로부터 해저까지의 깊이를 보여주고 있음.

잉크 냄새가 채 마르지 않고 있는 신권의 화폐를 보는듯 한 감흥을 가지고 부두의 시설물들을 살피게 되었는데 지금도 건설을 하고 있는 모습을 곳곳에 보이고 있다. 한곳에 붙박이로 머물면서 해저를 파서 수심을 골고루 깊게 만드는 준설선의 모습이며, 열심히 수로를 훑고 다니며 수심을 고르고 깊게 만들며 파낸 흙은 바깥의 깊은 곳에 부어주려고 열나게 들락거리는 녀석들도 여러 척이 있어서 교대로 분주를 만들고 있다.

본선에서 LIME STONE을 양하 하려고 선창과 부두 사이를 들락거리고 있는 GRAB이나 그를 거느리고 있는 GANTRY CRANE 모두가 중국산이라고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도선사를 보며 얼마 전 까지라면 한국의 H 중공업 제품이 있었을 법한 곳을 꿰차고 들어 온 중국의 저력에 그냥 속상한 느낌을 받아본다.


그런데 그것이 일종의 차관 형식으로 돈 얼마 안들이고 만들어 준 것이란 이야기에는 속절 없는 <차이나 붐>에 섬찟함 마저 갖게 한다. 그런게 경제논리라지만 나의 반응이 과한 게 아닌지 모르겠다.

전속으로 부두 방향으로 본선을 밀고 있는 터그보트

밤이 되어서 저조시가 가까워오며 물이 빠지기 시작하자 우리가 말을 하기도 전에 계속 본선에 붙어 있던 터그보트가 부두에 대해 수직으로 서면서 본선을 부두 쪽에 밀착 시키기 위해 전속으로 밀어 붙히기를 시작한다. 접안한 부두에서 본선이 떨어지지 않게 한밤중에 전 속력으로 밀어부치기를 하고 있는 터그보트의 모습

물이 흐르는 유속이나 소리를 들으며, 새삼 옛생각이 났다.


해운계의 숨은 비화 가운데 하나인 천수만의 마지막 물막이를 위해 공선의 유조탱커를 이용하기 전, 이미 개장되었던 보령화전을 위해 석탄을 싣고 고정항 부두에 접안하고 있었던 때였다. 저조시 배 옆을 지나던 낙조류의 그 무시무시한 속력을 가진 여울물 소리에 따라 본선은 부두에서 물러서려고 하였다. 밀쳐내는 그 힘에 대항하여 부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듯 윈치를 사용해가며 계류 삭을 감아 들이던 세월이 문득 떠 오른 것이다.

중국의 자본과 기술로 도입되어 장착된 UNLOADER의 작업중인 모습

하여간, 이곳에서도 두 척의 터그가 힘껏 밀어 주는데도 선수쪽은 더욱 벌어지려고 했다. 앞쪽 선석에 접안하고 있던 다른 배에 붙어 있던 터그 마저 달려와 선수쪽 터그와 합세하여 밀면서 겨우 부두에 붙어 있게 만들어 준다. 이렇게 창조류가 끝나고 정조를 거쳐 다시 물이 들기 시작할 무렵 터그보트의 힘쓰기는 정지하였지만 그래도 본선 옆에 남아서 머무르는 일은 계속시키고 있는데 열두 시간 후에 있을 다음 번 저조 시를 대비한 상황이란다. 이렇게 하는 것은 우리 보다 먼저 처음으로 이곳에 들었던 배가 터그의 준비 없이 있다가 배가 부두로부터 떨어지는 위급한 순간을 가졌던 경험이 이런 일을 스스로 하게 만들어준 모양이다.

오래 전, 브라질의 항구 PDM(PONTA DE MADEIRA)를 처음 찾았을 때도 똑 같은 상황을 경험 했었는데 그 후 오랜만에 찾은 그곳에서 그들은 터그를 사용하면 돈을 내야 하는 방식으로 바뀐 항내규칙을 가지고 새롭게 더 만들어준 터그 접안 시설을 부두 가까이 두고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니 언젠가는 이들도 터그를 사용하는 것을 돈을 받고 하는 일로 돌리게 될 것이며 그렇게 이 항구도 자리를 잡아 가게 될 것이란 것을 미리 짐작해 본다.

부두를 빠져 나와 항로에 들어서서 뒤 돌아 본 모습. 이 항로는 모두 준설하여 만들어진 수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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