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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남긴 말에서 얻은 위로

by 커피바라

카페에서 일하면서 가장 뜻밖의 순간은 손님이 남긴 짧은 말에서 큰 위로를 받은 일이었습니다. 바쁜 하루 속에서 흘려들을 수도 있었던 말들이, 오히려 제 마음을 붙잡아주곤 했습니다.


한 번은 피크타임에 실수를 연달아 했던 날이 있었습니다. 음료 순서를 헷갈려 다시 만들고, 주문을 늦게 불러 손님이 기다리게 하기도 했습니다. 속으로 “오늘은 정말 최악이야”라고 자책하고 있을 때, 아메리카노를 받아간 한 손님이 미소 지으며 “괜찮아요, 항상 맛있게 해주시잖아요”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 한마디에 마음이 놓이면서,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헛되지 않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어떤 날은 늦은 저녁, 하루 영업을 마무리하던 중이었습니다. 마감 직전에 찾아온 단골 손님이 “여기 오면 하루가 정리되는 기분이에요”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저는 그저 커피를 내린 것뿐이었지만, 누군가의 하루를 위로하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한 학생 손님이 남긴 말이었습니다. 시험 기간이라며 매일 밤 아메리카노를 사 가던 학생이 시험이 끝난 날, “덕분에 힘낼 수 있었어요”라며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짧은 말이었지만, 제가 하는 일이 누군가의 작은 뒷받침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주었습니다.


손님이 남긴 말은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소박한 한마디가 긴 하루의 피로를 덜어주었고, 다시 웃으며 커피를 내릴 힘이 되었습니다. 결국 카페라는 공간은 커피만 오가는 곳이 아니라, 마음이 오가는 곳이라는 걸 그 순간마다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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