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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 교대자들의 승선

교대 하선할 시간은 슬슬 다가오고

by 전희태
JJS_08831.jpg 중국 광조우의 Dry Dock에 상가되어 한창 수리를 하고 있던 C.POLARIS호의 모습



오늘 오후 6시쯤이면 교대자들이 본선에 승선할 것이란 연락을 어제 받아 놓고 기다리고 있다.

함께 하선하기로 된 필리핀인 선원 두 명의 교대자는 아직 결정되지 못했으니 당분간은 두 명이 줄어든 선원 수로 운항해야 할 상황을 교대할 선장에게 알려 주라는 회사의 지시도 함께 온 것이다.

이제 이 배와의 인연을 일단 여기서 끝내고 떠나게 되었구나! 감개무량한 마음으로 그간의 세월을 뒤돌아 본다.

지난 4월 19일 아침에 인천 공항을 떠나 그날 오후 늦은 시간에 중국 광저우 드라이 독크에 상가 되어 있는 본선에 승선하였다.


승선 나흘 만에 수리가 끝난 배를 도크에서 빼어내어 흐리터분한 황토 빛의 황포 항을 떠나 항해를 시작하면서 운항 스케줄을 채워 가기 시작했다.

호주에서 화물을 싣고 주로 중국에 기항하여 풀어주면서 중간중간에, 대만에 두 번, 타이랜드 한 번 다니고 나니 내릴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그렇게 바쁜 운항을 이루어 가다 보니 어느새 승선 중인 선원들과도 정이 도타워졌고 배 자체에도 호감을 많이 가지게 되었다. 생각 같아서는 좀 더 계승하고 싶기도 했지만, 오후에 교대자가 온다는 통보를 받고 나니 이제는 어서 집에 가서 반가운 가족들과 만나게 될 것 만을 기쁘게 여기는 마음이 새삼스레 가득히 차 온다.

저녁 어둠이 찾아오기 좀 전에 교대자들이 통선으로 승선하였다. 선장, 3 항사 실항사 세 명만이 승선한 거다.

승선한 교대 선장과 함께 선내를 둘러본 후 작성해 둔 교대 서류에 서로 서명을 한 후 회사로 보낼 준비를 끝내며 하루를 마감한다. 그러나 열쇠와 선장실을 넘겨주는 일은 내일 하기로 하여 이 배에서의 선장 직무 근무를 내일 아침까지 계속하기로 한다.


-타이틀의 사진은 광저우 수리 조선소에서 건너다 보이는 강의 양안을 잇는 건설 중인 다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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