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
비스마르크 해를 지나 솔로몬 바다로 들어섰다.
해면도 잔잔하여 거울 같은 매끈함을 가지고 대해주는데 좁지만 배들의 통항이 많은 골목길답게 마침 지나가는 수출선을 만나게 되어 잠깐 VHF 전화로 통화를 했다. 달러화가 곤두박질치며 오름세에 들어가니까, 외화로 임금을 받는 수출선원들의 봉급은 저절로 뛰었다며 그런 상태가 우선이야 자신들 봉급이 오른 셈이니 좋지만, 나라 경제 꼴이 말이 아니라 걱정이 된다는 코멘트도 덧붙이며 신나게 나선다.
하지만, 열 올려 들려오는 어감에서 봉급 많이 받는다는 점을 은근히 자랑하고픈 마음씨가 엿보여서 씁쓸한 입맛을 다시게 한다. 기분이 울적해지는 달러화의 이야기에 더 길게 매달리고 싶지 않아 대충 통화한 후 끝내었다. 점심 식탁에서 나온 이야기로 요즈음 배 타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어 구직 신청을 하고 있어서 예전보다는 취직이 힘들어 졌단다.
경제가 어려운 세월이 되니, 배 타는 일이 제일 쉬운 일로 대두되어 아무나 신청해도 즉시 취직이 되는 괜찮은 직업으로 표출됨이 너무나 속상한다는 이야기도 곁들여 나온다.
육상에서 빈둥빈둥 대다가도 아무런 경험 없이 배를 탄다고 신청만 하면 그 자리에서 채용되는 것 같이 여기는 사회 풍토는 과연 환영해야 할 일인가 아니면 비웃어야 할 풍조인가 아리송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팔짱 끼고 쳐다보고만 있을 정도로, 승선이란 것이 누구나 쉽게 아무 때나 신청만 하면 이뤄지는 일이 아니건만, 많은 수의 국민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현실이 우리들 선원의 마음을 메어지는 쓰라린 심정으로 만들어 준다.
엄연한 전문직인 이 직업이 그야말로 아무나 그저 생각날 때, 줄만 서면 그대로 성취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너무나 안일하고 무책임하기조차 한 것 같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에게 임금을 싸게 줄 수도 있다는 메리트로 우리의 자리를 넘겨줄 수 있는 방향으로 회사가 나서지 않을 거라는 보장 또한 힘들어 보이는 심정이 든다.
회사는 이미 싼 임금의 외국인 선원들의 고용도 시작하고 있으니 말이다.
따지고 보면 한때는 우리나라 선원이 수출 선원이란 이름을 달고 외국적의 선박에 인력수출로 팔려나가던 세월이 있어 오늘날 우리 선원사회를 세계적으로 꽤나 경쟁력 있는 그룹으로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되었는데 이제는 그런 이름으로 타국의 선원을 받아들이고 있으니 상전벽해의 덧없음이 남의 일 같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