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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드고릴라 Sep 25. 2020

한국에서 삼성페이는 성공하고, 애플페이는 실패한 이유

간편결제 기술의 차이가 성공을 부른다

“삼성페이 때문에 아이폰을 못쓰겠어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유저들이 꼽은 애플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에디터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삼성페이’의 편리함을 손꼽았다. 일상 속에서 지갑 대신 핸드폰으로 결제가 되는 삼성페이의 편리함을 맛보니, 아이폰을 쓸 수 없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페이는 2018년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금액 중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의 점유율은 독보적이다.


여기서 드는 의문이 생겼다. 기술의 트렌드를 이끄는 대표적인 기업인 애플이 왜 대한민국에서 아이폰으로 결제하는 애플페이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애플페이, 삼성페이의 기술과 우리나라 시장의 특징에서 차이가 있다.




애플페이를 못쓰는 건 결제 단말기 때문이라고?


NFC 결제방식은 스마트폰의 NFC칩이 NFC결제 단말기에 무선으로 신용카드의 정보를 전달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애플이 선보인 ‘애플페이’가 바로 NFC 결제방식을 취하고 있다. NFC 결제 시스템은 결제 단말기에 신용카드 정보를 전달해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주고 받는 데이터는 암호화하는 게 가능하기에 신용카드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는 보안이 장점이다. 


반면 NFC결제를 하기 위해선 가맹점의 NFC결제 단말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대부분 카드사 가맹점의 결제 단말기는 NFC결제 단말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서 NFC결제 단말기로 교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한 곳당 최소 15만원 이상 드는 NFC 결제 단말기를 설치하는 데 소극적이다.


카드사가 NFC결제 단말기 교체에 소극적인 것도 이유가 있다. 애플은 NFC결제 단말기를 카드사가 직접 보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애플은 아이폰 플랫폼으로 결제할 때 발생하는 일종의 무카드거래 수수료(CNP)를 국내 카드사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드사의 입장에선 15만원 이상 드는 단말기 교체비용과 무카드거래 수수료까지 떠맡으면서까지 애플페이를 상용화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 것이다.



삼성페이는 어떻게 결제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


NFC 결제방식을 택한 애플과는 다르게, 삼성은 NFC와 함께 MST방식을 택했다. 갤럭시에도 NFC 결제방식이 지원된다. 여기에 MST방식을 추가했다. MST란 Magnetic Secure Transmission의 약자로 마그네틱 보안 전송 기술을 뜻한다. 


MST 결제방식은 실물 카드의 마그네틱 방식을 스마트폰에 이식했다고 보면 된다. 스마트폰에서 자기장을 형성해 결제 단말기 내에 전류를 발생시키는 전자유도 현상을 일으킨다. 사용자가 저장했던 신용카드 정보를 일회성 암호화된 토큰으로 바꿔 결제 단말기에 전송한다. 결제 단말기는 결제 정보를 해독해 카드사로 전송하여 결제를 완수한다. 


MST 결제방식의 장점은 기존 카드결제 시스템을 이어온 것이기에 기존 결제단말기에서 사용 가능하다. NFC 결제방식과 다르게 별도의 결제 단말기 설치 및 교체 작업이 필요 없다. 


(이미지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

MST 결제방식의 단점으로 꼽는 보안 문제는 지문 및 홍채 등 인증 수단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보완했다. 또한 결제 때마다 새로운 가상 카드정보를 생성하는 토큰화 기술을 도입해 실제 카드 번호가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MST 결제방식은 별도의 결제 단말기 교체 비용이 없고, 보안문제를 해결했기에 바로 사용이 가능했다. MST 결제방식을 택한 삼성페이는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빠르게 점유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아이폰 유저들은 그저 손 놓고 있어야만 할까?


(신한카드 터치결제 Plus / 이미지 출처: 신한카드 유튜브)

애플페이는 국내 카드사와의 입장차이로 도입되기 어려운 실정이지만, 그래도 아이폰 유저들을 위한 페이 서비스가 개발되었다. 대표적인 예가 ‘신한카드 터치결제’다. 신한카드 터치결제는 아이폰에 ‘터치결제 케이스 또는 터치결제 Plus’ 기기를 부착해 결제 단말기에 대면 결제되는 서비스다. 


신한카드 터치결제가 가능한 이유는 ‘음파 변환’ 기술 때문이다. 음파 변환 기술이란, ‘터치결제 Plus’ 기기가 스마트폰 마이크를 통해 신한페이판에서 나오는 고음파를 변환해 가맹점 결제 단말기로 일회성 결제정보를 송출해서 결제를 완수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폰에서도 삼성페이처럼 MST 결제방식이 구현된다.

 

신한카드 터치결제는 ‘터치결제 케이스’ 또는 ‘터치결제 Plus’란 기기를 따로 구매해 부착해야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특히 ‘터치결제 Plus’ 기기는 별도로 충전해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반면, ‘터치결제 케이스’는 일반 스마트폰 케이스처럼 디자인되었다. 현재 아이폰 11pro와 SE2 모델부터 사전예약을 통해 구매가능하며, 차후 다른 기종 케이스도 출시 예정이다.




본격적인 ‘페이(Pay)’의 전쟁은 이제 시작이다


(이미지 출처: LG전자 뉴스룸)

삼성전자의 라이벌 LG전자 역시 LG페이를 개발해 LG스마트폰에 적용하고 있다. LG전자는 다이나믹스사에서 개발한 WMC 기술을 LG페이에 적용했다. WMC기술은 Wireless Magnetic Communication의 약자로, 스마트폰에서 마그네틱 신호를 발생해 결제 단말기가 정보를 읽는 기술이다. MST와 비슷한 원리를 지니고 있지만 엄연히 다른 기술이다. 더불어 NFC 결제 방식도 LG페이에 추가해 NFC지원 가맹점을 확대해 가고 있다.

 

또한 삼성페이의 MST기술을 활용해 카드사의 페이 경쟁은 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삼성전자와 삼성페이 MST 기술 도입 관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카드사들도 삼성페이의 MST기술을 모바일 앱 카드에 적용한 간편결제 시스템을 선보였다. 


신한카드는 ‘신한Pay Fan 터치결제’를 출시했다. 앞서 말한 ‘터치결제 케이스'와 '터치결제 Plus’로 아이폰 유저를 위한 페이 서비스와 함께, 최근에는 목소리로 결제하는 ‘보이스 터치결제’ 서비스를 출시했다. 삼성 스마트폰에서 ‘빅스비(Bixby)’를 통해 음성으로 결제 메뉴 실행이 가능하다.


또한 KB국민카드는 ‘이지터치’를 출시할 계획을 밝혀 모바일 앱카드에 편의성과 범용성을 강화했다. 


(이미지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는 삼성카드와 손잡아 ‘삼성페이카드’를 출시해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더불어 마스터카드와 협력해 NFC 단말기가 있는 전 세계 해외 현지 매장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삼성페이 해외결제 서비스’도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MST기술을 바탕으로 카드사들은 본격적으로 간편결제 시장의 경쟁을 알렸다. 휴대폰 제조사는 새로운 결제 기술을 개발하고, 카드사들은 휴대폰 제조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간편결제 시스템과 카드상품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카드사, 빅테크 기업까지 간편결제 시장을 점령하기 위한 기술경쟁은 이제 시작을 알렸을 뿐이다.



글, 에디터 INDIGO

ⓒCardGori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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