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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라멜팝콘 Jun 27. 2016

11.<비밀은 없다> 비밀은 없고 개성만 있다.

영화 <비밀은 없다>에 관한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

안녕하세요! 카라멜팝콘M 입니다!


오늘 이야기 할 영화는 <비밀은 없다>인데요.

이경미 감독 연출에 손예진, 김주혁 주연인 영화입니다.

필모그래피가 많지 않은 여감독님의 영화지만 평론가 평점은 꽤나 괜찮은 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평론가들은 우리의 취향과는 다르니까요.

(우리가 보지 못하는 그 어떤 것들을 보시는 분들이라...)

어떤 평론가들은 한국영화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글쎄요, 그 나름의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대중에게 외면받는 영화는 영화사 교과서에나 찾을 수 있게 되겠죠.

제 한줄 평은 "산만하다" 입니다.

보통의 미스테리물이 가지는 전형적인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관객들에게 난잡하다고 느껴질 공산이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독님이 영화적 재능과 스킬이 뛰어나다고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많은 것을 한 편에 다 보여주려고 하다보니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았나 싶네요. 그러다보니 영화 말미의 반전이 관객들에게 느낌표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음표를 던지게 되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미스테리가 가지는 긴장감과 몰입감은 범인찾기에 있고, 영화 내에서 그 단서들을 관객들이 함께 찾고 따라가고 말미에 그것들이 조합되었을 때 터지는 반전이 설득력을 가질 때 관객들은 임팩트가 있다고 말합니다.

<비밀은 없다>는 분명 치밀한 스토리 구조와 전개과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한 많은 관객들은 이 전개를 소화하기에는 아직 무리인 것 같습니다.

엄마인 손예진이 잃어버린 딸을 찾아 딸의 시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과정,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신선하고 세련된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그 단서들이 너무 설득력 없이 끼워넣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야기대로라면 딸과 그녀의 친구는 거의 뭐 천재작곡가, 천재작사가가 되겠지요.

왕따를 당하는 이유, 노트에 적혀진 단서들, 딸과 친구가 사랑에 빠지는 이유, 그들이 음악을 하게 되고 또 그런 의미심장한 노래를 만든 이유, 손예진이 딸의 실종, 죽음에 관한 수사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부모자식 간의 모성애 말고), 김주혁이 불륜을 저지르는 이유(도리화가에서 수지가 김남길을 마다하고 류승룡을 일편단심 좋아하는 이유를 설득력있게 전달하지 못한 것과 같음, 손예진을 마다하고 불륜을 저지르려면 적어도 그만큼 예쁘거나 매력을 느낄만한 다른 어떤 것이 관객에게도 동일시하게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게 없었기 때문에 관객은 매우 뜬금없다고 생각하기 쉬움) 등등 설명이 많이 부족하고,

마지막에 야심차게 준비한 반전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기 위해

사무국장, 라이벌 국회의원 후보, 1학년 담임선생님 등 관객을 현혹시킬 장치들을 계속해서 나열합니다.

그 과정에서 정치스릴러, 동성애, 불륜, 몽환적 음악 등의 코드를 심어 놓죠.

배경음악이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노래마저도 영화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놓고서는 마지막에 딸의 친구가 사건의 경위를 단 몇 줄로 읊어버립니다.

개인적으로 등장인물이 핵심사건에 대해 일일이 설명해 버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요, 이 영화는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게 불친절하다가 마지막에 갑자기 친절해 져 버리는 그런 상황이 되는 것이죠.

손예진의 연기는 인생연기 중 하나일 정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독님의 연출적 개성을 충분히 잘 살려내고 있고, 딸의 복수를 위한 광기도 충분히 잘 전달됩니다. 또 실제로 손예진이 딸의 입장이 되어 딸의 시점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저 역시 손예진의 연기에 몰입할 수도 있었습니다만, 아쉬운 것은 김주혁입니다.

애초에 김주혁이라는 배우가 연기력 측면에서 과소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김주혁이 연기한 김종찬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반전은 있으되, 김주혁이라는 배우에 대한 반전을 가질만큼 비중이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건의 중요한 키를 가지고 있는 역할인만큼 더 많이 활용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저는 배우가 영화에서 가지는 비중에 대해 대체할만한 배우, 그 배우가 아니더라도 잘 어울릴만한 배우가 누가 있을까로 생각해보곤 하는데요, 김주혁이 아니더라도 그 캐릭터를 연기할 배우들은 많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손예진의 역할도 꼭 손예진이여야 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만...)

연출의 개성과 그것을 표현하는 시도는 좋았지만 과유불급, 시기상조, 손예진 하드캐리,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저는 아직 이 영화를 완전히 이해하거나 평론가 분들처럼 수작으로 평가할만큼의 깜냥이 부족한 것 같네요.

<비밀은 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프리뷰로서 ★★

(5개: 재미+작품성=어머, 이건 꼭 봐야해!)

(4개: 작품성or재미=딱히 싫어하는 취향이 아니라면 보면 좋을 영화)

(3개: 무난하게 볼 수 있는 킬링타임용)

(2개: 취향을 심하게 타고, 굳이 안 봐도 될...)

(1개: 왜 만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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