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을 찾는 방법
출항한 지 하루가 지나 새 아침이 밝아오고 있다.
육상으로부터 이런저런 지시나 문의로 바빠 있지 않은 휴일 날의 편안함을 만끽하며 시작하고 있는 거다.
어제 출항 후에는 점점 더워지는 실내 온도로 인해 몸도 지치고 마음마저 같이 축 늘어졌었기에 <오뉴월에 더위 먹은 개> 같았다고나 할까? 하여간 무력한 증세가 온몸을 감싸 안은 상태가 되어서 아픈 곳이나 약한 부위를 걱정하는 형편이었다.
다행히 오후에 들어서며 제대로 고쳐진 에어컨디셔너의 작동으로 다시 냉기가 들어오기 시작한 선내 환경에 따라 더위 걱정은 접었기에 밤에는 편해진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고, 새벽이 되어 잠에서 깨어날 때는 뽀송뽀송하고 시원한 느낌을 가지며 어제의 무더웠던 실내 공기에서 벗어난 산뜻한 기분을 만끽하며 기상한 것이다.
이제 운동을 하려고 아직 5시가 채 안된 시간이지만 밖으로 나간다. 깜깜한 어둠 속에 우리 배 우현 쪽 뒤에서 우리를 쫓아오는 희미한 배의 항해등이 보인다.
아무래도 우리 배보다는 빠른 속력을 가진 배로 처음에는 같이 담피어를 떠난 광탄선쯤으로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속력이 많이 빠른 것으로 느껴져 담피어의 다른 부두에서 LNG를 선적하고 떠난 가스 탱커가 아닐까? 여기며 운동을 계속했다.
열심히 갑판을 몇 바퀴를 더 나아갈 무렵 먼동이 터 오기 시작하니 진짜로 그 배가 모스 타입의 LNG선임을 확인한다. 붉게 타오르는 아침노을을 마중이라도 하려는 듯 달리고 있는 그 배의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아 방으로 가서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
우선 거리를 좀 당겨서 배를 크게 보이게 하는 사진도 찍었고 그렇게 카메라를 들이대다 보니 같은 모습을 조금씩 변형시켜가며 여러 컷을 찍었다.
휴일의 아침이지만, 육상처럼 기대할 수 있는 별다른 즐거운 일이 많을 수가 없는 선상이니, 이런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아침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꽤 괜찮은 일이 아닌가?
도시와 육지보다 월등히 좋은 공기와 태양을 가진 바다 위에서 그들이 엮어내는 신선함을 독차지할 수 있는 오늘 아침들이 많이 있어, 선상 생활은 해-볼-만-한 것이라고 꼭 이야기해주고 싶은 오늘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