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머리에 흰빛이 번지자, 비로소 고개를 끄덕입니다. 내 삶의 무게 중 많은 것이 내 탓이었다고.
조금만 더 일찍 마음을 나누고 한 걸음 낮출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하나님을 더 일찍, 더 깊이 만났더라면 어디쯤 달라져 있었을까요. 그런 뒤늦은 질문들이 가끔 마음을 적십니다.
도전을 즐기고 씩씩함을 믿었던 나는 오래도록 경쟁하듯 달려왔습니다. 그게 정답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찾아옵니다.
세상에서 받은 사랑을, 나는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요. 알게 모르게 진 빚들까지 다 갚고 떠날 수 있을까요. 그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그래서 오늘도 내려놓는 법을 연습합니다. 남은 삶을 성실하고 진실하게. 지금부터 조금씩 비워 낸다면, 여든 혹은 아흔 즈음엔 더 평안해 지겠지요.
나는 평범하다고 믿었지만, 돌아보니 욕심이고. 도전이라 즐기며 내 방식으로 해석하고 살아왔습니다. 억울함이 밀려올 때면 예수님을 떠올립니다. 죄 없으셨으나 순종하셨고, 채찍과 조롱과 돌팔매 속에서도 십자가 에서 기도하셨던 그분을.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주님의 뜻대로 하옵소서.”
그 기도를 마음속에 올려놓으면, 나는 잠깐 침묵 속에서 작아집니다.
주님의 영광이 함께하시고,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루를 감사로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