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간을 낭비하던 헤드헌터
통화 내내 굉장히 불쾌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왜 연봉 이슈를 들쑤시면서 나의 경력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헤드헌터라는 사람이 정확하게 어떤 직무인지 연봉 수준인지에 대한 정보도 주지 않으면서 희망 연봉 레인지를 근거로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처럼 취급하는지도 어이가 없었다. 그는 나에게 연봉 레인지를 맞춰줄 회사는 아무데도 없을 거야 행운을 빌어 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먼저 끊어야 할 사람은 나인 거 같았는데-_- 안 그래도 바쁜데 쓸데없는 연락으로 시간낭비를 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중에 이 헤드헌팅사를 구글링 해보니 리뷰가 별 5개 중 한 개였다는. 리뷰를 보니 이런 예의 없는 헤드헌터는 처음 봤다며 별 하나도 아깝다고 한 어떤 이의 코멘트에 공감하는 마음이 들었다.
돌이켜보니 이직을 할 때마다 나는 헤드헌터의 힘을 빌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물론 좋은 헤드헌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마켓이 좋지 않다, 구직자들이 시장에 넘친다"라며 후보자의 기대 수준을 되도록 낮추도록 뭉개면서 대화가 시작되었다. 원하는 직무, 연봉에 대해서 항상 어려울 것이다, 혹은 불가능하다는 투로 부정적인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그들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직무 변경, 연봉 수준을 결국 내 힘으로 달성해 왔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불가능한" 상황을 나는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이직을 통해 경험했다. 그들이 말하는 "불가능"이라는 단어의 무게에 짓눌려서 역시 나는 안되나봐 라고 스스로 포기했다면 나는 현재 위치에 있을 수 없었다. 무심코 던지는 그들의 말보다는 나는 스스로의 능력과 가능성을 더 믿었다.
만약 지금 구직 중인 누군가가 헤드헌터의 부정적인 평가나, 나의 희망사항에 대해 시장 물정을 모른다는 식으로 비아냥 거린다면 절대로 그 말로 인해 본인의 가치를 낮추거나, 자존감을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가치는 시장 데이터 및 나의 노력과 시간이 녹아있는 경력을 바탕으로 그 누구도 아닌 내가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내가 보낸 시간의 가치를 제일 잘 알고 그것을 평가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쓸데없이 시간 가치를 낮추려고 애쓰는 능력 없는 헤드헌터의 말에 상처 받거나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이직을 한두번 한것도 아닌데, 이런 프로답지 않은 헤드헌터들은 연락이 차라리 안왔으면 좋겠다. 단 10분이라도 그런 의미없는 대화를 하기엔 너무 아까운 나의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