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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직원에게 무시당하지 않는 법

왜 어떤 상사는 부하직원에게 존경받고, 어떤 상사는 무시당할까?

by 업의여정

회사에서 부하직원에게 무시당하는 것만큼 곤혹스러운 일은 없다.


리더(상사)가 부하직원들로부터 진심 어린 존경을 받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존경은커녕 지시조차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면, 리더는 조직에서 설 자리를 위협받게 된다.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50% 수준의 지지율을 얻기가 좀처럼 어려운 것처럼, 회사에서 리더가 리더십을 발휘하여 다수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도 만만치 않다.


많은 상사들이 자기는 존경받고 있고, 부하직원들이 진심으로 따른다고 착각한다. 나중에 퇴사하고 나서 과거 함께 일했던 부하직원으로부터 전화 한 통 걸려오는지, 만나자는 연락 한 번 오는지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는 리더가 가진 직책과 인사권, 예산권 같은 권력 때문에 마지못해 따르거나 존경하는 척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리더십의 본질은 '존경받는 것'보다 먼저, '무시당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다.


상사를 무시하는 직원들은 상사의 지시를 대놓고 따르지 않기 때문에 팀 전체가 흔들리고 리더가 자리에서 밀려날 수 있다. 뛰어난 리더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부하직원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무시당하지 않아야 한다. 먼저 무시당하지 않는 상태에서 서서히 직원들이 자기를 따르도록 유도해나가야 한다.


부하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따르도록 유도하는 능력은 리더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다.

과거 회사에서 부하직원들이 대놓고 자기 팀장이나 부서장을 무시하고 따돌리는 험한 케이스를 가끔 마주했다. 조직 전체에 금방 소문이 퍼지고, 불편한 상황이 벌어지고, 경영진은 힘든 결정을 해야 한다. 리더가 구성원들과 격렬한 주먹다짐을 벌였던 일도 있다. 그런 리더는 혼자 할 수 있는 업무나 특정 태스크포스 팀원으로 보직 변경된다.


이런 경우 리더가 역량이 부족하고 리더십 발휘를 제대로 못해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고, 부하직원들이 잘못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선 누가 더 잘못했느냐의 관점이 아니라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자기를 무시하는 단초를 제공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무시당하지 않는 리더가 될 수 있을까? 리더가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조건을 정리해 보았다.


1. 지식과 경험으로 앞서라

부하직원은 리더가 자기를 이끌어주고 가르쳐줄 만큼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면 자발적으로 따른다. 배울 게 있고,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상사라면 함부로 무시하지 않는다. 만약 리더가 부하보다 지식이 부족하고 경험도 일천하다면 부하직원이 흔쾌히 따르기 어렵다.


과거 옆 부서에 외부에서 영입한 새 부서장이 왔다. 그는 학벌이 화려했고 전 직장도 좋은 곳이었지만 새로 맡는 부서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은 일천했다. 부서의 과/차장급 중에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새 부서장을 멀리하기 시작했다(이 상황은 사실 영입을 시도한 경영진 잘못이 크다). 구성원들은 처음엔 '특별한 역량이 있으니까 그를 부서장에 임명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협력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와 부딪치기 시작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기대했던 부서 성과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 부서장은 얼마 후 스스로 회사를 떠났다.


2. 윗선에게 인정받는 모습을 보여라

리더가 윗선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은 부하들에게 강한 신뢰감을 준다. '우리 상사는 경영진과 통한다'라는 인식은 은연중 팀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리더를 무시할 여지를 줄여준다. 윗선이란 대표이사, 경영진, 또는 차상급상사(상사의 상사)를 의미한다. 리더는 자기 상사에게 인정받고 있는 모습을 종종 연출할 필요가 있다. 그게 진실이건, 아니건 간에. 물론 윗선의 인정을 전혀 못 받고 있는데 허세만 보인다면 결국 직원들이 알게 될 테고 나중에 더 실망할 수 있다.


팀이나 부서가 새로 조직되거나, 리더가 새로운 팀을 맡게 될 때는 초기 선입견이 매우 중요하다. 부하직원들이 '우리 팀장은 윗선의 신임을 얻고 있다'라고 느낀다면 팀장을 자연스레 따르게 된다. 새 팀장으로 인해 영향력 있는 부서가 될 거라는 기대감을 가진다.


3. 성공 경험을 쌓아라

리더의 성공 경험은 강력한 자산이다. 과거의 성취는 귄위를 부여해 주며 부하들에게 '이 상사라면 따라가도 된다'는 믿음을 줄 수 있다. 초기에 부하직원들의 관심과 호의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성공 경험이 전혀 없는 리더는 의심의 대상이 된다. 부하직원들은 의심의 눈초리와 불신감을 가지고 어느 순간 리더를 무시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4. 윤리(도덕성)를 잃지 않아야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리더가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리더십은 무너진다. 리더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존경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권위마저 잃게 된다. 예를 들면 직원에게 사적인 심부름을 시키거나 편법을 강요하는 일, 부하의 성과를 가로채는 행동, 회사의 사규나 지침에 위배되는 행동, 상법과 공정거래법, 근로기준법 등 일반적인 법규를 위반하거나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일을 스스럼없이 지시하는 일 등이다.


리더십 서적들은 '탁월한 리더의 조건'이나 '존경받는 리더십 자질'에 대해서 항상 이야기하지만, 현실 조직에서 더 절실한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무시당하지 않는 것'이다. '부하직원들이 호의를 가지고 따라오도록 만드는 일'이다.


지식과 경험, 윗선의 인정, 성공 경험, 그리고 윤리의식, 이 네 가지를 갖춘다면 리더는 적어도 무시당하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부하들이 점차 호의적으로 따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여기에 리더가 '솔선수범'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구성원들과 함께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부하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언젠가는 부하직원들로부터 진심으로 존경받는 리더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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