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첫 번째 노숙자 인터뷰

아일랜드의 노숙자와 그 이유들

 아일랜드에는 아니, 어쩌면 수도 더블린에는 노숙자가 참 많다. 아일랜드는 인구가 500만 남짓의 작은 국가 이지만, 3000명 이상의 노숙자가 수도 더블린에만 있다 한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노숙인 비율을 가진 나라 아일랜드. 유럽의 영어권 국가 치고는 상대적으로 비자 받기가 쉬워서 많은 그리고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아일랜드로 기회를 찾아왔다고 한다. 그리곤 노숙자가 된다고 한다. 또한 한 때 경제개발 붐이 일었고, 때문에 경제가 급 성장한것도 맞지만, 경제개발 붐이 꺼진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다 한다. 경제적 문제로 인한 것뿐만 아니라 경제가 어려워지니 많은 갈등이 있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노숙자가 되었다고 한다.   

 

 노숙자를 만나자 마음 먹은 이후로 처음 만난 노숙자는 리차드 형님이다. 리차드는 더블린의 가장 큰 대로인 오코넬스트릿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를 잡고 구걸을 하고 있었다.  색이 조금 바란 침낭 하나와 종이컵 하나가 가진 짐의 전부인 리차드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서 담배를 구걸하다가 맞은 적도 있다 한다. 무려 9년 동안이나 거리 생활을 해왔는데, 가족은 없다고 했다. 희망 아닌 희망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짧은 실력 발휘로 만든 '코이의 법칙' 영상을 핸드폰에 넣어서 리차드 아저씨에게 보여주었다. '니가 만들었어?' 하는 것이다. 잘 만들었다 말해주었지만 표정은 잘 크게 긍정하는 것 같지 않았다. 왜 노숙을 하게 되었냐 물었다.


 '나는 원래는 아마추어 복서였어, 자기 여동생이 남자 친구한테 잔인하게 살해 당했어, 경찰에 신고 안하고 복수 하기로 했어, 그리고 복수를 했는데 그 이후로 집안이 기울었어, 그 이후로 아버지도 쓰러지시고 그러다가 이렇게 된거지 뭐' 


 무서웠다. '내가 누굴 죽였다 그래서 도망쳤다. 사실은 나는 살인자다'라는 소리가 나올까 무서웠다. 그래서더 자세히 물어볼 용기가 당시엔 없었다. 그래서 얼른 대화 주제를 옮겼다.  꿈이 뭐냐? 물었다. 


  '꿈은 없어.  너무 늦어 버렸어, 너무 늦어 버렸어... 너무' 그래서 예전에 꿈이 뭐였나 물었다. '사실 예전엔 복싱 챔피언이 되는게 꿈이었어,  그런데 사실 너무 늦은 것 같아, 니가 준 용기는 고마워....'


  리차드 형님은 말을 더 이상 잇지 않았다. 그리곤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나도 더 이상은 강요 할 수 없어 관련 이야기를 더 하기를 포기 했다. 그리곤 그냥 리차드 형님 옆에 한 동안 앉아 있었다. 처음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상하게 나를 처다 본다. 나도 노숙자인지 아닌지 궁금해 하는 눈치인듯 했고,  단지 그냥 신기해 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 눈치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10월의 도로 바닥은 차가웠다.  어쩌면 노숙인들도 대단하다 싶었다. 


 그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중에 리차드 형님이 종이를 달라더니  꿈을 종이에 적기 시작했다. '다시 챔피언이 되겠다' 그리곤 나에게 물었다. '얼마 만에 챔피언이 될 것 같아?' 내가 3년이라 말했다. 5년 안에라는 조건을 더 적었다.  나는 니가 큰 코이 고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아저씨에게 말했다. 솔직히 리차드 아저씨 같은 희망을 잃은 사람에게 진짜 희망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악수를 하고 집으로 돌아 오는데 마지막으로 잡았던 아저씨 손의 차가움이 집에 갈때까지 기억에 남았다. 그렇게 나의 첫 노숙자 인터뷰는 간단하게 또 간단하지 않게 여운을 남기고 끝났다. 


 노숙자부터 대통령까지 만나자는 목표. 사람들은 좋은 아이디어 이긴 하지만  '음~' 사람들은 내 목표를 회의적으로 보았다. 대통령을 어찌 만나겠냐는 의미를 띈 눈치를 주면서 조소를 띄었다. 나는 가능 할 것 같은데? 대통령도 사람일 것이고, 노숙자부터 한 단계씩 타고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나? 하는 내 생각을 믿는다.  그리고 나도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또한 그들에게 약간의 희망이라는 인생의 조미료를 뿌려 주고 싶었다. '코이의 법칙, 큰 환경에서 자란 물고기가 큰 물고기가 된다' 동시에 '큰 꿈을 가지면 큰 사람이 된다'라는 것을 생각하고, 그것이 꼭 실현 될 것이라 은연 중에 믿으면서 말이다. 어찌되었건 나는 노숙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나 저러나 내 프로젝트는 시작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이름도 모르는 노숙자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