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미래에도 존재할까?

미래에 사라질 직업

by 괜찮아샘

“미래에는 어떤 직업이 사라질까요?”


사회 시간, 미래 사회의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그때, A가 손을 번쩍 들었다.


“미래에는 선생님이 사라질 것 같아요.”


순간 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A가 나에게 선생님 같은 사람은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A의 눈빛을 보니, 내가 싫어서 또는 내게 모멸감을 주려고 그런 말을 한 것 같지는 않았다. A는 왜 미래에 선생님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A의 말처럼 미래에는 정말 선생님이 사라질까?


'교사는 미래에도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야.'


나는 마음속으로 '절대'란 말을 수없이 되뇌었다. 문득, 최근에 학생들에게 온라인으로 아침 조회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다음 주부터 온라인 수업을 실시합니다. 1~4교시는 ZOOM을 통해 쌍방향으로 선생님과 수업을 하고요. 5,6교시는 선생님이 미리 올려둔 영상을 보면 됩니다. 참, 과제를 E-학습터 과제 방에 올려놓는 것도 잊지 말고요."


최근, 이런 모습이 학교 현장에서 일상이 되었다. 학교에서 온라인으로 학생들에게 수업을 하는 모습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대면 수업만 가능할 것 같았던 학교 현장에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이다. 학교 현장에도 이제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통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 미래에는 정말 선생님이 없어질지도 몰라.’


미래에는 '교사'가 사라지거나, 또는 '교사'란 이름은 그대로 쓰지만 그 역할은 완전히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선생님들은 학교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걸까? 또 선생님들은 학생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던 중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저자인 빅터 프랭클 박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3년 동안 강제 수용소가 있는 아우슈비츠에서 수용소 생활을 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수용소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었다. 이 책 속에서 수용소의 모습을 접할 때마다, 안타깝게도 학교의 모습이 떠올랐다.


'학교도 교실이란 제한된 공간에 학생들을 강제로 몰아넣고 있지 않나? 질서와 규칙을 강조하고, 학생들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통제한다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학교도 작은 수용소가 아닐까?'


교실을 수용소라고 본다면, 교사의 역할은 무엇일까? 교실 속에서 학생들을 통제하는 교사의 모습이, 재소자들을 관리하는 교도관의 모습과 오버랩이 되었다. 이런 학교라면, 또 이런 모습의 선생님이라면 미래에는 존재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도 학교의 존재 이유도, 교권의 존재 근거도 모두 아이들의 행복한 성장이어야 하고, 이를 위한 출발점에 아이들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

-박일관, <학교혁신 2.0>, 에듀니티


사실 학교와 수용소는 존재 목적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학교는 학생의 행복한 성장을 돕기 위해서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사가, 학생이 학교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잊는다면 어떨까? 또 언제나 학생을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교실은 정말 수용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A가 선생님이란 직업이 미래에 사라질 거라고 말했던 것은, 미래에는 통제하고 억압하는 교사가 아닌 소통하는 교사만 남을 것이란 말이 아니었을까? 물론, 30여 명의 학생들이 안전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규칙과 규율도 필요하다. 그러나 엄격한 규칙 속에서도 아이들이 학교의 주인공이란 사실만은 항상 잊지 말아야겠다. 그런 마음을 가진 교사라면 미래에도 사라지지 않고 그 역할을 다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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