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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철상 May 08. 2022

나부모마음 다 헤아리지 못하는 불효자는 오늘도 웁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자녀는 평생 어버이 마음 다 헤아리지 못하고 자기만 챙기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부끄러운 마음 가득합니다. 지난 두 달 동안 어머니가 계신 요양원이 코호트 시설로 지정되어 찾아뵙지 못했는데요. 그나마 가정의 달을 맞아 한시적으로 해제되어 지난주부터 어머니 면회를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요양원에 입소한 후 몸무게가 10kg 가량 불었습니다. 제가 가까이서 매일 같이 돌봐줄 때보다 더 몸이 좋아진 겁니다. 식단도 좋아 매일 세 끼를 남기지 않고 다 드신다고 합니다. 이곳 요양원은 각종 건강 프로그램과 놀이 프로그램도 좋고, 이야기 나눌 친구들도 생기고, 깊은 산속이라 공기도 좋고 경치도 좋습니다. 불면증에 가깝게 잠 못 들던 어머니가 잠도 규칙적으로 잘 주무신다고 합니다.      


처음엔 염색하지 않은 어머니의 백발이 어색해 보였는데요. 염색만 하시면 훨씬 더 젊어 보이실 겁니다. 올해로 벌써 여든 한 살이 되셨는데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고으시거든요. 입소 전에는 거의 매일같이 통증을 호소하던 어머니가 별다른 통증도 없다고 하십니다. 저만 해도 벌써 이곳저곳 쑤시고 저리는 나이가 되었는데요. 어쩌면 어머니가 더 건강하실 듯합니다.      


표정도 늘 온화하고 느긋하십니다. 그렇지만 치매가 온 이후 기억을 잘 하지 못하십니다. 지난해 아버지 소천하시고 당시 산소에도 따로 모시고 가고, 말씀도 수십 번 드렸지만 아직도 살아 계시다고 믿곤 합니다. 오전에 만나고 돌아섰는데 오후가 되면 만난 기억을 못할 때도 있습니다.      


어머니가 스스로 밥을 못 해드신지 10여년이 훌쩍 넘었는데요. 혼자서는 제대로 드시질 못하셔서 늘 드시는 게 걱정이어서 1주일에 2,3번 음식 해드리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는데요. 어느 날부터 집에 오시는 길조차 잃어버리시곤 했는데요. 급기야 집에서 주무시다 낙상해 지난해 대퇴부 골절수술을 받았답니다. 몇 개월간 걷지도 못하셔서 ‘앞으로 어쩌나’하고 마음고생을 크게 했는데요.      


다행히 이젠 혼자서도 잘 걸어 다니시고 체중도 회복하시고 이전보다 더 건강해지신 겁니다.

엄격하지만 따뜻한 요양원 원장님과 친절하고 세심한 직원분들 덕분입니다.

제가 할 도리를 대신해주시는 분들이라 그저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후에는 어머니 생각에 눈물 흘리고 있는데 어머니 전화가 반복해서 옵니다.

어머니 마음에는 온통 제 생각뿐인가 봅니다.

보고 또 보고 또 봐도 또 보고 싶은가 봅니다.     


그런데 자식은 나이 들어도 늘 제 자신만 챙깁니다.

언제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요.

불효자는 오늘도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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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코치 정철상은...

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 회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서른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 [아보카도 심리학] 등의 다수 도서를 집필했다. 대한민국의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으며 ‘정교수의 인생수업’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 교육&문의 :

이메일 career@careernote.co.kr

취업진로지도전문가교육 https://careernote.co.kr/notice/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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