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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괜찮아샘 Jan 01. 2022

글 40편만 쓰면 책이 된다고요?

출간 일기 1

"휴... 이제 다 끝냈다."


드디어 목표하던 글 40편을 다 썼다. 노트북을 책상 한쪽 구석으로 밀어 놓았다. 후련한 마음이 들었다. 당분간은 글쓰기는 생각하지도 않겠다고 다짐했다.


처음부터 책 쓰기에 도전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방치되어 있던 개인 블로그를 살리고 싶어서 시작한 글쓰기였다. 일기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닌 애매한 글을 올렸다. 글쓰기 목적도 대상도 불분명했지만, 그래도 소수의 이웃들이 좋아해 줘서 글을 하나씩 써나갔다.


그러던 중, <당신도 골방에서 혼자 쓰나요?>와 <이젠 블로그로 책 쓰기다!>를 읽었다.  


내 상처를 꺼내 글로 썼을 때, 내 마음을 똑바로 응시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해결될 것 같지 않았던 마음의 문제가 더는 나를 괴롭히지 않게 되었다. 이런 상처를 나만 볼 수 있는 골방에 저장해 둔다면 진전은 없다. 자신의 상처를 글로 이겨냈다고 자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치유를 원한다면 그 상처를 공개해야 한다. 골방 문을 열고 나와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객관적인 시선으로 나의 글을 볼 수 있게 되고 진정한 치유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선량, <당신도 골방에서 혼자 쓰나요>, 부크크


글을 써나가면서 내 상처와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다. 글을 통해 상처에 직면하기보다는 상처를 감추려고만 노력했다. <당신도 골방에서 혼자 쓰나요>를 읽으면서, 내 상처가 해결되려면 사람들 앞에 상처를 드러내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글을 쓸 거면 제대로 써보자.'


내 글을 통해 사람들 앞에 내 상처를 드러내기로 다짐했다. 상처를 사람들 앞에서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홀가분한 마음이 들었다.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이젠 블로그로 책 쓰기다!> 신은영 작가님은 책을 통해, A4 2장 분량의 글을 40개만 모으면 책으로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왕 글을 제대로 쓰기로 으니, 책 쓰기까지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때부터 40개의 글을 모아서 출간을 하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생겼다. '교육 에세이' 출간을 꿈꾸며, 학교 생활과 관련된 글을 써나가기 시작했다. 출간을 꿈꾸며 글을 쓰는 것이, 의미와 재미가 있었다. 오픈된 공간인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자, 글을 읽어주는 이웃들도 많아졌다. 많은 이웃들이 내 글을 읽고 공감해 준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했다


학교 생활과 관련된 글이 30여 편을 넘어서자, 학교 이야기만 하는 것이 벅차고 힘들었다. 다른 주제를 쓰고 싶은데도, 책 쓰기만 생각하며 억지로 비슷한 글을 짜내는 것 같아서 고달팠. 또한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글에 대한 기준은 높아졌는데, 내 글쓰기 실력은 그대로인 것 같아서 힘겨웠다. 즐거웠던 글쓰기가 어느 순간부터 부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2021년 12월 27일 마침내 40편의 글을 완성했다. 4달여에 걸쳐서 첫 번째 목표를 이룬 것이다. 순간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당분간은 글쓰기와는 안녕이다!!!'


어느 순간부터 글쓰기와 애증의 관계가 되어버렸다. 당분간은 좋아하는 책을 원 없이 읽으며 쉬다가, 다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면 글을 쓰기로 다짐했다.


2021년 12월 29일 새벽 12시 30분에 약 50개의 출판사에 투고 메일을 보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출판사의 답변을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기대와 불안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출판사에서 답변이 을까?"


수시로 메일을 확인했다. 출판사에서 새벽 시간에 원고를 확인하고 답변할 일은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얄궂게 핸드폰만 자꾸 쳐다봤다.


오전 8시 40분에 문자 한 통이 왔다. 혹시나 출판사에서 온 메시지는 아닐까? 온 신경이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얼른 문자를 확인했다.


[출간 일기 2]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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