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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레시피 Oct 17. 2017

[시승기] 스팅어, GT로서의 가치

스팅어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해보았습니다.

“우아한 감성과 열정을 갖추고
장거리 여행을
즐겁고 활기차게 할 수 있는 차,
그것이 스팅어의 진정한 정체성”

- Gregory Guillaume,  
기아유럽디자인센터 수석 디자이너


  기아 유럽 디자인센터의 수석 디자이너인 그레고리 기욤은 스팅어의 정체성을 그란투리스모(Gran Turismo/Grand Tourer, 이하 GT)라고 소개했습니다.

GT는 장거리 운전을 목적으로 설계된 고성능 자동차를 일컫는 말로서 근세 유럽에서 젊은 귀족들이 유럽을 순방하며 교육받는 것을 일컫는 “그랜드 투어”에서 어원이 유래되었습니다. 때문에 GT는 태생부터 고성능뿐만 아니라 안락함, 적어도 2인의 사람과 그들의 수화물을 동반할 수 있는 수납공간, 고급 편의장비까지 동시에 요구되는 장르입니다. 즉 GT는 일상성스포츠성을 동시에 지닌 럭셔리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스팅어 시승기에서는 스팅어의 스포티한 디자인, 고성능 엔진, 브레이크 등 “퍼포먼스”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런 얘기에 대해서는 다른 훌륭한 시승기가 많으니 최대한 배제하고 카레시피에서는 스팅어가 가진 GT로서의 장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봤습니다.

시승차는 스팅어 3.3T 풀옵션 AWD 차량이었습니다.



운행 구간: 경기도 ↔ 속초, 양양, 서울 ↔ 가평 外 약 700km

국내 여건 상 유럽처럼 1천 km 이상의 장거리 여행을 하기는 힘들어서 그나마 장거리인 동해 바다 왕복 약 500km를 스팅어의 가치를 확인해보는 코스로 선정했습니다. 서울양양 고속도로는 시원하게 뻗은 직선 구간이 매력적으로 스팅어의 성능부터 장거리 운전에 특화된 다양한 기능들을 원 없이 써볼 수 있어 스팅어의 GT로서 매력을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가평, 안양 등 다양한 근교 지역을 스팅어를 타고 다녀오면서 고속도로와 국도 구간 등 다양한 구간을 주행해 보았습니다.


Part1.
UI / UX

 자동차 실내 인테리어는 아름다움과 기능이 조화되어야 하는 영역입니다. 아름다운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자동차의 목적성을 고려했을 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운전자가 언제든 원하는 기능을 쉽게 작동할 수 있는 기능적 편안함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장거리 운전에 사용되는 차량이라면 UI 구성 시 사소한 것이라도 치밀하게 고려해 운전자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덕목입니다.



스팅어의 UI는 이런 점에서 매우 뛰어납니다. 스팅어의 시트 포지션은 세단 보다 낮아 주행 시 스포티하면서 안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시트 포지션은 상하로 높이 조절이 가능한데 저는 낮은 시트 포지션을 선호해서 시트를 가장 낮추고 운전했습니다. 시트포지션을 낮추고 제가 키가 작음을 감안해도 A필러에 크게 막히는 부분이 없이 트인 시야가 확보됩니다.  

 또한 버킷 스타일의 시트는 전동 익스텐션과 함께 몸을 탄탄하게 잡아주며 무게 중심을 분산해줘 오래 앉아있어도 부담이 없습니다. 실제로 장시간 운전에도 느껴지는 피로도는 일반 시트에 비해 현저히 적었습니다.


스팅어의 실내 디자인 컨셉은 항공기 운전석입니다. 그 때문인지 운전석에 앉았을 때 운전자를 감싸 안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운전자의 손이 가장 많이 닿는 D컷 스티어링 휠은 순정임에도 그립감이 훌륭합니다. 저는 손에 땀이 잘 나는 편인데 손이 땀이 나도 미끄러짐이 없었습니다.



플로팅 디스플레이 위치는 운전 중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동시에 최소한의 시선 이동으로 내비게이션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버튼류는 너무 많지 않은 숫자로 꼭 필요한 기능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동시에 직관적입니다. 센터페시아 버튼은 주행 중 더 손이 자주 가는 라디오, 미디어 등 엔터테인먼트 버튼이 운전자 쪽에 배치되어 있고, 내비게이션과 관련된 버튼은 조수석 쪽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최소한의 동선으로 버튼을 조작할 수 있도록 신경 쓴 티가 나는 구성입니다. 주행 중 사용하는 빈도가 작은 ISG OFF, 어라운드뷰, 열선/통풍 시트를 센터페시아가 아닌 변속기 뒤로 배치한 덕분에 센터페시아의 구성이 미니멀해질 수 있었습니다.


변속기 역시 손에 감기는 느낌을 자랑합니다. 변속기 주변의 주변의 버튼들 역시 변속기 조작 중 걸리 적 거림을 최소화한 배치입니다. 드라이브 모드는 조그 스위치로 주행 중 시선을 돌리지 않고도 조작이 가능하도록 유도했습니다.

 다만 그래도 저같이 주행 모드를 바꾸기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불편한 감이 있었습니다. 차라리 패들 시프트 – 나 +를 더블 클릭 시 드라이브 모드가 변경된다는 가 하는 식으로 스티어링 휠에 드라이브 모드 변경 기능을 추가하는 건 어떨까 싶었습니다.

스팅어의 1열 수납공간 역시 넉넉하며 운전자 친화적입니다. 도어 트림에 핸드폰을 놓아도 밑으로 흘러내리지 않으며, 무선 충전기 부분은 굳이 무선 충전을 하지 않아도 핸드폰을 수납하기 딱 좋은 공간을 제공합니다. 또한 단순 거치가 아닌 컵을 잡아주는 장치가 달려 있기 때문에 쉽게 넘치지 않습니다.


실내의 기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촉감 역시 만족스러웠습니다. 스팅어는 운전자의 손에 닿는 모든 부분에 고급감을 표현하려 한 노력이 그대로 보입니다.

대시보드에 사용된 가죽 소재부터 센터페시아, A필러, 루프까지 모든 부분에서 플라스틱 소재를 최대한 자제하고 스웨이드과 알루미늄, 하이그로시, 메탈 인서트 필름 등 고급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인테리어의 고급 소재의 사용 측면에서는 형제차인 G70보다도 우위에 있었습니다. 이러한 소재의 고급감은 장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는 운전자에게 플라스틱보다 확실히 심리적 만족도를 높여줍니다.  

스팅어가 장거리 여행을 함께하는 2열 탑승객도 중요시하는 차량이라는 것은 2열 에어벤트 부분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2열 에어벤트에는 12V 아웃렛과 함께 USB 충전기가 달려있습니다.


Part2.
Driving Experience


우아한 주행 질감

GT 차량의 미덕 중 하나는 고속에서도 안락하고 여유 있는 주행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팅어 역시 고성능의 차량답게 일상 여행에서 필요한 주행 성능은 차고도 넘쳤습니다.

 오히려 공휴일의 경우 대부분의 고속 도로에 일정량 이상의 교통량이 있고 과속 단속 카메라가 많기 때문에 속도를 내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GT에 고성능이 강조되는 이유는 자동차의 높은 성능이 장거리 운전 시 스트레스를 현저히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스팅어의 달리기 실력은 130km~150km의 고속에서도 “여유 있다"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앞 차량을 추월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경우 전혀 무리하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가속되는 느낌은 고성능 차와 함께하는 여행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려주었습니다.



이러한 스팅어의 넉넉한 성능은 스팅어와 가격대가 겹치는 BMW, 벤츠의 라인업보다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또한 원체 고성능이기 때문에 성인 4인이 함께 타도 가속력에는 여유가 넘쳤습니다.


브렘보 제품이 장착된 브레이크 성능 역시 스팅어의 고속 주행 능력을 충분히 뒷받침할 정도여서 부드러운 가감속이 가능했습니다. 또한 순식간에 고속에 이르는 가속 성능도 인상적이었지만 고속에서의 안정감 역시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바뀌는 차량의 성격도 장거리 운전을 재밌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스팅어는 스마트, 에코, 컴포트, 스포츠, 커스텀의 5개의 드라이브 모드를 제공합니다. 스포츠 모드의 가상 배기음은 운전에 몰입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었으며 운전자를 호전적(?)으로 만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실제 오너드라이버들이 일상 주행에서 가장 많이 사용할 것 같은 모드는 스마트 모드였습니다. 사용자의 운전 성향을 분석해 세팅하는 모드로 오너에게 최적화라는 점에서 효용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팅어의 또 다른 매력은 부드러운 승차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GT와 스포츠카는 모두 고마력을 자랑하지만 고성능을 해석하는 방법은 각각 조금씩 다릅니다.

 GT카는 태생부터 장거리, 장시간 운전을 염두에 두고 탄생했기 때문에 GT에게 안락한 주행감각은 매우 중요한 미덕입니다.  스팅어 역시 스포츠카가 아닌 GT답게 딱딱하지 않고 상당히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합니다. 컴포트 모드가 가장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 역시 의미심장합니다. 또한 NVH 성능 역시 수준급으로 고속에서도 노면 소음과 외부 소음의 유입이 잘 억제되어 동승자와 대화를 하기에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스팅어의 부드러운 주행 질감은 우아하다는 표현이 가장 적합했습니다. 기아 유럽 디자인센터의 그레고리 기욤이 얘기했던 우아함의 실체는 고속으로 갈수록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부드러운 주행 감각이 역동성을 강조한 G70과 차별화되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운전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편의 장비


운전 중 차선을 바꾸는 것, 차로를 따라가는 것, 내비게이션을 확인하기 위해 시선을 돌리는 행위 하나하나가 운전자의 주의와 신경을 필요로 하는 일(스트레스)로 장거리 운전일수록 누적되는 피로는 매우 큽니다. 최신 차량들은 이러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후측방 경보 장치, 전방 추돌 보조 등 다양한 보조 장치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편의 장비들을 옵션으로 선택하려면 비싸다는 것입니다. 스팅어는 GT를 표방한 차답게 2.0T의 두 번 째 트림인 플래티넘부터는 후측방 충돌 경보가 기본으로 탑재되고 전 트림에서 주행 보조 옵션 패키지인 드라이브 와이즈가 선택 가능합니다. 또한 BMW 3시리즈에는 없는 HDA(고속도로주행보조 시스템)이 적용되는 등 확실히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보다는 편의 장비의 폭과 가성비에서 우위에 있습니다.



속초, 양양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차량의 통행량이 더욱 많아져 달리기는 포기하고 편안히 오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능들이 운전의 피로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서 현재 속도, 방향 안내, 과속 단속 카메라 규정 속도 등을 표시해주기 때문에 계기판이나 내비게이션을 확인하러 시선을 돌리는 경우가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다만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경우 단속 카메라까지 남은 거리까지 표시해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또한 후측방 경고 시스템 역시 운전의 피로감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차선 바꾸는 게 뭐 어렵냐고 할 수 있지만 후측방 경고 시스템 덕분에 후방 시야에 신경을 조금 덜 쓰고도 차선을 변경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장거리 운전으로 인해 집중력이 저하됐을 경우 후측방 경고 시스템의 경고는 큰 가치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측방 경고 시스템 외에도 스팅어는 주행 중 후방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역시 안전한 차선 변경에 도움이 되는 기능입니다.

가장 도움이 된 기능은 HDA(고속도로주행보조)이었습니다. HDA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유지 보조 시스템의 조합을 통해 고속도로에서 반자율 운전을 지원하는 기능입니다. HDA는 단순히 ASCC, LKAS 두 기능이 같이 작동되는 것뿐만 아니라 고속도로의 규정 속도를 파악해 자동으로 속도를 유지하는 기능까지 포함된 더 종합적인 기술입니다.

HDA를 활성화하니 약간의 정체가 있는 고속도로에서의 운전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훨씬 적습니다. 핸들을 잡고 있지 않으면 경고음이 나기 때문에 핸들에는 계속 손을 올리고 있어야 했지만 굳이 페달을 밟지 않고도 앞차와의 간격을 조정하고 스스로 핸들을 조향해 차로를 유지해주는 덕분에 운전에 들어가는 집중력이 훨씬 적었습니다. 자율 주행의 미래를 미리 체험한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밤은 깊어가는데 차는 밀리는 답답한 상황에서 이 기능이 큰 힘이 됐습니다.

Part3.
공간


장거리 여행에서 승객과 다양한 수화물을 위한 넉넉한 공간은 필수적입니다. 스팅어는 이러한 점에서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차들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2열 공간의 경우 전륜 준대형 세단만큼 넒은 공간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성인 남성이 타도 부족함이 없는 공간입니다. 위 사진의 모델은 181cm 결코 마르지 않은 성인 남성임에도 여행 중 2열 무릎/머리 공간에 별다른 답답함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다만 분명 2열이 메인이 되는 쇼퍼 드리븐 성격의 차는 아닙니다.)

벤츠, BMW, 아우디의 D 세그먼트 이하 차량을 타시는 분들이 차량을 바꾸는 이유 중 하나가 2열 공간입니다. 연애, 신혼 때는 2열 공간의 활용도가 낮기 때문에 좁아도 상관이 없지만 아이가 생기고 보통 와이프가 2열에 아이와 함께 타게 되면서 답답해해서 2열 공간이 넉넉한 차로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팅어의 경우 2열 공간이 좁아 차를 바꿀 정도는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트렁크 공간 역시 SUV에 비해서는 전고가 낮아 큰 짐을 수납하기는 무리가 있으나,  장거리 여행에 필요한 짐들을 수납하기는 충분했습니다. 기아에서 공개한 바에 의하면 스팅어에는 골프백이 2개, 보스턴백이 4개까지 들어간다고 합니다.  2열 시트가 6:4 폴딩을 지원하기 때문에 2~3인 승차 시 더 많은 짐을 적재할 수 있습니다.



Part4.
인포테인먼트

최근의 차량들에서 매우 중요해지고 있는 영역 중 하나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입니다. 다양한 운행 관련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동시에 음악 등으로 즐거움을 얻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장거리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악입니다. 시승차는 렉시콘 프리미엄 사운드 패키지가 적용된 차량이었습니다.

자동차는 온전히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입니다. 렉시콘 사운드 패키지는 프리미엄이라는 이름답게 15개의 스피커가 적용되어 입체감 있는 사운드를 들렸습니다. Live 앨범을 재생할 경우 앞뒤로 느껴지는 공간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보컬의 음색을 섬세하게 잡아주는 성능은 막귀에게도 매니아들이 스피커가 돈을 투자하는 이유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스팅어는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합니다. 시리를 활용한 음성 제어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래도 카플레이를 활용한 전화, 메시지 읽기 등의 기능은 운전 중 꽤나 유용합니다. 더군다나 벅스 뮤직과 네이버 뮤직 등 스트리밍 서비스도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기 때문에 조수석에 DJ가 없어도 위험하지 않게 다양한 음악을 선곡할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플레이스토어에서 별도 “안드로이드 오토” 앱 다운로드가 필요하나 국내에서는 법규 문제로 인해 정식버전 미출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경우 플로팅 디스플레이, 계기판을 활용해 사운드, 각종 정보의 표시 방법 등 세부적인 설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더 많은 주행 관련 정보를 보여주면 더 좋았을것 같습니다. 또한 여전히 스마트폰 대비 다소 부족한 터치감 및 반응 속도는 아쉬웠습니다. 국산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반응 속도는 많이 개선되었으나 우리가 가장 자주 만지는 터치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에 비하면 아직 부족합니다. 스팅어는 고급 라인업인 만큼 이런 점에서 일반 기아 라인업과 차별화되는 디스플레이였다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력적인 그란 투리스모, 스팅어

스팅어는 확실히 존재감이 남다른 차량이었습니다. 특히 여행지 어디에서든 눈에 띄는 스팅어의 디자인을 감상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또한 아직 스팅어가 출시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인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낯선 여행지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차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 역시 스팅어 덕분에 얻을 수 있던 즐거움이었습니다.

700km 이상을 스팅어와 함께하면서 이 차는 단순히 스포티한 차가 아닌 운전자와 탑승자에 대한 다양한 배려가 녹아든 차량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성능 차량인지라 연비 면에서는 다소 아쉬웠지만 연비를 제외하고 모든 면에서 오랜 시간 운전해도 지치지 않고 즐거울만한 요소가 가득한 차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차를 타고 유럽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GT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차량의 오너를 끊임없이 설레게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가만히 스팅어를 바라보고 있으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생각이 자꾸 듭니다. 도심 속 일상생활을 함께하다 지루해질 때쯤 훌쩍 멀리 떠나는 데 함께하기 좋은 차가 스팅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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