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찾아오는 듯한 이 느낌

투묘 대기 중의 마음가짐

by 전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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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오슝 외항에서 바라본 시내 쪽의 모습. 이런 좋은 날씨도 순식간에 바람이 불고 파도가 높아지는 상태가 찾아오기도 한다. 가오슝에서 제일 높은 건물의 모습이 보인다.



계속 이어지는 잔잔한 날씨에 어느 정도 안도하는 마음으로 있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그래도 언젠가는 한 번쯤 찾아 올 나쁜 날씨를 은근히 걱정하며 그에 대한 대비책도 늘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 승선 생활이다.

오늘 낮에 받아 본 기상도에 이곳 대만해협에 강풍경보가 내려진 기상도를 그려내주고 있어 황천에 대비한 준비-철저한 정박 당직-상황을 다시금 점검해 보도록 한다.


기상도를 살펴보는 관점을 넓히어 대만 주위를 벗어난 부분에 대한 상황에 눈을 돌려 본다.

이곳 가오슝 외항에 투묘를 못 했으면 다음 차선책으로 찾아가서 엔진을 정지시킨 채 물 위에 떠서 기다리고 있으려 했던 필리핀 루존도 서쪽 해상에 작은 열대성 저기압이 생겨서 폭풍 경보를 내고 있는 모습도 함께 하고 있다.


혹시 그 TD(열대성 저기압)가 커지면서 북상이라도 하면 바로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을 지나칠 수도 있겠다는 개연성도 짐작할 수 있지만, 그것은 태풍이 발생하는 상황이란 뜻이 되므로, 현재 이 부근에서의 계절상 결코 발생하기가 힘든 일이란 통계적 배움을 믿기로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폭풍이 가까이 오는 것에 대비하는 마음은 굳히고 있지만, 아직은 바람이 그렇게 세어지지 않고 빗방울만이 흩날리며 그간 바짝 말라있던 온 갑판을 적셔주는 축축한 날씨를 보여주어 그나마 조마조마한 마음을 쓸어내리게 한다.


이렇듯 기상도를 체크하며 황천에 대비해 이런저런 일들을 하고 있든 때는 잊고 있었던 오른쪽 송곳니와 윗 어금니 사이에 발생한 잇몸 통증이 다시 나타난다.


음식물 찌꺼기가 그 두 치아 사이에 끼어들면서 잇몸이 곪으려는 상황이라 짐작되므로 우선은 병원에 가기 전에 크게 곪지 않도록 해보려는 노력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투묘 대기의 기다림 상태가 이런 내 건강에 더 이상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되어 성호를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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