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되어야 하는 이유

그동안의 성과로 나를 증명하는 시간

by 커리어 아티스트

어제는 승진시험이 있었다.


우리 회사는 연차가 쌓인다고 해서 저절로 승진되는 시스템이 아니다. 승진을 원한다면 계속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매니저에게 알리고, 성과로서 증명하고, 모든 조건이 갖춰진 이후에도 그 자리를 원하는 내부 다른 직원들 혹은 외부의 다른 후보자도 동일하게 면접시험을 거치고 모든 매니저들의 의견 일치를 보고 나서야 어렵게 정해진다.

입사 후에 계속해서 성과가 나쁘지 않았고, 점점 나에게 주어지는 업무들과 기대치가 높아졌기에 승진 후보자로 주어진 기회였다. 그동안 늘어나는 일을 맡으면서, 그저 묵묵하게 조용히 일하기보다는, 내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함으로써 얻게 되는 것들, 바로 커리어 성장에 대한 주제에 대해서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드디어 주어진 기회, 이 자리를 가려면 외부에서도 지원자가 많아서 절차상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프로이직러로서 그동안 해온 수많은 면접들로 단련이 충분히 되었다고 생각했었다. 더군다나 외부로서의 이직도 아니고 이미 알고 있어서 친숙한 사람들과의 면접이라 긴장할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터뷰 날짜가 다가오면서 조금씩 불안해졌다. 그동안 엄청 바쁘고 한 일들은 많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엉켜있는 듯했다. 일은 열심히 했는데 성과 어필을 제대로 못해서 아깝게 기회를 놓치면 얼마나 억울한 일일까.


다행히 그동안의 업무성과들을 주기적으로 매달마다 업데이트한 기록이 있어서 재료들은 쌓여있었다. 데이터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마치 옷장 속에 아무렇게나 처박혀있던 옷가지들을 꺼내서 차곡차곡 개는 느낌으로 키워드를 정리해보았다. 영혼을 갈아 넣는듯한 느낌으로 정리해서 써 내려가 보니 노트가 금세 꽉 채워졌다.


많은 이직을 했었지만, 내부 승진을 위해 하는 인터뷰는 처음이어서 느낌이 색달랐다. 1 시간 동안 빼곡하게 채워진 면접에서는 내가 그동안 해온 성과들, 그리고 배운 점들을 질문에 맞도록 설득력있게 이야기했다. 입사 후 여러 가지 일들을이 마치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돌이켜보니 성과들은 내가 노력해서 된 것도 있었지만, 나를 도와주고 함께 해주던 팀원들 덕분에 이룬 것들도 많았다. 함께 해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질문 중에서 인상 깊었던 건 바로, 실패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한 부분이었다. 당연히 모든 딜이 항상 성공으로만 이어질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현실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영업은 항상 세일즈로 이어지는 경험만 하지 않는다. 수많은 삽질과 거절도 마주하고 자괴감을 느낄때도 여러번 있었다. 하지만 실패한 경험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기보다는 그 경험으로 인해서 배울 수 있었던 부분에 중점을 두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매니저님께서 수고했다고 문자를 보내주셨다. 결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번 기회에 그동안의 성과들을 정리해볼 수 있었고, 앞으로의 방향성도 생각해볼 수 있게 되어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1시간 안에 내가 한 모든 것을 전부 쏟아내기엔 촉박한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미련은 남지 않았다. 그걸로 충분하다.



승진 인터뷰 이전 나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인터뷰 후 온 메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