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 1급을 준비하는 과정은 단순히 기술을 더 배우는 단계를 넘어, 바리스타로서 전체적인 역량을 다시 점검하는 시간과도 같았습니다. 2급이 기본기를 익히는 과정이었다면, 1급은 그 기본기를 바탕으로 더 깊이 이해하고 응용하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먼저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이론의 깊이였습니다. 원두 산지와 가공 방식, 로스팅 단계에 대한 기본 지식에서 더 나아가, 환경적 요인과 품질 관리까지 이해해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에티오피아 원두는 과일 향이 난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고도와 토양, 기후가 어떻게 그 맛을 형성하는지까지 공부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단순 암기보다, 커핑을 통해 직접 맛을 비교하고 기록하며 경험으로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실습 준비는 더욱 꼼꼼했습니다. 1급에서는 추출과 라떼 아트가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일관성과 응용력을 함께 평가합니다. 같은 조건에서 몇 잔을 연속으로 추출해도 맛과 양이 일정해야 하고, 라떼 아트 역시 하트, 튤립, 로제타 같은 패턴을 안정적으로 반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연습할 때부터 ‘완성된 한 잔’보다 ‘같은 잔을 꾸준히 만들기’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시험 환경에 익숙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실습 시험은 제한된 시간 안에 여러 항목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순서를 정해 몸에 익히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머신을 세팅하는 동작부터 정리까지 모든 과정을 루틴으로 만들어두면 긴장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SCA 1급 준비 과정에서 느낀 건, 기술만이 아니라 태도와 사고 방식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커피를 단순히 추출하는 음료로 보는 것이 아니라, 원두에서 잔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이해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SCA 1급 준비는 시험을 위한 공부라기보다, 바리스타로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성숙의 과정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