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이를 살려주시 옵소서

주여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by 푸른 반딧불

나는 언제부터 인지도 모르지만 오래전, 그분(주님)을 처음 알게 된 건 고등학교 1학년 미션스쿨에 입학했을 때 처음 만났다. 하지만 여러 번 스쳐 지나갔고 또 나는 그냥 입으로만 아버지라고 부르며 기도드렸을 뿐 그분이 누구신지 잘 못 느끼며 살았다.


죽음 같은 고통을 수차례 겪었는데, 38세에 사랑하는 둘째 딸이 10세 경 소아암으로 사경을 헤맬 때였다. 어린아이가 암에 걸린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수술은 8시간이 소요 됐고, 아무것도 들리는 것도 보이는 것도 없었다. 오직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앞이 깜깜했다.


그저 조용히 병원 7층에 교회로 가서 무릎 꿇고 통곡하며 살려 달라 매달렸다. 아무도 없는 빈 교회지만 그분은 들으시고 그분은 아시리라 믿었다.


그 아이는 살아났다. 대퇴부에 있는 그 암균이 99.9프로 죽었다고 했을 때 하늘을 날 것 같이 기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째 딸아이는 엄마와 함께 있던 동안이 제일 행복하다고 하며 문제집을 병원에서 받아 공부를 하였다. 병원에 있는 암환자 아이들 중 유일하게 공부하는 아이라며 모두들 예뻐하였다.


사실 암이라는 것을 너무 몰랐고 35여 년 전이라 그땐 암은 3개월 시한부인 줄 알았다. 그런 아이가 4학년 10월 처음 알게 되었고 항암제 투여 후 머리가 다 빠져 가발을 쓰고 휠체어를 타고 학교에 갔는데도 우등상을 받았다. 항암제는 8차까지 투여받았다. 거의 한 학기를 쉬고 5학년이 되었다.


우리 가족은 오랫 만에 가족여행을 하였다.

충주호에 가서 배도 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모두들 지쳐 있었고 힘들었지만 오랜만에 오붓하고 행복한 시간이 주어졌다.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암이 재발하지 않고 4년이 되니 이제는 관절을 넣자고 하였다. 그리고 처음엔 무릎이 꺾어지는 인공관절을 삽입했다. 한 번 넣으면 20년은 사용할 수 있다 하였다. 수술은 잘 됐다고 생각했고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랐다.


그 중간에도 십여 차례 근육을 살리는 수술을 하기 위해 허벅지 근육에 칩을 넣기도 하고 빼기도 하였고, 성장으로 인해 계속 키는 커갔고, 오른쪽 다리와 왼쪽 다리의 길이가 차이가 생겨 절뚝이며 걸었다. 너무 많이 절뚝이면 고관절에 무리가 가게 되기 때문에 키 차이를 줄이기 위해, 뼈를 늘이기 위한 수술이 필요했다.


그렇게 근육을 살리기 위한 작업등 최첨단 수술을 받고도 아이는 의연하게 잘 버티며 기적처럼 공부하여 고등학교 때는 수학 경시대회에서 1등 하였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다.


우리 딸이 내게 해 줄 수 있는 효도는 그때 다 해 준 것 같았다. 그때 나는 이미 아버님 뜻대로 하겠다고 약속하였기 때문이다. 그 애는 공부로 보답하였다. "하나님이 네게 이 고난을 주신 것도 그것도 이유가 있으실 거야. 선택받은 이유가..." 하면서 위로하였다.


하지만 어느 날 굽어지는 관절을 빼내고 일자 관절로 다시 교체하는 게 삶의 질이 더 나을 것 같다고 권하여 결국 관절을 빼내고 다시

구부러지지 않는 것으로 하면서 재수술을 하였다. 그때가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그 후도 관절을 넣었는데 열이 40도가 넘어도 안 떨어지는 게 아닌가? 이때 나는 처참히 무너지며 모든 게 내 죄 때문인 것 같아, '살려만 주신 다면 이제 당신께 바치오니 주님 뜻대로 하옵소서' 하고 목놓아 울면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바치는 마음으로 살려달라 부르짖었다. 그리고 수술이 무사히 끝나고 대학에 입학했다.







좋은 일이 생기면 그분의 돌보심 같다.

덜 힘들 때도 그분의 보살피심 같다.

맛있는 게 입으로 들어올 때도 그분께 감사드린다.


어려운 일을 앞두고 있을 때 나도 모르게 긴장하게 될 때도 그분을 찾게 된다.

때로는 모든 게 그분의 섭리 같이도 생각된다.


어리섞은 내가 지혜를 얻을 때까지,

불쌍한 내가 고통 속에서 헤쳐 나올 때까지,

그분은 나를 기다려 주실 것 같다.


그분을 생각하면 너무 감사하고

그분이 나 같은 인간을 도우심에 감사하고,

그분이 어려울 때마다 찾아오시어 지혜 주시고 도와주시어 난 버티고 살은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나의 그림자인 나의 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