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그란데 판다 공개
이탈리아 감성의 소형차로 기대를 모았던 피아트 그란데 판다(Grande Panda)가 드디어 공식 공개됐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저렴한 수입 소형차’ 이미지로 주목받았으나, 실제 공개된 모델은 유럽 환경 규제를 충실히 반영한 고효율 하이브리드 SUV로 등장했다.
그란데 판다의 파워트레인은 단순한 가솔린 수동 모델이 아닌, 1.2리터 3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한 구조다.
여기에 6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eDCT)가 맞물려 약 100~110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이 조합은 유럽 WLTP 기준 약 22.2km/L라는 우수한 연비를 달성했으며, 도심 주행이 많은 운전자에게 경제성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는 친환경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현 유럽 시장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1,600만 원대의 ‘저가형 수입차’는 현실과 거리가 있었다. 그란데 판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유럽 현지 판매가는 18,900유로(한화 약 3,069만 원)부터 시작된다.
이는 단순 환율 계산만으로도 국산 소형 SUV와 비슷한 가격대로, 현대차 코나·기아 셀토스 등과 경쟁 가능한 수준이다.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스텔란티스 그룹의 스마트 카(Smart Car) 플랫폼이 있다. 이 아키텍처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까지 모두 지원하는 멀티-에너지 기반으로, 신형 시트로엥 C3와 오펠 프론테라 등을 통해 이미 범용성과 효율성을 입증받았다.
외관은 1980년대 등장해 전설적인 명성을 남긴 1세대 판다의 직선적이고 실용적인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X자 형태의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입체적인 PANDA 로고가 적용돼 독창적인 개성을 드러낸다.
전장 3,999mm, 전폭 1,760mm, 전고 1,570mm, 휠베이스 2,540mm의 콤팩트 차체임에도 최적화된 설계 덕분에 5인승 공간과 넉넉한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이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피아트의 디자인 철학을 잘 보여준다.
결국 그란데 판다는 ‘저렴한 입문형 수입차’가 아닌, 유럽산 B세그먼트 하이브리드 SUV로 정의하는 것이 정확하다.
최신 하이브리드 기술과 플랫폼, 그리고 브랜드 헤리티지를 담아낸 만큼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닌 가성비·가심비를 동시에 노린 전략형 모델이다.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상륙할 경우 2천만 원 후반~3천만 원 초반대 가격을 형성하며 국산 소형 SUV와 정면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이탈리아 감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나, ‘저가 수입차’를 기대한 소비자들에겐 다소 아쉬움이 남을 전망이다.
피아트 그란데 판다는 과거의 단순한 실용차 이미지를 넘어, 친환경성과 효율성, 그리고 브랜드 감성을 담아낸 전략적 모델이다.
3천만 원대 가격은 진입장벽이 될 수 있지만, 독창적인 디자인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실용적 공간 구성을 모두 갖춘 만큼 유럽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잠재력을 갖춘 모델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