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 없는 이력서

그리고 직무기술이 없는 job description

by 커리어 아티스트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준비에 한창이던 시절

이력서에 무엇을 적어야 할지 막막했던 기억이 난다.

유난히 넓어 보였던 경력란의 빈칸, 그리고 자격증란의 빈 줄

학생 시절에는 여러 가지 활동을 했지만 뭔가 이력이란 이름을 붙일만한 경험으로서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


우연히 아래 공고를 봤는데 제목이 왠지 흥미로웠다. 이력 없는 이력서라니?

이력으로 쓸 수 있는 것들은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일한 결과들을 적을 수 있다고 한다.

개인 작업, 수업 팀플, 관련 동아리 활동, 외부 활동, 공모전 등

참가만 해도 상품이 지급되는 데다가, 이력서 첨삭 서비스도 제공된다고 하니 사회초년생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http://www.readyme.kr/summerevent21


그러고 보니 문득 엄마로서의 경험 역시 하나의 경력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되고 나서 더 커진 책임감, 시간관리 능력, 멀티태스킹 능력 등

뭔가 자격증으로서 점수화되거나 어떤 특정 조직에서 일하면서 수치화된 실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분명 의미 있는 소프트 스킬 셋일 텐데 말이다.


어제 싱가포르 스타트업을 창업한 분께서 한국에서 열리는 K-스타트업 대회에서 뽑는 최종 60개 기업으로 선발되어 앞으로 3-4개월 정도 한국에 있는 동안 비즈니스 셋업을 도와줄 한국인 대학생 인턴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관심 있는 한국 대학생이 있다면 소개를 해달라고 부탁하셨다. 혹시 준비해둔 직무기술서가 있냐고 물어보니 딱히 정해둔 내용은 아직 없다고 했다.


https://k-startupgc.org/


어떻게 보면 이력서이든 직무기술서이든, 둘 다 일과 관련된 것인데

아무것도 정해진 틀이 없을 때면 자유로움도 느끼지만 좀 막연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앞으로는 왠지 직업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는

막연함 속에서 길을 찾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비해 훨씬 더 창의적이며, 아무리 작아 보이는 것이더라고

모든 경험을 의미 있게 표현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돋보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하게 된 해외취업 멘토링의 원고 글을 쓰는데 이번에 함께 하게 된 다른 나라의 멘토들의 원고를 보니 뭔가 한 편의 강의를 본 것처럼 알맹이가 꽉 찬 양질의 콘텐츠의 글들이 올라온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정말 실질적으로 적용될만한 장문의 내용들이 속속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요즘 MZ 세대 젊은 인재들은 우리 때에 비해 확실히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유튜버로서 활동중인 분도 있었고 역시 요즘 사람들은 자신을 표현하는데 거침없고 실행력과 추진력이 강하단 생각이 들었다. (왠지 라떼가 된 기분이 ㅠㅠ)


비록 경력은 짧더라도 본인의 경력 내에서 알려줄 수 있는 내용들을 정성껏 찐한 글로 담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경력이 길다고 해서 무조건 더 좋은 멘토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보다는 얼마나 멘티들이 원하는 내용을, 다시 말해 직접적인 가치를 줄수 있는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취업준비 하면 뻔하게 생각나는 진부한 내용들이 아니라, 요즘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어서 신선했다.


경력이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나는 과연 얼마나 경쟁력을 갖춘 사람인가란 생각이 문득 들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