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IamRemarkable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현재 활동 중인 여자 라이프 스쿨에서는 연구원분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피어 티칭을 한다. 연구원분들이 다들 능력이 많은 분들인 데다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스킬 위주의 강의를 해오신 터라, 나는 과연 무엇을 나눌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이번 달 내 차례가 다가왔을 때, 고민 끝에 #IamRemarkable이라는 구글의 임파워먼트 워크숍을 준비했다. I am remarkable은 구글의 글로벌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으로, 여성이나 소외, 취약계층들이 본인이 한 성취를 직장에서 당당하게 표현하고, 선입견이나 편견 같은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보는 자리이다. 처음에는 여성들을 주로 대상으로 했지만, 점차 그 외에도 인종, 성소수자와 같은 취약계층들까지 모두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남성들도 참여가 가능하다.
오랫동안 외국에서 직장생활을 해왔지만, 스스로 나를 드러내는 부분이 참 어려웠었다. 여전히 겸손이 미덕이다라는 생각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 열심히 일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어도 그저 운이 좋아서 아니면 나보다는 다른 팀원들 덕분에 라는 식으로 공을 돌리는 게 더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했고, 누군가가 나를 칭찬하면 매우 쑥스럽고 어색했다. 내가 나의 성취를 내 입으로 이야기하는 건 손발이 오글거리고 재수 없어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본인이 한 일을 최대한 잘 포장해서 어필하는 사람들이 승진이나 좋은 기회를 얻는 것을 보았다. 내가 나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는다면 아무도 알아줄 수가 없다. 그러므로 직장생활에서 셀프 프로모션은 매우 중요하다.
몇 년 전에 이 워크숍을 처음 접했을 때 개인적으로 자신감을 되찾았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경험이었다. 그리고 나처럼 스스로를 홍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후배나 동료들이 있다면 꼭 경험을 나눠주고 싶었다. 그래서 교육에 참여하고 퍼실리테이터로 등록했었고, 싱가포르에서 영어로 진행해본 적은 있지만, 줌 미팅을 통해 한국분들을 대상으로 해보려니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구글에서 시작하긴 했지만, 다른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더라도 교육을 받고 퍼실리테이터 자격을 갖추고 나면 Facilitator Hub라는 곳에서 자료들을 다운로드할 수 있고 전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된 슬라이드가 있는데, 아쉽게도 한글로 된 슬라이드가 없었다.
워크숍에서는 실제로 나의 성취에 대해 적어보고 참여한 사람들끼리 서로 앞에서 소리 내어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평소에 자기 자랑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성취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오글거리거나 매우 어색해하고 멋쩍은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워크숍에서는 셀프 프로모션이란 내가 잘났다고 떠벌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룬 성취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단지 말하는 것뿐이라는 시각을 준다. 그리고 이런 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을지라도 마치 근력운동을 하는 것처럼 계속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나중에 나다움을 담아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거라고 한다. 왜 이런 연습이 필요하냐면 내가 먼저 나의 성취를 알아주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성취 자체에는 목소리가 없기에.
이번에 연구원님들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각각의 성취들에 대해서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들 멋진 분들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 쉐어링 세션을 통해서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갈 수 있어서 좋았다. 나의 작은 성공들과 성취를 나누고 서로를 응원하는 보석 같은 시간을 진행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도 워크숍을 진행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KBgEsH0PJc&t=3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