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레시피 Aug 03. 2018

파격할인이 저공해차 보급 확대를 위한 마중물이 될까?

저공해차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우선!

최근 아우디가 “저공해차” 판매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대규모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화제였습니다. 아우디의 할인 판매는“가솔린”차량이라는 점과 그 물량이 수 천대 규모로 꽤 큰 점이 놀라웠습니다. 과연 “저공해차”는 무엇이며, 할인을 해서라도 할당량을 채워야 할 정도로 엄격한 규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저공해차=대기 환경에 악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차

  우선 “저공해차”라는 용어는 대표적으로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이라는 법안에 등장하는 용어로서 해당 법안은 수도권 즉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의 대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적인 시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대책 중 하나가 바로 대기 오염에 끼치는 악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자동차인 저공해차의 보급을 확대하는 것으로 정부는 3년 간 연평균 3천 대 이상(3.5톤 이상 승합/화물의 경우 연평균 3백 대) 판매한 제조사에게 매년 정해진 보급 기준을 준수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이는 매년 보급 기준을 조금씩 상향해 제조사들이 저공해차 위주의 판매 포트폴리오로 전환시키기 위한 의도로서, 자동차가 대기 오염의 주 오염원 중 하나인 점을 고려했을 때 대기 환경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저공해차 보급 계획만으로 충분할까?

  하지만 현재의 저공해차 보급 계획만으로 의도대로 혹은 대기 환경 개선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 정도로저공해차 보급이 확대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첫 번째로 저공해차가 정말 저공해차량인지에 대해 의문이 있으며, 두 번째로 제재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있습니다.
 

가솔린, LPG도 저공해차?

  현재 저공해차는 오염물질의 배출 허용 기준에 따라 1종부터 3종까지 구분할 수 있으며, 제1종과 2종에더 높은 가중치(환산비율)가 매겨져 있습니다.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제 1종의 경우 전기와 수소 등 친환경 연료 100%, 제 2종의 경우 친환경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 3종의 경우 내연 기관 차량 중에 비교적 배기 가스 배출량이 적은 차량으로 최신의 배기가스 저감 기술 적용된 휘발유, LPG차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내연 기관 차량을 제 3종으로라도 저공해차량으로 포함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습니다. 우선 저공해차량 보급 비율을 산정하는 공식에서 3종의 저공해차량의 판매량은 1종에 비해 훨씬 반영되는 비율이 적지만 굳이 내연 기관을 저공해차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번의 아우디/폭스바겐도 각각 A3와 파사트 가솔린 모델로 각 제조사의 파격 할인의 이유가 “저공해차” 판매라고 하니 많은 소비자들이 의문을 표한 것만 봐도, 대다수의 국민들이 가솔린차를 저공해차로 인식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가솔린의 경우 미세먼지 발생은 디젤에 비해 적어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디젤보다 많은 편이지만 환산 비율에서는 0.2만 차이가 나며, 가솔린이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에 비해 대중적이라 판매가 비교적 용이한 것을 감안하면 가솔린이 저공해차 보급 비율을 올리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내연 기관의 경우 저공해차에 포함될 수 있도록 기준을 열어주는 것보다는 각 제조사들이 점점 엄격해지는 환경 규제를 준수하도록 지금보다 강력하게 감독하고 강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제의 실효성?

두 번째로 현행 법상 제재의 실효성이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현재는 기준에 해당하는 자동차 제조사는 매년 보급 기준에 맞춰 보급 계획을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보급 계획을 승인 받지 못했을 때는 500만 원의 과징금을 내지만, 계획을 이행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습니다.
 
승인 받지 못했을 때의 과징금이 비교적 작으며, 계획의 이행을 실질적으로 감독하고 규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말 제조사들의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이번의 아우디, 폭스바겐의 경우 과거 디젤 게이트 사건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인지 보급 계획을 이행하지 않기보다는 파격적인 할인을 통한 저공해 차량 물량 밀어내기를 택했지만, 비교적 이슈에서 자유로운 다른 제조사들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의문입니다.
 
 

사회적 관심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언제부터인가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은 (적어도 수도권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되어 미세먼지 예보 어플리케이션이나 공기청정기 사용이 급격하게 대중화되었습니다.
 

 
 미세먼지 등 수도권의 대기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주요 오염원 중 하나인 자동차 배기 가스를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정책과 현재 수준의 사회적 관심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적극적인 조치가 이루어지기위해서는 저공해차 보급 확대에 대해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만 자동차 제조사들도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입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1월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의 일환으로 대중교통 무료화를 실시하면서 이것이 차량 2부제로 가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번 폭스바겐/아우디의 파격 할인 역시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기보다는 저공해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대체 우리나라 도로는 왜 이렇게 밀릴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