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번 직업을 바꾼 커리어코치 정철상 교수 인터뷰
〈수북〉이라는 잡지에 제 글이 수북하게 담겼네요^^ 지난달에 수성구립 도서관에서 특강을 했는데요. 그때 도서관에서 운영하던 매거진 〈수북〉의 코너 중에 ‘수북이 만난 사람들’에 인터뷰한 내용이 실렸네요. <꿈을 찾는 그대를 위한 따뜻한 독설>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뷰 글이 실렸는데요. 제 삶의 이야기가 취업과 직업적으로 갈등하시는 분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당^^* 잡지에서 다루지 못했던 인터뷰 전문을 그대로 올려봅니당~.~
- 지금까지 ‘진로’에 대한 주제로 무려 10여 권의 저서를 쓰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쁜 일과 속에서도 열정적으로 책을 쓰게 된 계기나 이유가 궁금합니다.
시작은 단순 했습니다. 입사지원서 작성법을 알려드리기 위함이었습니다. 젊은 날 제가 다니던 회사에서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채용대행 업무를 맡았는데요. 지원자들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살펴보니까 한결같이 잘못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답신을 드릴 때 코멘트를 하나둘씩 달아드리기 시작했는데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권의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구체적인 취업스킬로 첫 책을 시작해서 인생과 진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고민해봤죠. ‘비전, 자아, 직업, 성공, 행복’이라는 5가지 축이 중요하겠다고 결론을 내리고 각 분야의 책들을 차례대로 쓰다 보니 벌써 10여권의 책을 썼습니다. 앞으로도 10여권 이상의 책들이 나올 겁니다.
- ‘커리어 코치’라는 직업은 이름도 그렇지만 그 내용 또한 흔히 보기 힘든 이색 직업 같습니다. 인재 개발 분야 개척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당면한 일을 성실히 임하다보니 자연스레 그런 결심도 하게 되었는데요. 돌이켜보면 학창시절이 떠오릅니다. 그때는 많은 학생들이 공부하기 싫어하듯 저도 공부하길 싫어했는데요. 어떻게 하면 시간을 적게 들이고 시험을 잘 볼 수 있을까 이런 엉뚱한 상상을 했죠. 그래서 인간의 잠재능력을 개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더랬습니다.
한 동안 잊고 지냈는데요. 어쩌면 지금 그 꿈을 이뤄가고 있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단순한 취업스킬만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잠재능력을 이끌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학창시절에는 현재 제 직업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비전 없이 보는 사람들이 많았죠. 아버지조차 싫어하셨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지셨습니다. 그만큼 위상이 올라갔기 때문인데요. 그러니까 직업이 계속해서 새로이 생성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너무 조그만 직업 틀 안에 갇혀서 좋은 기회를 날려버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 과거에 직업이 30번이나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선생님 또한 진로에 대한 숱한 고민을 거쳐 왔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정철상 커리어 코치’로 불리기까지 어떤 우여곡절을 겪으셨나요?
일단 명함이 자주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바뀐 명함을 줄 때마다 친한 사람들은 ‘도대체 어쩌려고 이렇게 정착하지 못하고 직장을 많이 옮겨 다니느냐’고 혀를 찼습니다. 사실 저 역시도 남들이 알아줄만한 좋은 직장에서 계속해서 지내고 싶었지만 그런 직장에서는 저를 받아주지도 않았습니다.
참 불안한 삶이었죠. 보수는 적고, 근무환경은 열악하고, 미래는 보이지 않는 일들의 연속이었죠. 하지만 그래도 그 모든 일들을 성실하게 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와중에 부지런히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일을 통해서 배우려고 했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서른 번의 직업경험을 담아서 <서른 번 직업을 바꿔야만 했던 남자>로 책 한 권을 쓰게 되었죠. 앞으로 이 책을 조금 더 제 삶과 일에 초점을 맞춰서 다시 한 번 집필해보고 싶습니다.
- 요즘 청소년, 사회초년생은 물론 노후를 보내는 시니어까지 다함께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상담자들에게 상담을 할 때, 주로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시나요?
맞습니다. 요즘은 청소년 뿐 아니라 중장년까지 진로고민입니다. 사실은 좋은 현상입니다. 진로 고민이 해결되어야 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엄밀하게 말하면 진로를 고민해야 하는데 취업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에 취업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전에 진로를 준비하지 못한 측면이 더 크거든요. 우리 사회가 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조금 더 체계적인 진로공부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가 가장 많이 드리는 조언은 ‘태도’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 ‘취업, 이직, 직업, 진학, 휴학, 꿈, 적성, 각종 시험, 공무원, 결혼, 대인관계 등’의 다양한 주제인데요. 거의 ‘선택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최상의 선택을 하고 싶어 합니다.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문제는 거기에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특정한 정답이 있을 거라고 거기에 매달리는 경우죠. 매달려서 성공하더라도 태도가 안 좋으면 그 다음 성장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나마 본인이 원하는 목표라도 달성하면 좋은데요. 그렇지 못하고 무작정 매달리며 실패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나중에 실패한 원인을 어떤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태도를 가진 사람이라면 설령 내가 원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또 다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삶을 다시 살아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선택’보다 더 중요한 것이 ‘태도’라는 믿음으로 살아간다면 어떠한 경우라도 훌륭하게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습니다.
- 기억에 남는 상담자나 강연자, 혹은 에피소드가 있으신지요.
제가 강의를 크게 망친 적이 있습니다. 가장 자신 있던 제 삶의 이야기였는데요. 많은 청중들이 참여했는데 교만한 마음에 실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마음이 참 많이 상해서 속상했는데요. 강의가 끝난 후 강의를 들었던 한 청년이 고민 상담을 의뢰해왔습니다. 그 청년이 제게 던진 질문이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교수님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었던 때는 언제였고, 가장 불행했을 때는 언제였나요?”라고 물어보는 겁니다. 행복했던 수많은 순간들도 떠오르고, 힘들고 불행하게 느껴지던 수많은 순간들도 떠올랐는데요. 문득 행복과 불행이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러니까 대학시절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은데요. 그 중에서도 입대하던 때가 그랬는데요. 돌이켜보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혼 후 첫 아이가 태어나 너무 행복했는데요. 또 한편으로 수면리듬이 다 깨어져 몹시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돌이켜보면 그런 힘든 순간이 있었기에 행복한 순간도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다들 행복하기만 꿈꾸지만 행복과 불행이 결코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언제나 행복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지금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진로 처방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입니다. 그러나 제가 살아보니 그렇게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가면 나중에 좋은 기회가 오더라고요. 4차 산업혁명으로 모두가 향후 어떻게 변화해나갈지 두려움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요. 사회제도적으로 변화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만큼 구조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겠죠.
그렇지만 개인의 역할도 중요한데요. 잘 생각해보면 자신의 자아를 실현해날 수 있는 시대가 이제야말로 진정으로 도래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런 만큼 시류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의식수준을 끌어올리고, 역량을 꾸준하게 키워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사람들 간의 만남이 줄어들고 개인이 더 중요한 이 시대에 ‘따뜻한 독설’은 필수재인 것 같습니다. ‘따뜻하게 독설’할 수 있는 선생님만의 방법이 있나요?
‘따뜻한 독설’이라는 단어 자체가 반어법적인 조합인데요. 요즘 청년들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들을 부를 때 통칭하는 단어가 ‘꼰대’입니다. ‘꼰대스럽다’는 말은 대단히 큰 욕이 되었죠. 그런데 나이가 들다보니 저도 어느새 그런 꼰대에 속하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때로 제가 옳다고 생각할 때는 그런 소리를 듣는다 하더라도 해야할 말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독설’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는데요. 그런데 제가 독설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그 속에 ‘인간적인 따뜻함’을 담으려 많이 애썼습니다.
감히 제가 어떤 사람의 삶을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상담문의를 해오는 만큼 최대한 그 사람이 풀고 싶어 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조언을 솔직담백하게 전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답변 하는데만 하루 반나절이 넘게 걸리기도 하고, 하나의 답변을 하기 위해 며칠을 고민할 때도 있습니다.
- 6월 13일 범어도서관에서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와 함께 풀어가는 인생상담 토크쇼’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강연을 들으러 올 청중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지요?
무엇보다 ‘행복한 진로설계’를 도와드리고 싶은데요. 그러기 위해 한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워 <대한민국 진로백서>에 스스로 진로를 설계를 해나가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집필했는데요. 도서 내용 중에 참가한 분들이 의미 있는 목표를 수립해야겠다고 각성하도록 하고, 자기 스스로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메시지 전하고 싶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는 한국인들이 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사회구조적인 부분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그 부분에서 제가 건드릴 수 있는 영역이 협소해서 저는 ‘직업철학학교’라는 것을 수립해서 행복한 사회구현에 힘쓰고 싶습니다. 한국인이 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진로가 설계되어야 하고, 행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어야만 행복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가 큰 조직을 운영할 깜냥이 안 되어서 저는 앞으로도 부지런히 글 쓰고, 강연하고, 상담하는 일을 계속해나갈 터인데요. 그 과정에서 그런 학교를 운영할 재목(큰 인재)을 만나면 그 분에게 힘을 실어드리고 싶습니다.
* 글쓴이 정철상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한 커리어 코치로, 대학교수로, 외부 특강 강사로, 작가로, 칼럼니스트로, 상담가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KBS, SBS, MBC, YTN, 한국직업방송 등 여러 방송에 고정출연하기도 했다. 연간 200여 회 강연활동과 매월 100여명을 상담하고, 인터넷상으로는 1천만 명이 방문한 블로그 ‘커리어노트(www.careernote.co.kr)’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로도 활동하며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고 있다.
나사렛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대구대학교에서 취업전담교수로 활동했으며, 현재 인재개발연구소 대표, 동아대 강의전담교수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진로백서>, <따뜻한 독설>,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가슴 뛰는 비전> 등의 다수 저서를 집필했다. 사단법인 한국직업진로지도협회를 설립해 부회장으로서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고자 힘쓰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가슴 뛰는 꿈과 희망찬 진로방향을 제시하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언론으로부터 닉네임까지 얻으며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취업진로지도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며 400여명의 전문가를 배출해왔다. 궁극적으로는 진로성숙도를 높여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힘쓰고 있다.
과정안내: https://careernote.co.kr/notice/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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