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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철상 May 04. 2020

나도작가다 공모전, 나의 책쓰기 도전기

글도 잘 못쓰는 내가 10여권의 책을 쓸 수 있었던 이유

나의 책쓰기 출발은 단순했다. 선물용 책이었다. 내가 책에서 읽은 유익한 문장을 발췌해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인쇄소에서 만든 200권의 제본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 새해선물로 나눠줬다. 그 작은 경험이 작가로 들어서는 도전이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 


30대까지 살면서 내가 책 한 권을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벌써 10여권의 책을 쓴 저자가 되었다. 앞으로도 10여권 이상은 충분히 가능하리라 싶다. 요즘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내가 볼 때는 나 같은 사람도 작가가 되었으니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만일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도 용기를 내서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첫 번째 책은 종사하던 분야의 업무 이야기였다. 당시 한 채용전문기업에서 기업과 공공기관의 채용대행 업무를 맡으며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선별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내가 입사를 했을 때 당시 선배들은 반복적인 업무에 지쳐 있었다. 누구도 지원자들에게 왜 떨어졌는지 무엇을 보완하면 좋을지에 대해 전해주지 않았다. 나는 당시에 열 번 넘게 이직할 정도로 직업적으로 방황했던 사람이었기에 구직자 입장에서 필요한 취업요령을 들려줘야겠다 싶었다. 내가 맡고 있는 실무내용을 담았기에 집필과정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 기억에 2~3달 만에 완성했다. 출판사는 간단한 교정작업만 거치고 바로 출판했다. 실패였다. 하지만 이 책 내용을 바탕으로 2권의 공저가 나왔고 그 인연으로 출판을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도전이라는 것이 그렇다. 속성상 지나치게 완벽을 추구하면 시작도 못한다.     


한동안 직장생활이 바빠 책을 쓸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에 서른아홉에 사표를 던지며 ‘동기부여 강연가’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당시 주말부부를 하던 때라 집안에서 나 혼자 칩거하듯 매일 6시에 서재로 출근해서 밤12시까지 글만 썼다. 그 덕분에 2달 만에 초고를 완성했다. 다만 출판과정에서 여러 차례 교정작업을 하느라 출판까지는 10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비전에 생명력을 불어넣어라>는 책이었다.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많았지만 치기어린 열정 덕분이었는지 어느 정도 책도 판매되었고, 강연도 많이 나가며 독립에 성공하게 되었다.     


원래는 <자기계발 콘서트>라는 제목의 글을 쓸 요량이었다.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자아, 비전, 직업, 성공, 행복’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했다. 차례대로 이 5개 파트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려고 했으나 글을 쓰다 보니 내용이 너무 방대했다. 무엇보다도 글을 쓰다 보니 나도 나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겠는데 ‘자아’를 첫 번째 파트로 다룬다는 것에 부담이 갔다. 그래서 한참 꿈을 찾고 만들어갈 때라 내 경험을 담아 ‘비전’이라는 한 주제만 파고 들어 도서출간을 했던 것이다.     


출간 이후에는 대학 강단에 올라 교수직도 얻고 전국대학과 공공기관에 연간 200~300회 특강을 나갈 정도로 인기강사가 되었다. 강연도 많이 했지만 청춘들의 이야기도 직접 듣고 싶어 상담도 많이 했다. 그들의 고민내용을 꼼꼼하게 잘 기록해둔 덕분에 그 내용을 바탕으로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고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 받았다. 이후 나의 직업적 방황이 직업다변화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겠다 싶어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라는 자전적 에세이를 출간하게 되었다.      


이후 <가슴 뛰는 비전>,  <청춘의 진로나침반>, <따뜻한독설>, <대한민국 진로백서> 등의 도서를 거의 1,2년 단위로 썼다. 이 중에 대한민국에 올바른 진로지도의 필요성을 느끼고 집필한 <대한민국 진로백서>는 대통령으로부터 축하 메시지도 받았다. 최근에는 20대의 단단한 마음탐구를 위한 <아보카도심리학>을 집필해 많은 독자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어떻게 재능도 없는 내가 이렇게 많은 책들을 쓸 수 있었을까. 사람들이 그 비법을 물어보는데 가끔은 나 자신도 놀랍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루에 단 한 줄의 글이라도 쓰는 것이다.     


나는 10여권의 책을 쓰긴 했지만 작가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운 사람이다. 철자도, 문법도, 필력도, 수려함도, 통찰력도 그리 높지 않다. 그렇게 말하면 어떤 청중은 말도 안 된다고 한다. 결과만 보면 말이 안 되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부족한 재능으로 어떻게 여러 권의 책을 출판할 수 있었단 말인가.      


(달필의 작가들을 보면 부럽지만 가끔은 절망감을 느끼기도 한다. 흉내를 내지 못할 정도로 너무 잘 쓰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글 재능이 부족한 사람의 글쓰기 비법이 더 적합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실 대단한 왕도는 없다. 정말 부지런히 쓰고 또 쓰는 거다. 생각은 붙들어두지 않으면 모두 날아가기 마련이다. 매일같이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렇게 20여년 가량 기록한 내 일기장에는 A4용지 10포인트 기준으로 7,000페이지가 넘는다. 이 정도 분량이면 300페이지 분야의 도서를 70여권 출간할 수 있는 분량이다. 물론 이 모든 글을 다 출판할 수준의 글로 단순 변환할 수는 없다. 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만큼 많이 썼다는 것이 포인트다. 사람들은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고 흔히들 말한다. 하지만 일정한 양이 없다면 질을 만들어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것은 어떤 분야나 다 마찬가지다.     


일기장에만 이렇게 많이 써둔 것이 아니라 내게 상담 온 분들과 나눈 상담일지도 A4용지 10포인트 기준으로 4,000페이지가 넘어간다. 여기에다 내가 본 책이나 영화들은 별도로 리뷰를 해두기도 했는데 분량이 얼마나 되는지 헤아리기도 어렵다. 이 중에 일부분만 인터넷으로 공개해왔는데 글 수만 3,000여개에 이른다. 그러니까 300페이지 출간도서 기준으로 본다면 100권이 훨씬 넘어가는 분량의 글을 써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 글쓰기의 비밀은 단순하다. 그저 ‘쓰기’다.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어디 있을까. 그런데 사람들이 의외로 실천하지 못한다. 이제부터라도 자신이 살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한 소소한 이야기들이라도 기록해두는 거다. 하루에 단 한 줄이라도.      


작가들은 일필휘지로 써내려가는 것이 아니다. 무모할 정도의 도전정신으로 온 몸과 마음으로 부딪히며 써 나가는 것이다.      


**이상은 브런치와 EBS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나도 작가다> 공모전에 도전하기 위한 응모글인데요. 여러분들도 작가가 되고 싶다면 도전해보시길 권합니다. 당선되면 올해 안에 책도 나오고, 방송 출연도 한다고 합니다. 응모방법은 아래 주소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답니다.

https://brunch.co.kr/@brunch/235     


*글쓴이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아보카도 심리학>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교육&상담 문의 

career@career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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