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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 아티스트 Oct 09. 2021

드디어 하늘길이 열리는 것일까

격리 면제가 된다는 소식 

어젠 하루 종일 카톡 알림음이 울렸다.


11월 15일부터 싱가포르에 격리 없이 여행할 수 있다는 기사 때문이었다.

반가운 사실이긴 하지만 백신 대상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서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려면 여전히 격리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PCR 검사 역시 여전히 진행된다. 


사실 조만간 한국행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지금과 달라진 점은 싱가포르 도착 후 7일간의 자가격리가 된다. 하지만 어차피 재택근무가 디폴트라서 7일 격리는 그다지 많이 걱정되진 않았다. PCR 검사를 여러 번 하는 것이 번거로운데, 앞으로도 검사하는 건 코로나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한 유지될 것 같다.


하지만 분명히 조금이라도 희망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 같아서 반가웠던 선물 같은 소식이었다. 엄마가 아이들을 보러 오시는 것도 가능해질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한국을 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회사에서 휴가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현재 3명의 일을 한꺼번에 떠맡게 되고 나니 현타가 왔다.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당장 휴가를 써야 하는 상황에 있음에도 망설이고 있는 내가 바보처럼 느껴졌다. 회사일이 가족보다 중요한건 분명 아닌데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걸까. 절차가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 한구석에서 그래도 가봐야하는것 아니냐고 속삭이고 있었다. 


아이까지 데리고 가고 싶지만 격리가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 그냥 혼자서라도 다녀올까 싶다. 원래 한국에 한번 가면 2주는 기본이지만, 아이들을 두고 다녀오게 되면 너무 길게는 남편에게 부담이 될 것 같아서 일주일만이라도 다녀올까 생각하고 있다. 아무리 짧아도 일단 다녀오고 나면 지금 있는 무거운 마음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힘들어하시는 엄마 곁을 지키고 싶기도 하고, 오랜만에 한국에 가고 싶기도 하고 검사를 많이 해서 콧구멍이 아프더라도 가는 것이 맞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한국에 가려고 해도 서류도 제출해야 하고 절차가 많이 남아있다. 격리 면제서도 제출해야 하고 비행기표도 사야 해서 아직은 정확하게 언제쯤 출발해야 할지 정하진 못했지만, 일단 한국에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냥 설렌다. 11월 중순 이후가 되면 날씨가 추워질 것 같아서 너무 늦게 가는 것보단 하루라도 빨리 가을 공기를 느껴보고 싶다. 울긋불긋 예쁘게 단풍이 든 풍경을 보면 그동안 너무 그리웠던 한국의 모습에 아마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다. 코로나 때문에 외출도 조심해야 하지만, 사실 아무것도 안 해도 좋으니 엄마랑 같이 집밥 먹으면서 수다 떠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할 것 같다. 

 

아직은 격리 면제 서류도 구비해야 하고 PCR 검사가 남아있어서 완전히 자유롭게 오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나씩 조금씩 정상화되면 언젠가는 예전처럼 한국을 오갈 수 있지 않을까. 코로나 이전의 자유롭던 여행 풍경에 한걸음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얼른 한국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전화로, zoom으로, 화상통화로 말고 스크린 뚫고 실제로 보고 듣고 느낄수 있는 진짜 한국의 모습이 그립다. 



다음 달 15일부터 격리 없이 싱가포르 여행 가능 (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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