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BS, 시속 40km서 어린이 보행자 인식 실패
비상자동제동장치(AEBS)가 실제 주행 상황에서 어린이 보행자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자동차 전문 채널 오토뷰와 함께 진행한 실험을 통해 현행 AEBS 기술의 한계를 확인했으며, 운전자의 전방 주시가 여전히 필수임을 강조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기아 EV6, 르노 그랑 콜레오스, BMW 320i·iX3, 테슬라 모델Y, 폴스타4 등 총 6개 차량을 대상으로 동일 조건의 시험을 진행했다.
실험은 시속 40km로 주행 중 전방 도로 가장자리에 세워진 어린이 모형을 AEBS가 인식하고 차량을 멈추는지를 평가하는 방식이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테스트에 참여한 모든 차량이 어린이 모형을 감지하지 못하고 제동 없이 그대로 주행을 이어갔으며, AEBS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이는 첨단 기술이 적용된 차량이라 하더라도 예외 없는 결과였다.
정차된 차량 뒤에 어린이 모형을 세운 상황에서도 차량 간 인식 능력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아 EV6, 르노 그랑 콜레오스, 테슬라 모델Y는 인체 모형을 인식하고 정지했지만, BMW 320i와 iX3는 정지 차량과 인체 모두를 인식하지 못하고 충돌했다. 폴스타4는 차량만 인식하고 인체와 충돌한 후에야 멈췄다.
이러한 결과는 AEBS의 인식 정확도가 차량 제조사 및 모델에 따라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보행자 보호 성능에서의 불균형은 소비자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로, 기술 표준화와 신뢰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단은 “현재 AEBS는 체구가 작은 어린이를 도로 가장자리에서 감지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특히 어린이보호구역이나 복잡한 이면도로에서 돌발상황 대응이 어렵다”고 밝혔다.
정용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AEBS는 운전자를 보조하는 장치일 뿐이며, 모든 상황에서 자동으로 위험을 막아주는 장치는 아니다”라며, “기술에만 의존할 경우 오히려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실험은 AEBS 기술의 진보가 절실하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일 수 있는 어린이 보행자를 감지하는 정밀도 향상이 필요하다.
전방 센서의 인식 범위, 작동 조건 등이 차종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제조사들은 해당 기술의 성능을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안내할 의무가 있다.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그 완성도는 아직 제한적이다.
궁극적인 안전은 여전히 운전자의 주의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기술과 사람이 함께하는 안전 운전 문화 정착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