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 아트를 처음 연습하던 날을 떠올리면 지금도 손끝이 긴장되던 감각이 생생합니다. 에스프레소를 내리고, 스팀으로 데운 우유를 피처에 담아 잔 위에 부었을 때, 머릿속에 그리던 하트나 잎사귀 대신 흐릿한 흰색 얼룩만 남았습니다. 그때의 허무함과 좌절은 아마 누구나 처음 겪는 순간일 겁니다.
처음에는 우유 거품을 만드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피처 안에서 우유가 맴돌지 않고 거품이 굵게 생기기 일쑤였고, 적당한 온도를 맞추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너무 뜨거우면 거품이 거칠어지고, 덜 데우면 금세 분리되어 그림을 그릴 수조차 없었습니다.
에스프레소 위에 우유를 부을 때도 손이 덜덜 떨려 잔 중앙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선배 바리스타가 "우유는 붓는 게 아니라 잔 위에 올린다고 생각해"라고 조언했지만, 그 말을 이해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수십 번을 반복해도 여전히 잔 위에는 모양이 아닌 얼룩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우유가 이상하게도 매끄럽게 스티밍되었고, 손목의 움직임이 조금 더 안정되면서 잔 위에 작은 하트 비슷한 형태가 그려졌습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 작은 하트 하나가 큰 성취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부터 실패는 좌절이 아니라 다음 성공을 위한 연습처럼 다가왔습니다.
라떼 아트의 첫 경험은 완성된 그림을 남기기보다, 수많은 실패 속에서 손끝의 감각을 익히는 과정이었습니다. 잔 위에 겨우 남은 흐릿한 하트는 지금도 제게 첫걸음을 증명하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