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쟁이를 찾는 취준생들에게

커리어는 누군가가 대신 '맞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

by Heidi Buildup

2026년 새해가 밝았다. 혹시 신년이라서 사주나 신점 이야기를 기대하고 클릭한 분도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많은 청년들을 만나고 있다.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러주는 청년들.
그 친구들 덕분에 나도 에너지를 받았다. 때로는 내 에너지를 건네기도 했다.

앞으로 내가 컨설팅과 코칭을 하며 만났던 이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기록해보려 한다.
커리어와 일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실질적인 팁도 천천히 풀어볼 생각이다.


# 허탈함의 기록

많은 청년들을 만나며 컨설팅을 하다 보면 유독 마음에 남는 친구들이 있다.

절실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 그중에서도 “아, 이 친구는 진짜…” 싶은 사람들이 있다.
밤을 새워가며 자기소개서를 몇 번이고 다시 고치고, 면접 답변을 정리해 두고도 불안해서 또 고치고,

목이 쉴 정도로 혼자 소리 내어 연습하는 친구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내 에너지를 모두 쏟아붓게 된다.

마치 내 일인 듯 진심을 다해 그들을 돕고 싶어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행운의 여신이 모두에게 찾아가는 건 아니었다.

그들의 간절함을 곁에서 과정대로 지켜보았기에 그 안타까움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엔 진짜 될 줄 알았다"는 그들의 목소리가 내 마음을 쓰리게 한다.

정말 정말 취업의 문은 쉽게 열어주지 않는다.


# 누군가 내 직무를 정해주길 기다리는 순간...나의커리어는 멈춘다

상담실 문을 두드리는 많은 이들은 나를 마치 ‘점쟁이’처럼 대하곤 한다.

제 스펙으로 여기를 지원할까요? 아님 다른 채용공고를 지원할까요?
저는 이 직무랑 더 맞을거 같아 보이세요? 저 무슨 직무로 지원할까요?

자신의 앞길을 누군가 명확히 점지해 주길 바라는 마음 나또한 불안한 20대에 그랬고!

지금도 그런 마음이 종종 들긴 한다. 그 불안함은 충분히 이해한다. 신이 있으면 누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면 정답을 알려주길 하는 마음.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누군가 내 직무를 정해주길 기다리는 순간, 당신의 커리어는 멈춘다.

커리어는 정해진 정답을 맞히는 객관식 시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틀리다, 맞다의 개념도 아니다.

남이 정해준 기준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다 보면 정작 본인이 가진 고유한 스토리와 잠재력은 뒷전이 되고 만다.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길 위에서 우리는 결코 주인공이 될 수 없다. 이 해결책으로 자기분석을 해야한다고 유명 취업서적, 유튜브를 보면 다들 정석으로 말한다.

“자기분석을 해서 본인의 적성과 흥미를 파악 한 후 직무를 정한 다음에 시작하라.”

맞다! 맞다! 맞는말이고.. 틀린말이 아니다.

물론 내 스스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자기분석이 끝낸 친구들에게는 비교적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마음이 급한 친구들에겐 그 말이 너무 멀게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리고 조급한 마음때문에 더 나에대해서 돌아볼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


# 우연처럼 보이는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온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론 중 하나는 스탠퍼드 대학의 존 크럼볼츠 교수가 제안한 '계획된 우연(Planned Happenstance)의 법칙'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커리어를 분석해 보니 약 80%가 처음부터 계획한 경로가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한 우연한 사건들로 결정되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여기서 핵심은 '우연' 그 자체가 아니다.

우연처럼 보이는 기회는 사실 철저히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답만 기다리는 사람에게 행운은 비껴간다.

호기심을 갖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는 인내심을 발휘하며,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사람만이 그 우연을 '기회'라는 운명으로 바꿀 수 있다.

운은 '만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것이다.


# 다시 시작점에서

나는 취업 준비 과정이 단순히 합격이라는 목표를 위해 견디는 고생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시간은 결국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요즘 청년들은 외부에서 정해준 정답만 쫓느라, 내가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순간에 가슴이 뛰는지 곰곰이 생각해본 적이 없던 것 같다.

자소서를 쓰면서 그동안의 경험을 되짚어보고, 면접을 준비하면서 나의 논리와 생각을 점검해보면서 이 모든 과정이 과정을 ‘나’를 알아가는 시간으로 즐겼으면 좋겠다.

그러니 이제 점쟁이에게 복채를 내듯 내게 정답을 묻지 않았으면 한다.

대신 당신 안에 숨겨진 원석을 어떻게 깎아낼지,

그리고 찾아올 우연한 기회를 어떻게 당신만의 커리어로 만들지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앞으로 이 공간을 통해 직무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는 물론,

스스로 커리어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들을 연재할 계획이다.

때로는 뼈아픈 조언을... 때로는 따뜻한 응원을 전하며 여러분의 길에 동행하려 한다.

준비된 우연을 기회로 바꿀 당신의 시작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