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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라멜팝콘 Jul 01. 2016

12.<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

인디펜던스 데이, 재난이 되어 돌아오다

<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 보셨나요?

오늘은 이 영화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하는데요, 96년 개봉한 <인디펜던스 데이> 이후 20주년 기념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렸을 적에 참 많이 본 영화죠. 명절 때나 케이블에서 워낙 많이 틀어준 영화이기도 하구요.

최근에 <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를 보기 위해서 오랜만에 오리지널을 다시 보기도 했답니다.

20년 전 영화인데 지금 봐도 충분히 통할만한 영화긴 하더군요.

물론 미국 패권주의 스토리가 좀 오글거리긴 하지만요. CG도 지금 수준에서도 딱히 떨어지지 않아 보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0년 전 그때는 엄청난 혁신이었던거죠.



20년만에 돌아온 <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 평론가들의 평점이 좀 낮긴 하지만, 관객 평점은 제법 우수합니다. 그렇게 나름의 기대를 가지고 영화를 잘 관람하고 왔습니다.

크게 스포될만한 내용이 없기도 하지만 돌아온 인디펜던스 데이는 재난 그 자체였습니다..ㅜㅜ


1. 미국은 인류수호자

전형적인 미국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입니다. 인류, 지구의 생존을 위협하는 거대하고 강력한 적 앞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온 인류가 단합해 이겨냅니다. '미국'이라는 국가 자체가 영웅인 히어로물이라고 하면 되겠네요. 오리지널에서는 러시아나 일본이 잠깐 나오긴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이 전면에 등장합니다. 꽤 비중있고 멋있는 역할들로 말이죠.


2. 퇴보한 외계인

외계인은 20년 전보다 더 크고 강력해졌는데 왜 외계인의 세계를 상상하는것은 항상 그대로, 오히려 퇴보하는걸까요? 여왕이라니...... 심지어 말도 안 되게 어마어마한 크기의 생체갑옷을 입은 여왕 외계인이라니.... 순간 괴수영화로 착각할 뻔.... 지구에서도 대장의 전투기는 어마어마하게 큰가요?

화면 하나에도 다 들어오지 못하고 아메리카 대륙 하나를 삼키는 거대한 우주선이 여왕 하나 죽자 그대로 줄행랑이라뇨.. 삼국지의 일기토도 아니고.. 오히려 외계인 우주선에 바이러스를 심는다는 96년의 설정이 훨씬 자연스러울 정도입니다. 거기다 스타워즈에나 나올법한 보이스톡 하는 공이라니!!!

초반부에 각종 랜드마크를 한방에 부셔버리던 엄청난 화력은 갈수록 인간다워지구요. 20년 전 게임 스타크래프트 저그의 오버마인드나 캐리건이 생각날 정도로 설정이 20년 전 그대로였습니다.


3. 놀라울 것 없는 CG와 스토리

예전의 SF영화는 그냥 CG만 화려해도 사람들이 봐주었지만 이제는 관객들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고, 그 정도의 CG는 사실 이제 놀라운 수준도 아닙니다.

오히려 주인공 이외 모두 CG로 구현한 <정글북>의 CG가 훨씬 놀랍습니다.

차마 블록버스터라는 말이 부끄러울 정도의 스토리 구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이후에 말할 배우 부분과도 연관이 있는데, 애초에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캐스팅을 한 것이 아니라 캐스팅이 확정된 배우들로 내용을 구성하다 보니 훨씬더 엉성해 진 것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4. 20년 전 그 배우들

일단 풋풋했던 윌 스미스는 출연하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시면 윌 스미스가 왜 출연하지 않기로 했을까 짐작이 가실 겁니다. 시나리오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자신에게 굉장한 의미를 가진 영화에 20년 만에 예전 배우들과 의기투합하는데 마다할 이유 중 이보다 더 큰 이유가 있을까요?

빌 풀만, 제프 골드블럼의 연기는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적당한 위트를 부담스럽지 않게 전달하는 배우들이죠. 20년 동안 멋있게 늙으시기도 했구요.

하지만 빌 풀만이 자신의 파일럿 유니폼을 바라볼 때, 제발 그것만은 아니길 바랬는데... 외계인과 접촉한 후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 전직 대통령이 갑자기 최신식 전투기를 몬다니... 아무리 지구를 구한 영웅이지만 전직 대통령의 권한이너무 엄청나게 막강하다는 것도 흠.


5. 20년 후 새 배우들

다행히 리암 헴스워스와 제시 어셔의 캐미는 제법 훌륭합니다. 물론 제시 어셔에게서 윌 스미스의 향수를 느끼기란 힘듭니다. 오리지널에서는 윌의 비중이 높았지만 이번에는 헴스워스가 중심이 되니까요.

이 영화에서 젊은 배우들의 연기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다만 짚고 싶은것은 설정 자체가 너무 20년 전에 얽매여 혈연관계라는 것이죠. 무슨 등장하는주인공들이 죄다 20년 전 그 영웅들의 아들이고 딸이고, 그들끼리 또 사랑에 빠지고, 뭐 자기들끼리 다 해먹는 그런 설정...


6. 일어날 재난이 사라진 에머리히 감독

재난영화의 선두주자, 대표주자, 아이콘인 에머리히 감독이 도대체 왜 이 시점에 <인디펜던스 데이>를 다시 꺼내 들었을까요?

힐러리와 클린턴을 위한 대선용 영화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저는 더 이상 재난으로 다룰만한 아이템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일거라는 생각입니다.

워낙 기상천외한 재난들이 이미 영화로 많이 만들어졌고, 본인도 벌써 몇개로 잭팟을 터뜨렸죠.

하지만 외계인은 어떨까요? 미지의 존재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재가공이 가능합니다. 거기에 최근에 돌아왔던 <스타워즈>의 영향도 있겠구요.

문제는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았나 하는 점입니다. 사실 96년에도 스토리가 치밀하고 짜임새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때는 CG라든지 배우들의 힘이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모든 것이 많이 달라졌죠. 에머리히 감독은 굳이 <인디펜던스 데이>를 건드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역효과만 나고있는 상황입니다.


<인디펜던스 데이>는 그 자체로 남았어야 했을 것 같습니다.

<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는 관객들의 기대치를 충족하기엔 부족했다는 생각입니다. 아마 실패한 속편으로 항상 입에 오르내리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20년이 지났는데, 왜 이 영화는 그대로인가요?

기대를 많이 한만큼 참 많이 아쉬운 영화였습니다.


<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

지극히 개인적인 프리뷰로서 ★★

(5개: 재미+작품성=어머, 이건 꼭 봐야해!)

(4개: 작품성or재미=딱히 싫어하는 취향이 아니라면 보면 좋을 영화)

(3개: 무난하게 볼 수 있는 킬링타임용)

(2개: 취향을 심하게 타거나, 굳이 안 봐도 될...)

(1개: 왜 만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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