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누군가에게 간절하지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희소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때는 나의 시간적 가치가 더 올라가기 마련이다. 연차가 쌓이면서, 전문성이 높아지면서 회사원의 연봉 역시 올라간다. 어려운 이슈인데 솔루션을 잘 제공하는 전문가일수록, 다른 인력으로 대체하기가 어려울수록 몸값이 더 높이 올라간다. 연봉이 올라갈수록, 회사에서는 우리가 연봉 그 몇 배의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그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우리가 자기 발전을 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도 자기 만족도 있겠지만 결국엔 스스로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함일 것이다. 재테크 열풍인 요즘이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투자는 결국엔 나 자신에게 하는 투자가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우연히 신문에서 상담비 논란이라는 글을 봤다. 나는 사실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보지는 않았지만, 박사님이 대한민국 육아 멘토이자 미디어에 자주 나오시는 유명한 분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상담비가 저렴하다 혹은 비싸다의 판단은 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얼마나 그 가치가 중요한지, 그리고 그런 서비스로 인해 얻게 될 이익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 같고 주관적인 판단이 될 것 같다. 단순한 가격의 문제라기보다는 프로페셔널로써 그동안 얼마만큼의 노력을 기울였을지, 업계 일인자가 되기까지 그동안 겪었던 수많은 노력들이 있었기에 현재 위치에 계신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변호사로 일하는 친구가 나에게 했던 말도 문득 생각났다. 법률자문을 무료로 당연하게 바라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곤란한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컨설팅, 지식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서비스일수록 비용을 깎아내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만약 그 비용을 지불함으로 인해서 그 보다 몇 배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시간을 절약하면서 내가 만족하는 가치를 얻을 수 있다면 그건 과연 비싸다고 봐야 하나. 비싼 건 비싼 이유가 있고 싼 건 싼 이유가 있지 않을까. 비용이 저렴하지 않다는 건, 그만큼 판매하는 입장에서 그 이상의 가치를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메이크업 역시 경력연차에 따라 일반 직원이 하는 것과 수석 아티스트, 원장님이 하는 가격은 시간당 가격이 굉장히 크다. 예전 청담동 아카데미에서 메이크업을 배우던 시절, 가격차이가 많이 남에도 불구하고 원장님의 직강으로 레슨을 받았었다. 더 저렴한 옵션이 있었고 수강료가 적은 돈이 아니었지만 그만큼 단기간에 최대한의 효율성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격이 높다는 것은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 사이의 경력의 차이와 그동안의 축적된 노하우 그리고 전문성을 산다는 것이다. 가격이 저렴하다 비싸다고 느끼는 것은 그것을 구매하려고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받을 수 있는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여부에 따라 다른 주관적인 개념인 것 같다. 고객의 입장에서 비용 대비 가치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본인의 판단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 일이다.
아이들에게 시간을 쏟아야 하는 엄마가 된 이후로 나의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20대였을 때는 사실 하고 싶은 일이라면 주저 없이 도전하는 실행력이 있었는데, 요즘에 무슨 일을 벌이기 전에는 과연 아이와의 소중한 시간이라는 기회비용을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다시 한번 따져보게 된다. 시간적 가치를 올리기 위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이 있을지, 나는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 중 어느 정도의 시간적 퀄리티를 갖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