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 길어지니 자매 선도 만나게 되고
어젯밤 여덟 시경 회사 자매선인 C.KOREANA가 우리 옆에 들어와 닻을 내렸다.
우리 배가 화물인 석탄을 가득 싣고 들어와 부려주려고 이곳을 방문한 것과 똑같은 이유로 찾아온 것이다.
이미 그 배의 기항을 회사 소식으로 알고 있었기에, 찾아와 닻을 내리는 상황을 보고 받았을 때에도 알았다는 반응만 보이며 바쁘게 하던 일을 하며 지나쳤었다.
그러나 아침이 되어 브리지에 올라갔을 때는 그 배부터 살펴본다.
쌍안경으로 그 배 모습부터 보는 데 우리와는 제법 멀리 떨어져 있어 마음에 흡족할 만큼 뚜렷하게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게 아쉽다.
그렇다고 너무 가까이 다가와 닻을 내려 있는 상태였더라면, 혹시 바람이라도 불어 줄 경우, 상대적으로 안전에 이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음직한 내 마음의 이중성도 인정하며 쌍안경을 들어 살피기 시작한 것이다.
붉은색으로 커버되어 있는 Water Line의 기다란 라인 모습이 보이는 적당히 갈아 앉아 있는 그 배의 팽팽한 모습을 보며, 이곳 가오슝의 항내 수심이 좀 모자라 Cape Size 선박의 경우 흘수를 Full & Down(만선)에서 조금은 모자라는 형태를 요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해 낸다.
어쨌거나 이 배 역시 현상황과 같은 해운 시황이 아니라면 여기서 이렇듯 쉽게 만날 수 있는 자매선이 아니건만, 우리의 하염없는 기다림이 가까이 스쳐 지나야 하는 인연을 만들어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