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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라는 이름의 생명체

작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았던, 우리집 이야기

by 정철상

겉으론 평온하지만, 그 속은 복잡했던 시간

지난주 내내 우리 집에서는 대공사가 진행됐습니다. 열흘 넘게 짐을 거의 다 들어내고 방을 비우며 지낸 시간은 꽤 불편했지만, 모든 공사가 끝난 지금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습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말이지요.


그 모습이 오히려 지금의 세상과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혼란스러운 지금의 세상도 언젠가는 다시 평온이 찾아오리라 믿게 되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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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아주 작은 얼룩 하나였습니다

처음엔 그저 벽에 생긴 작은 얼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얼룩은 번졌고, 다른 벽에도 자국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물자국이 조금씩 늘어났고, 우리는 누수를 의심하게 되었지요.


이후 지붕에 징크 판넬을 덮고, 방수 작업도 해보고, 편백나무로 도배까지 해보았지만,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마치 가려운 곳을 계속 긁고만 있는 느낌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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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찾아낸 원인, 그리고 진짜 해결

우리 집을 늘 주치의처럼 살펴주시는 리모델링 전문가분께서 마침내 누수 지점을 정확히 찾아주셨습니다. 4년 전 2층 화장실 공사 당시 마무리 미스로 생긴 틈이 문제였습니다. 또한 2층 외벽의 미세한 틈도 발견되어 모두 봉합했습니다.


비용은 들었지만, 얻은 평안은 컸습니다. 집안 수리가 필요하신 부산·경남 분들은 언제든 연락 주세요. 정말 실력 좋은 분을 소개해드릴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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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은 곳에 있던 진짜 문제

1층 벽지에 생긴 얼룩은 단순한 문제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벽지를 벗겨보니 곰팡이가 있었고, 바닥의 물받이는 흐물흐물해져 있었습니다. 뜯어보니 개미 유충들이 나무를 갉아먹고 있었고, 벽면 내부까지 손상되었던 겁니다.


우리집은 50여년 된 주택이라 수십 년간 문제가 있었던 겁니다. 전 주인이 리모델링을 거쳤고, 저희도 입주 후 손을 봤지만, 어디까지나 ‘겉’만 고쳐왔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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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필요한 선택, 대공사

앞으로 제대로 살기 위해선 큰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바로잡아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딸아이 방과 저희 부부 안방에 단열 공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2층의 아들 방과 게스트룸에서 지낼 수 있었지만, 익숙한 공간을 벗어난다는 건 예상보다 큰 불편이었습니다. 짐을 정리하고 다시 배치하는 과정은 거의 이사와 다름없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확신했습니다.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비로소 진짜 평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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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살이의 번거로움, 그 너머의 즐거움

주택살이는 마치 집과 함께 숨 쉬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이곳저곳 손봐줘야 할 일들이 많지만, 그만큼 정이 들고, 그만큼 기쁨도 큽니다.

아파트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소소한 즐거움, 그리고 사람들이 찾아오길 좋아해 따뜻한 사람들로 가득 찬 공간. 덕분에 많은 분들이 우리 집을 찾아와주셨는데요. 이젠 귀한 분들을 다시 맞이할 준비가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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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람을 맞이하는 집으로

공사 중에는 오고 싶어 하셨던 분들을 모시지 못해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하지만 이젠 더 따뜻하고 아늑해진 공간으로, 더 많은 분들과 정을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따뜻한 밥 한 끼, 편안한 대화 한 자리를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늘 행복 가득한 날들이 되시길 바랍니다다다다다!!!


집 담벼락에는 마치 손님을 맞이하려는 듯 하얀 등불처럼 백화등이 활짝 피었네요^^

오늘도 불꽃 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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