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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직장상사는 이렇게
칭찬한다

리더의 공짜 무기

by 업의여정

세상에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또 있을까?


조직에서 상사들은 공짜 무기를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정작 그 무기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빛나는 무기가 안타깝게도 창고에서 녹슬어 가고 있다.


회사는 직원들 사기와 직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매년 연봉 올려주고, 성과급 지급하고, 각종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한다. 이런 제도에는 항상 돈이 필요하고 예산 부담은 아주 크다. 게다가 성과급은 아무리 많이 줘도 상대적 비교를 하기 때문에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돈 전혀 쓰지 않고도 직원 사기와 업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칭찬하기'다.



왜 칭찬이 강력한 무기인가


심리학과 경영학 분야의 여러 연구들은 한 목소리로 '칭찬'과 '인정'의 효과에 대해 말한다. 상사가 시의적절하게 부하직원을 '칭찬하고 인정하는 행위'는 직원 사기와 직무 만족도를 크게 높인다고 한다.


인간은 오랜 세월 사회적 동물로 진화했고, 무리에서 인정받고 칭찬받고자 하는 건 인간의 생존 욕구다. 칭찬받는다는 건 집단에서 자기 존재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며, 목숨이 걸린 문제다. 매슬로의 욕구 단계 이론에서도 4단계 존중의 욕구(need for esteem)는 인간의 핵심욕구 중 하나인데 칭찬과 인정, 존경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따라서 무리 지어 생활하는 회사에서 직장 상사의 작은 칭찬도 부하직원에게는 위력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상사의 칭찬 한마디가 웬만한 복리후생 제도나 성과급 주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상사들이 부하직원을 여간해서 칭찬하지 않는다. 칭찬에 인색할뿐더러 칭찬을 잘하는 방법도 모른다. 그 이유는 상사들 머릿속에 은연중 이런 생각이 잡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부하직원이 당연히 할 일을 했는데 뭘 칭찬까지 해?”

“별거 아닌 일로 자꾸 칭찬하면 버릇만 없어지고 기고만장해져"


그러나 유능한 상사들은 이미 이 무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부하직원을 적시에 제대로 칭찬할 줄 알면 직원 개개인과 팀 사기를 올리고 팀 분위기를 개선할 수 있다.


슬기로운 직장상사들은 '칭찬하기 신공'을 어떻게 펼치고 있을까? 칭찬을 잘하기 위한 여섯 가지 원칙을 살펴보자.



칭찬을 잘하기 위한 여섯 가지 원칙


1. 부하직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더라도 칭찬하라

당연히 할 일을 했지만 잘 마무리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칭찬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수고 많았어요. 잘 마무리했네요”, 이 한마디가 자신감을 북돋는다. 상사 입장에선 일처리가 다소 마음에 안 들거나 미진할 수 있지만 그럴 때마다 지적만 하고 입 싹 씻으면 부하직원은 주눅 들고 동기가 저하된다.


먼저 일을 잘 완수한 것에 대해 칭찬한 후 보완 부분에 관해서는 미래지향적으로 이야기를 이어가자.

“이 부분만 이렇게 신경 쓴다면 다음엔 더 멋진 작품이 나오겠네.” “다음에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나에게 요청하세요.” 과거지향적이고 부정적인 표현, 예를 들면 “아, 이걸 제대로 못 해서 아쉽네. 쯧쯧” 같은 표현은 삼간다.


2. 칭찬은 구체적으로 해야

“이번 프로젝트 수주는 김 대리 역할이 참 컸습니다. 추가 제안 아이디어가 결정적이었어요.” 구체적으로 칭찬하면 부하직원은 상사가 자기 역할과 기여를 분명히 이해하고 있다고 느낀다. 입에 발린 칭찬이 아니라 진심 어린 칭찬을 받았다고 느낀다.


3. 타이밍이 생명, 즉시 해라

칭찬은 즉시 해야 효과가 배가된다. 만약 다음날 한다고 생각해 보자. 약발이 많이 떨어지고 생뚱맞다.


4. 밝은 표정으로, 큰 목소리로 전달하라

우리나라 상사들은 좀처럼 얼굴을 활짝 펴고 밝게 직원을 대하지 못한다. 근엄하고 굳은 표정, 낮은 목소리로 칭찬하면 메시지가 왜곡된다. 따뜻한 눈빛, 밝은 표정, 힘 있는 목소리가 진정성을 전달한다. 연습을 몇 번 하면 잘할 수 있다.


5. 공개적으로 칭찬하라

가능하면 여러 직원이 보는 앞에서 칭찬한다. 효과가 배가된다. 공개적인 칭찬은 팀 분위기도 살리고, 다른 직원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된다. 회사들이 공식 행사자리에서 포상식 하고 금일봉을 전달하는 건 이유가 있다. 물론 너무 형식적이고 보이기식 행사도 있지만. 반대로 지적이나 꾸중은 반드시 조용한 곳에서 1:1로.


6. 진심을 담아라

상사가 마음을 담아서 칭찬한다는 시그널이 부하직원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부산스럽고 산만한 주변 환경에서 상사가 핸드폰과 시계를 살피며 부하직원에게 지나치듯 칭찬하면 곤란하다. 칭찬의 시간이 비록 5초 정도의 짧은 시간이라 하더라도 차분한 태도로 지금 이 시간에 집중해야 한다. 부하직원의 눈을 쳐다보면서 진심을 실어 칭찬한다. 복도에서 쓱 지나치면서 칭찬 멘트를 훅 던져버리면 부하직원의 기분이 어떨까?



괜히 직원들 사기 올려주고 단합한다고 좋아하지도 않는 회식 자주 할 필요 없다. 상사의 진심 어린 칭찬 한마디가 직원들 마음을 움직이고, 팀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상사에게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하직원은 즐겁게 출근할 수 있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다. 조직이 원하는 성과는 여기서 조금씩 우러나온다.


오늘 직원들에게 칭찬의 무기를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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