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날씨에 감정이 끌려 다니지 않기 위해, 매일 운동을 한다.
더우면 짜증 나는 건 당연하다.
사람들이 짜증을 내는 건 악해서가 아니라, 대부분 약해서다.
물론 나도 그렇다.
사람의 마음은 날씨와 닮았다.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내가 적응하고, 단련하는 수밖에 없다.
비가 오면 그저 마음의 우산을 펼치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면역력을 기르는 수밖에.
지나고 나면, 견딜 만한 일들이다.
나이를 먹어서 좋은 건,
좋았던 기억이든, 아팠던 기억이든
슬그머니 사라진다는 것이다.
어쩌면,
요즘 이 순간을 충실히 살아내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망각은 신의 선물이다.
이번 주 금토일, 펜타포트를 시작으로
세 번의 페스티벌이 연달아 기다리고 있다.
거대한 파도들이다.
나는 지금 바다 깊은 곳까지 헤엄쳐 와 있다.
차분한 마음으로 파도를 기다린다.
파도를 두려워하는 순간,
파도에 삼켜질 것이다.
파도를 이기려 드는 순간,
먼저 미끄러질 것이다.
그저 파도와 하나가 되자.
이번 주말, 신나게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