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같은 내가, 샤론의 수선화

Rose of sharon/술람미 여인

by 에스더리

꽃으로 치자면

나는 들꽃을 닮아가고 있다

어릴 때는
장미를 꿈꾸었다

사람들이 알아보고
아름답다고 말해 주는 꽃
햇빛보다
조명을 더 많이 받는 꽃

그런 꽃을 열망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다

그렇듯 한때는
더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조금 더
눈에 띄는 삶을 살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게 다른 꽃들이 들어왔다

길가에 피어 있는 꽃들
들판에 흐드러진 꽃들

골짜기를 지키는 꽃들


누가, 심어 놓은 걸까?
저토록 자기 자리에서
조용히 피고 지는 꽃들을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떠나지 않는 꽃들을


타들어 가는 태양아래 땀 흘리며 퇴색되어도

바람막이조차 없이 온몸으로

나뒹굴다 거칠어진 자기 모습도

스스로 아름답게 생각한다

더욱이

그렇게 봐주는 분 계시니!


어느 날
성경 속에서
그 꽃을 발견했다

그 여인을 마주했다


'나는 사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다'

'내가 비록 검으나 아름다운 술람미 여인'


흐르듯 읽어지던 일정한 속도 속에서

잠시 멈춤 되었다

샤론의 수선화는
들판에 피는
작은 들꽃


어쩌면
지금의 내 삶도
그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누가 보지 않아도

누가 뭐라 해도
계절이 오면
그저 따라 피는 꽃

폭풍을 견디며 지키는 꽃

그것 만으로도 감사한 일 아닌가!

요즘의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장미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들꽃처럼 살아도 괜찮다고

아니
나는 그렇게
들꽃을 닮아가고 있다고.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들판에서


솔로몬이 아름답게 보아 준

술람미 여인처럼.



“예루살렘 딸들아 내가 비록 검으나 아름다우니

게달의 장막 같을지라도 솔로몬의 휘장과 같구나.

내가 햇볕에 쬐어서 검을지라도 흘겨보지 말 것은

내 어머니의 아들들이 나에게 노하여

포도원 지기를 삼았음이라. 나의 포도원을 내가 지키지 못하였구나

-아가서 1:5-6


“나는 사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로다.

여자들 중에 내 사랑은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 같도다.”

-아가서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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