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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레시피 Jun 14. 2017

정말 자동차 댓글 알바는 존재할까에 대한 생각

대부분은 직원이나 영맨 아니면 빠가 아닐까..

진실이 어떠하든 "알바"라는 표현은 논쟁에서 굉장히 빈번하게 사용된다.

 자동차 업계에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댓글 알바"입니다.


 포털, 커뮤니티에서 논쟁이 있을 시에 상대방을 "알바"라고 몰아세우는 경우는 굉장히 빈번합니다. 가끔 네이버 메인에 컨텐츠가 올라가게 되면 논쟁이 발생하고 어김없이 상대방을 알바라고 공격하거나 "알바들 ㅂㄷㅂㄷ 비추만 누르고 튀네 ㅋㅋ" 등의 표현이 쉽게 눈에 띕니다. 

 댓글 알바의 정의는 어떻게 될까요? 우선 댓글 알바와 바이럴 마케팅은 구분되어야 합니다. 바이럴 마케팅과 댓글 알바의 결정적 차이는 공식적으로 후원을 받은 컨텐츠인지 아닌지를 밝히느냐 여부입니다. 댓글 알바는 자신이 회사와 이해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히지 않고 일반 유저인 척하며 커뮤니티나 포탈에서 어느 한 쪽 편에서 얘기를 하고, 추천수/답글을 통해 여론을 조성하려고 하는 세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여론 조작을 목적으로 경쟁 회사에 대한 비판, 근거 없는 비방과 소문을 유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본인 공간인 블로그를 활용해 의견을 개진하는 블로그 마케팅과는 분명 다른 성질입니다. 또한 블로그 마케팅은 후원 사실을 적시해야 하는 규제의 적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댓글 알바와 명확히 차이를 보입니다.

 그렇다면 "자동차 댓글 알바"는 정말로 존재할까요? 존재한다면 어느 정도 규모일까요? 이에 대한 쉬운 음모론적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동차 회사에서 돈을 잔뜩 써서 알바들을 고용해서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 어떻게 아냐고? 저런 글이 추천을 받아 베스트에 오르는 것만 봐도 명백하잖아? 결정적으로 제품도 별로고, 나쁜 회사 제품이 저렇게 잘 팔리는 걸 보라고"

 

하지만 이는 너무 쉽게 나온 결론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례를 살펴봤을 때 자동차 업계에서도 댓글 알바가 존재할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오죽하면 이런 책이 나왔을까요?

 

 우리 인터넷 문화 속에서 댓글 부대의 존재 자체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2012년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던 사건이 고등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이 된 사례를 통해 정치권에서 댓글 부대가 존재했음이 밝혀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 인강 업체와 강사 사이에 벌어진 소송/갈등 과정에서 내부 고발을 통해 인터넷 강의 업계에 대규모 댓글 알바가 존재했음이 구체적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블로그 임대 제안과 같은 불법 바이럴 마케팅을 위한 제안은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받아봤을 정도 정도로 만연한 현상입니다. 또한 SNS 방문자 수 / 팔로워수 조작 등 불법 프로그램도 암암리에 퍼져있습니다. 이러한 편법(불법) 마케팅이 인터넷상에서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면 댓글 알바가 있을 개연성도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서비스 산업이 아닌 제조업인 자동차 분야에서 댓글 알바를 운용할 이유가 별로 없다고 생각하며 있다고 해도 대규모로 운영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는 주관적인 만족도가 개입될 여지가 크고, 이를 검증하기가 어려운 데다가 완전 경쟁 구조입니다. 때문에 타인의 의견, 후기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동차 회사들의 경우 과점 형태의 경쟁이며 이미 오랫동안 형성된 평판이 있고, 이를 증명하는 실물이 명확하기 때문에 타인의 의견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입니다.


댓글 알바가 존재한다면 존재의 목적은 무엇인가?

 만약에 자동차 회사에서 운영하는 댓글 알바가 있다면 어떤 목적으로 쓸까요? 당연히 여론을 조작(조성) 하기 위해서 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여론일까요? 크게 나누어본다면 여론 조성의 목적을 자사에 대한 긍정적 요소 홍보, 자사에 대한 부정적 요소 방어, 타사에 대한 부정적 요소 증폭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 가지 목적 모두 다 굳이 댓글 알바를 운영해서 달성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선 자사에 대한 긍정적 요소 홍보를 위해서라면, 댓글 알바가 필수적이지는 않습니다. 긍정적인 요소를 홍보하는 데는 영업지점, PR, 광고, 디지털 마케팅 등 공식적인 채널이 다양하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조사가 직접 하는 얘기는 아무래도 신뢰도가 떨어지므로 유저나 제삼자의 의견이 필요하다고 해도 이 역시 전문가나 소셜 인플루엔서들을 통해 소스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좋은 컨텐츠가 만들어지고 채널들에 최초 게재하는 데만 신경을 쓴다면 댓글 알바를 쓰지 않아도 팬들에 의해 알아서 입소문이 납니다. 결국 긍정적 요소 홍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스와 컨텐츠의 퀄리티이며 그것을 전달하는 "알바"가 아닙니다.

 자사에 대한 부정적 요소 방어 목적의 경우에도 댓글 알바는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명백한 실수나 결함에 대해서는 알바들이 옹호하고 변명한다고 해서 이미지가 바뀌지 않습니다어설픈 옹호는 오히려 불난 곳에 기름 같은 걸 끼얹는 효과가 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사실이 아닌 오해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에는 오해를 해명할 수 있는 채널이 언론밖에 없었고 언론을 통한 해명은 지면과 형식의 한계로 인해 제한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이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활용해서 직접 해명하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존재하기 때문에 직접 사실 관계를 밝히고 정면 돌파하는 것이 빠르고 효율적입니다. 

 경쟁사에 대한 부정적 요소를 증폭하기 위해, 즉 공격하기 위해서는 댓글 알바를 쓸 수 있습니다. 타사를 직접적으로 비난하거나 명백히 확인할 수 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데는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채널을 사용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타사에 대한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를 부채질하기 위해 댓글 알바를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의 전파가 굉장히 빠른 요즘 디지털 환경 하에서는 굳이 알바를 쓰지 않아도 내용들이 퍼지기 때문에 필수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결국 컨텐츠를 만들고 이를 최초에 업로드하는 사람만 있으면 충분하지 대규모 알바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지 않는 한 타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꼭 나에게 긍정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에 굳이 타사를 공격할 필요가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어떤 상황이든 알바만으로는 여론 자체의 대세를 형성하거나 바꿀 힘은 없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회사의 본질적인 제품, 품질 경쟁력과 이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에 맞는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능력입니다. 댓글 알바가 아무리 많이 있어봐야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조금 더 부채질을 하는 효과만 있을 뿐 바람의 방향 자체를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 달성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실제 운영의 어려움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바를 쓴다면 실무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이렇게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하더라도 알바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바이럴과 알바는 한 끗 차이기도 하고 어쨌건 여론 형성이라는 것은 한 번쯤 유혹에 빠지기 쉬운 카드니까요. 그렇다면 알바를 사용한다면 어떤 형태로 운영이 될 것이며 어떤 실무적인 어려움이 있을까요? 우선 댓글 알바를 운용한다면 반드시 일반 대중에게 발각돼서는 안됩니다. 이는 자동차 회사의 도덕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으며, 법적으로는 소비자 기망행위로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사실 댓글 부대가 이런 모습으로 운영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에서 알바를 쓴다면 당연히 외부 대행사를 사용할 것입니다. 그리고 견적서에는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 정도로 뭉뚱그린 항목으로 포함하거나 다른 비용들에 묻어둘 것입니다. 또한 직접 비용을 집행하는 것이 아닌 최소 두 단계 이상의 발주 단계를 거쳐 직접적인 비용 지불은 피할 것입니다. 이래야만 만약에 발각되더라도 관계를 부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니까요. 여기서 첫 번째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이런 외부 대행사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또한 어떻게 이들이 실력이 있다는 것을 검증하고 선정할 수 있을까요? 


 또한 대행사 입장에서도 충분한 숫자의 알바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입니다. 자동차 댓글 알바를 하려면 우선 1)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며 2) 온라인 커뮤니티의 생리에 대해 잘 알아야 하며 3) 어느 정도 이상 똑똑하고 성실해야 합니다.  1번은 교육으로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자동차는 고 관여 상품이고 마니아도 많은 데다가 아주 복잡한 상품이기 때문에 한계가 명확합니다. 2번이 중요한 것은 사이트에 다른 활동이 없이 특정 브랜드와 관련된 활동만 하면 의심받기 딱 좋으며, 해당 사이트에만 통용되는 미묘한 문체, 분위기, 짤방 등에 익숙하지 않으면 뉴비티가 나기 때문입니다. 3번은 어느 아르바이트에서나 선호하는 요소로, 댓글 알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소화하고 다시 그것을 사이트에 맞게 재가공하는 것 그리고 그게 티가 나지 않게 흔적을 지우려면 이러한 요소들이 당연히 필요합니다. 여기다가 비밀 유지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신중한 성격의 알바들을 선별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알바를 어디서 구해올 수 있을까요? 이런 알바들을 다수 확보해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알바들의 효율성 부분도 문제가 됩니다. 보통 아르바이트에는 높은 수준의 업무 능력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보통 피상적이고 매뉴얼에 의해 규정될 수 있는 업무에 아르바이트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댓글로 여론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들에게 특정한 내용을 호감이 가는 형태로 전달해야 합니다. 결국 알바들이 컨텐츠 메이커로서 생각하면서 일을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상당히 고차원적인 일이며 어떤 내용의 글을 어떻게 올릴 것인지  판단해야 하는 비정형적인 일입니다. 또한 알바는 당연히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동차와 관련된 복잡하거나 어려운 부분을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알바가 직접 확인하고 공부해서 대응할 거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비용 산정 역시 문제입니다. 알바에게 댓글 혹은 글당 비용을 산정할 것인지, 아니면 시간으로 비용을 지급할 것인지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알바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비용을 지급하든 높은 퀄리티의 업무 수준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이들이 업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는 별도의 도구 혹은 인력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리스크 역시 문제입니다. 댓글 알바를 실제로 운영한다면 업계 내부에서는 어떤 식으로든(경쟁사 직원의 이직, 대행사의 스카웃 등) 그 존재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모두가 댓글 알바를 써서 업계 누구도 이를 공론화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면 상대방이 댓글 알바를 쓰는 것을 언론에 제보할 수 있습니다. 이때 알바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하는 내부 고발자가 될 여지가 매우 큽니다. 인터넷 강의 댓글 알바 역시도 증거를 수집해온 내부 고발자에 의해 존재가 확인됐습니다. 이러한 내부 고발자가 등장할 위험성은 알바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같이 기하급수적으로 증대됩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부대" 수준으로 대규모 알바를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정규직원들을 댓글 부대에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하지만 정규직원들을 대규모로 동원하기도 어려울 것이며, 이들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지 않는 한 도덕성 문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상대방을 알바라고 모는 것은 건전한 토론을 제한하는 행위가 아닐까

 때문에 목적과 과정 양 측면을 살펴봤을 때 결론적으로 현시점의 자동차 업계에서 대규모 댓글 알바를 운영하는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이고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댓글 알바를 운영한다면 규모를 제한적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고 규모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댓글과 글 등 컨텐츠를 많이 생성해내기보다는 추천수 조작 정도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 같은 컨텐츠의 시대에는 댓글 부대를 운영하고 감독할 자원으로 차라리 컨텐츠를 만드는 능력이 검증된 소셜 인플루엔서들과 일하는 것이 훨씬 더 낫습니다. 때문에 제 결론은 만약 댓글 알바를 운영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것처럼 광범위하게 대규모로 운영하지는 못할 것이고, 활동을 해도 티 나게 대놓고 활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물론 과거에는 의심 갈만한 정황의 케이스가 몇 가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너무 어설퍼서 프로가 운영하는 대규모 댓글 부대라기보다는 어설픈 바이럴 마케팅의 실패 케이스로 보입니다. 또한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전문적인 자료를 찾기도 어려웠고,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도 없었기 때문에 어설픈 선동으로도 반짝 여론 조성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알바를 쓸 유인이 더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유저들의 경험치가 많이 쌓였고 관련 논쟁들이 여러 차례 반복됐기 때문에 어설픈 활동(혹은 선동)들은 커뮤니티에서 쉽게 정화됩니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서 상대방을 무턱대고 알바라고 공격하거나 어설픈 논리를 펼쳐서 알바라고 공격받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부분은 알바라기보다는 1) 정말 열정이 넘치는 팬덤 2) 특정 자동차 회사의 이해관계자(영업사원, 직원, 주주 등) 3) 그냥 잘 모르지만 막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인터넷에서 관심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무턱대고 댓글 알바라고 공격하는 것은 토론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때문에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정말 대규모 알바 부대가 존재하면 또 어떨까요? 제대로 된 논리를 전개하면 알바가 뭐라고 떠들든 그 글과 댓글을 읽는 사람들은 누가 옳은지 다 알고 있습니다. 우리 인터넷 세상에서 조금 더 건전하고 발전적인 토론 문화가 형성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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