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어쩌면 범죄자 일지 모르는 노숙자

피터 아저씨 그리고 범죄자?

 사실 담배 끊은 지가 몇 년째 인지 모를 만큼 담배를 안 피고 살아왔다. 심지어 군대에서도 피지 않았다.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스스로를  테스트하고자 안 폈다. 그런데 아일랜드로 넘어올 때, 용돈 삼아 팔려고 가져온 담배를 귀찮아서 팔지 않고 가지고 있다가 한번 뜯었는데 한 대씩 피고 있다. 말도  안 된다. 하면서 피고 있었다. 그래서 차라리 내가 피기보다는 노숙자들한테 주자는 생각으로 들고 나왔다. 거리에는 여전히 노숙자들이 넘쳐나고 잔돈 좀 달라고 여전히 구걸 중이다.  



그중에 나이키 운동화 신은 사람도 있고, 그냥 여행객인데 용돈이라도 벌어 볼 모양으로 길바닥에 앉아있는 사람도 있다. 나는 눈동자에 초점이 없는 친구 옆에 앉았다. 정확히 말하면 아저씨다. 아저씨 이야기 좀 들려달라고 하니까. 옛날 옛적에로 이야기를 시작하더니 술술 이야기 봇다리를 풀더라. 담배 한대의 힘이었을까? 아저씨는 40살인데 거의 평생을 노숙하면서 살았다고 한다. 가족도 형제도 있었는데 어머니가 어릴 적에 심장마비로 돌아가시고 다 같이 노숙을 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청소부로 필리핀 사람들이랑 같이 일했지. 5년도 넘게 일했는데 이유도 모르고  해고되었어. 그래서 그 회사 사무실을 몰래 털었지. 한 만 파운드 정도를 훔쳤는데, 그 이후에 친형제들한테 내가 훔친 사실과 얼마를 훔쳤는지를 말하니까, 형제들이 자기돈을 훔치는 것도 모자라, 이빨도 팔도 부러트리고 도망쳐 버렸어.  그 이후로 다시 길로 왔고 이렇게 노숙자로 살고 있어. 사람의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거야' 


 '사람 앞 일은 아무도 모른다' 하는데  그 소리를 듣는데, 뭔가 내 가슴이 요동 쳤다. 사람 일은 모를 일이다. 해고를 당하고, 돈을 훔치고 형제들을 믿어서 그 돈을 가져갔는데 형제들이 배신했다니 믿기지 않는다. 돈 앞에 핏줄은 무의미 한가보다. 그리고는 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무슨 꿈을 가지고 있느냐 물었다.


'노숙자라는 지금의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이 꿈이야'


 조금은 더 아름답다 착각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그 꿈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아저씨가 더 많은 비밀을 말해줬는데, 이 아저씨가 경찰에게 잡혀 갈까 봐 못 적겠다. 물론 나쁜 일이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고, 나를 도와줬는데 차마 글감으로 쓸 수가 없다. 나중에 라면 또 모르겠지만 말이다.


- 구걸은 허용되지 않는다. 노숙은 허용된다. 그래서 경찰은 거리에 노숙인을 쫓아낸다. 하지만 노숙인들은 자리를 잠시 옮길 뿐 구걸을 멈추지는 않는다. 답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들에게는 답이 필요하다.    

작가의 이전글 뽀리랑 같이 자는 피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