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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비엔나 호

접안을 기다리는 배

by 전희태
Hanjin-Vienna1.jpg 뿌연 안개 속에 우리 배의 뒷자리에 와서 투묘한 <한진 비엔나>의 모습.



어제부터 대만 해협에 강풍경보가 내려져 20노트의 바람이 북~북서풍으로 불어 주고 있다. 오후 들어서며 슬슬 밀려드는 너울과 함께 살짝살짝 백파도 눈에 뜨이게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배의 흔들림은 별로 크지 않아 그나마 조마조마한 마음을 다독이고 있다.


우리 배의 뒷자리에 컨테이너선 한 척이 들어와 닻을 내리려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0.5마일까지 접근하여 닻을 내리려는 그 배를 포트 컨트롤에서 부르더니 우리 배와 매우 가까운 상황의 투묘 상황이니 조심하라는 말을 해주고 있다.

그들의 통화가 끝난 다음 H비엔나호를 불러서 언제까지 이곳에 머무를 것인지를 알아본다.

오늘 밤에 들어갈 예정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주기에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마음은 아무래도 안심이 안되어 그 배가 자리를 잡아 선수가 풍향 조류를 향해 제대로 안정될 때까지 지켜보기로 한다.

드디어 우리 배와 마찬가지의 같은 방향으로 선수를 유지하여 안정된 모습을 보일 때가 되어서야 눈길을 거두어서 브리지를 떠나기로 한다.

그래도 당직 사관에게는 끝까지 주의해서 살펴보도록 지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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