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문화의 동료들, 그들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오늘도 미팅들이 줄줄이 예정된 하루다.
재택근무를 시행한 이후, 원격회의가 많이 생겼다. 코로나 이전에도 회의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더욱 많아진 것 같다. 하루에 커버해야 하는 화상, 전화회의들도 여러 개다.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하면 빠르게 전달이 가능한 것들도 이메일, 전화를 통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전달력이 느려지기도 한다. 얼굴을 직접 보면서 이야기하는 오프라인 미팅과는 다르게 원격 미팅에서는 공기를 타고 흐르는 상대방의 눈빛, 말투, 손짓과 같은 비언어적 요소들을 읽어내기가 어렵다. 화상회의를 진행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모니터를 통해 한번 걸러진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의외로 꽤 큰 것 같다.
오늘의 미팅은 특히 더 혼란스러웠다. 총 6명의 사람들이 미팅에 입장했는데 대부분이 인도인 동료들이었다. 인도 사람들은 적극적이고 자기 PR에 강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경청보다는 말하기에 좀 더 비중을 두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인도 사람들이 모인 미팅에 들어가면 서로 동시에 말할 때가 많다. 저마다 질세라 발언권을 갖기 위해서 노력하고, 말을 한번 시작하면 끝이 보이지 않도록 엄청 길게 말해서 중간에 말을 끊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 보면 동시다발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도대체 어떻게 회의가 흘러가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오프라인 미팅에서도 그런데, 원격 회의이다 보니 목소리가 섞여버려 누가 무슨 의견을 갖고 얘기하는 건지 이해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미팅이 끝나고 나면 오늘의 액션 포인트를 이메일로 정리하자는 마무리가 된다. 하지만 역시 시장 바닥마냥 정신없던 분위기라서 그래서 결론이 뭔지 헷갈릴 때가 많다. 예전에 인도 동료에게 이 부분에 대해서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인도에는 인구가 많아서 본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되기에 발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상황들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고 했다. 중간에 조율하는 사회자로서 조인하게 되면 열띤 찬반토론으로 인해 시간을 제한하기 위해 말을 끊어야 하는 마치 100분 토론의 사회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가 일본 사람들이 있는 미팅에 들어가면 분위기가 180도 반전이 된다. 서로를 배려하기 위해 말을 아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보통 말을 길게 하지 않고 조용한 편이며, 말을 끊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말이 너무 없는 것도 분위기가 썰렁해지고 회의 진행하기가 어렵다. 서로의 의견을 들어보고 조율을 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발언하는 사람이 많이 않다 보면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질문이 있냐고 마지막에 물어보면 아무도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가 나중에 이메일로 질문 폭탄이 쏟아지는 경우도 있다.
극과 극의 분위기,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가는 듯한 회의실에 참여하다 보면 국가별 커뮤니케이션 차이점도 자주 느끼게 된다. 물론 각자 개인적인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국가를 무조건 하나의 특징으로만 엮기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이제까지의 회의들을 진행하면서 느낀 생각들이 그렇다. 어떤 것이 좋고 나쁘고를 가릴 수는 없는 것 같다.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자신감 있게 발언하는 인도 동료, 상대방을 배려하고 경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본 동료 각자로부터 배울 점이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인도보다는 일본 쪽에 더 공감이 되는 편이지만, 인도동료들 처럼 더 많이 말하면서 내가 하는 업무를 돋보이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갖고 싶기도 하다. 직장생활에서는 조용히 할 일만 한다고 해서 저절로 승진하거나 성장하는 것이 어려우니까 말이다.
오늘의 회의는 또 어떤 분위기에서 진행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